이복현 금감원장, 카드사와 첫 만남…불어나는 ‘리볼빙’ 저격하나
이 원장, 7월 5일 카드·캐피탈사 CEO와 첫 간담회
여전채 금리 상승세…안정적 자금조달계획 요구할 듯
리볼빙, 1년 새 16.8% ↑…건전성 관리 강화 주문 예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이 일주일을 앞둔 가운데 카드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앞서 은행장들과 만남에서 ‘과도한 이자장사’라는 일침을 가한 이 원장이 카드사에도 비슷한 쓴소리를 뱉을 수 있어서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7월 5일 오후 3시 여신전문금융업계 CEO와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연다. 카드사 7곳과 캐피탈사 4곳의 CEO가 참석할 예정이다. 은행과 금융연구기관장, 증권, 보험에 이어 다섯 번째다.
앞서 지난 15일 금감원은 카드업계 실무진들을 만나 비상자금조달 계획 수립 여부를 점검하고, 비상상황인 만큼 계획을 갖춰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카드사들의 안정적인 자금조달 여건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은행을 비롯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채권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에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 또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채권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문제는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매입한 금융사들에 지급해야 할 이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는 여전채·외부차입·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이중 여전채 조달 비중은 전체의 약 70%다.
최근 여전채 금리는 4%를 돌파하며 카드사의 유동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4.467%를 기록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초 2.420%였지만, 이달 7일 4%대를 넘어섰다.
여기에 카드대금의 일부를 다음 달로 이월하는 ‘리볼빙’ 서비스의 규모도 확대되고 있어, 금감원은 리볼빙 관련 건전성 관리 강화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리볼빙 카드자산은 지난해 말 15조416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13조194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1년 만에 16.84% 늘었다.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가면서 리볼빙 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리볼빙은 적절하게 이용하면 일시상환 부담을 줄이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7개 카드사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수수료율)는 3월 말 기준 연 14.83~18.52%로 웬만한 저축은행 신용대출이나 카드론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체되면 최대 3%의 가산금리가 붙기 때문에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달할 수 있다.
물론 카드사들도 자체적으로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은 총 64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5444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는 9월 소상공인 금융지원이 종료될 예정인 만큼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앞서 은행장 간담회에서 예대마진 논의가 나온 것처럼 카드론 금리나 리볼빙 관리 등 이야기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상기 속에서 자산 건전성을 높이고 부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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