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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바닥 찍었다?…한달 새 거래소 25개 증발 [위클리 코인리뷰]

비트코인 가격, 이더리움과 함께 일주일 새 11% 상승
보이저디지털. 파산 신청…3AC로부터 대금 못 받아
연준 부의장 “금융 안정성 위협하기 전 코인 규제해야”
튀르키예 국민, 인플레 대비 위해 비트코인 구매 늘어
샘 뱅크먼 FTX CEO “위기 업계 위해 여유자금 있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7월 4~10일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2472만6710원(4일·월요일), 최고 2886만3150원(8일·금요일)을 기록했다. 10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이더리움은 154만4370원, 리플은 439원, 에이다는 609원, 솔라나는 4만8450원에 거래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불과 한 달 사이에 암호화폐 거래소의 5%가 사라졌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계속되는 암호화폐 약세장에 역대급 인플레이션, 유가 상승 등 외부요인까지 악재가 쌓이고 있는 영향이다. 무리하게 암호화폐 관련 대출과 파생상품을 판매해오던 업체들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대형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인 보이저디지털(보이저)도 쓰리애로우캐피털(3AC)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해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선 테라폼랩스부터 보이저에 이르기까지 최근 암호화폐 업계의 부실 사례를 되짚으며 규제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 주 동안 11% 넘게 오르며 2만 달러선 위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일각에선 ‘바닥을 찍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 증시 호조에 따른 일시적인 동조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주간 코인 시세: 비트코인 ‘바닥’ 찍었나…나스닥 훈풍 타고 11% ↑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7월 4~10일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2472만6710원(4일·월요일), 최고 2886만3150원(8일·금요일)을 기록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일주일 새 11% 넘게 올랐다. 전주 내내 2만 달러 고지를 넘지 못하며 약세를 보였으나, 5일 들어 2만 달러선을 회복한 뒤 유지 중이다. 10일 오후 2시 1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만10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일주일 동안 11.23% 상승했다. 비트코인과 커플링(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나스닥 지수가 최근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1.75%, 6일 0.35%, 7일 2.28%, 8일 0.12% 상승했다. 같은 비트코인 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지난 8일 한때엔 2만2000달러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증시에서 불어오는 훈풍을 타고 오름세를 보이자 일각에선 암호화폐 시장이 큰 위기를 넘겼다는 주장이 나온다. 9일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한 인터뷰에서 “일어나야만 했던 (레버리지) 축소가 일어났고, 지난달은 분명히 시장이 엉망이었다”면서 “다른 자산과 마찬가지로 크게 흔들렸던 암호화폐 시장이 현재는 바닥을 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산관리 업체 타이탄 매니지먼트의 그릿 트라쿨훈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비트코인 가격 반등이 ‘단기적인 안도 랠리’라고 분석했다. 그는 “2만2500달러∼2만3000달러가 비트코인의 저항선”이라며 “이 이상으로 반등한다면 그다음 저항선인 2만8000달러까지 빠르게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암호화폐 주간 원화 시세(7월 4일~10일). (위부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에이다(ADA), 솔라나(SOL). [사진 코인마켓캡]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 코인인 이더리움·리플·에이다·솔라나도 비트코인처럼 지난주 대비 반등했다. 이더리움은 11.74%, 리플은 8.04%, 솔라나는 13.38% 올랐다. 에이다는 4.68% 오르는 데 그쳤다. 10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이더리움은 154만4370원, 리플은 439원, 에이다는 609원, 솔라나는 4만8450원에 거래됐다.
 

주간 이슈①: 보이저디지털도 파산 신청…한 달간 25개 거래소 증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암호화폐 중개·대출 플랫폼 보이저디지털(보이저)이 쓰리애로우캐피털(3AC)에 이어 결국 파산 신청했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 손실을 감당하지 못한 업체들이 줄지어 쓰러지는 상황이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보이저가 “암호화폐 시장을 흔든 가격 하락의 희생자가 돼 파산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이저는 지난 5일(현지시간) 파산법 11조(챕터 11)를 근거로 미국 뉴욕 남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암호화폐 헤지펀드인 3AC에 6억5000만 달러(약 8450억원)를 빌려줬지만 최근 3AC가 파산하면서 이 대금을 받지 못했다.
 
스티븐 얼릭 보이저 최고경영자(CEO)는 6일 트위터 통해 “지난 몇 달간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전염성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3AC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해 우리는 신중하고 단호한 조처를 하게 됐다”며 파산 신청의 이유를 전했다.
 
보이저가 신청한 챕터 11은 회사의 모든 민사소송 문제를 보류하고 파산법원의 감독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법적 절차다. 보이저 측은 이를 따르기 위해 재무 구조조정 계획을 법원에 제출했다.
 
보이저는 지난주 자체 플랫폼 내에서 모든 인출·예금 및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얼릭 CEO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체들의 거래 중단 및 파산 신청은 보이저만의 얘기가 아니다. 셀시어스, 바벨파이낸스, 볼드 등이 이미 비슷한 조처를 했다. 볼드는 채무 지급 유예(모라토리엄) 신청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27일엔 3AC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한편 암호화폐 전문매체 핀볼드는 최근 약세장 영향으로 30일 만에 암호화폐 거래소 25곳이 문을 닫았다고 분석했다. 핀볼드는코인마켓캡 데이터를 인용해 “6월 6일 기준 암호화폐 거래소 수는 525개였는데, 한 달 만인 7월 6일에는 500개로 25개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최근 암호화폐 약세장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악조건이 맞물려 암호화폐 거래소의 사업 유지를 어렵게 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주간 이슈②: 美 연준 부의장 “테라 실패는 뱅크런 연상시켜”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준 부의장 [AP=연합뉴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준 부의장이 한국산 코인 테라USD(UST) 폭락 사태를 지적하며 암호화폐 산업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연설문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주최로 런던에서 열린 가상자산과 탈중앙화 금융에 관한 콘퍼런스에서 “테라 붕괴와 과거 다른 여러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실패는 역사적으로 전형적인 뱅크런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기술과 금융공학만으로는 위험자산을 안전자산으로 탈바꿈할 수 없다”며 “암호화폐 생태계가 너무 많이 연결되고 커져 (전통)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광범위한 위협을 가하기 전에 건전한 가상금융시스템 규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시세 급락에도 아직은 암호화폐 시장이 전통적인 금융시스템에 구조적인 위협을 가할 정도로 커지지는 않았다고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진단했다.
 
이날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발언은 테라USD와 자매 코인 루나의 폭락 사태, 대형 암호화폐 헤지펀드 3AC의 파산, 셀시어스를 비롯한 암호화폐 대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과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6월 암호화폐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만들려는 초당적 법안인 ‘책임 있는 금융 혁신법’을 발의한 바 있다.
 

주간 이슈③: 튀르키예, 인플레 폭증에 비트코인 구매량 늘어

[게티이미지뱅크]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에 튀르키예(터키) 국민들이 헤지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암호화페 거래소 로컬비트코인즈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대비 비트코인 구매량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51%, 40% 증가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비인크립토는 “이는 튀르키예국민들이 인플레이션 영향으로부터 자신들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튀르키예 비트코인 P2P 거래량. [사진 LocalBitcoins]
튀르키예 통계 연구소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율은 24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간 78.62%를 기록했다. 이는 리라화 가치 폭락과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등의 영향이다. 그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자율을 ‘악의 근원’이라 규정하며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은 탓도 크다.
 
이에 법정화폐인 리라화 가치는 떨어지고 금, 비트코인 등이 헤지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튀르키예 정부가 추정한 가계 금 보유량은 2500억~3500억 달러(약 325조~455조원)다.
 
비인크립토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저금리를 계속 유지할 경우 암호화폐 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주간 인물: FTX CEO “업계 지원 위해 20억 달러 이상 보유 중”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 [사진 Forbes 유튜브]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가 시장 참여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여전히 수십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암호화폐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회사가 우리에게 연락하기 시작했다”며 “일부 소규모 거래소는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들이 심각한 수준에 놓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동안 뱅크먼프리드 CEO가 곤경에 빠진 암호화폐 기업을 지원해왔던 점을 고려할 때, 이날 발언은 시장에 추가 지원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업체 블록파이와보이저디지털에 각각 2억5000만 달러(약 3250억원), 2억 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구제 금융을 지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설령 우리(FTX)가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거나, 문제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우리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지금의 시장 위기가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면 개입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뱅크먼프리드는 암호화폐 업계의 ‘백기사’가 됐다”며 “최근 몇 주 동안 흔들리는 암호화폐 플랫폼에 생명선을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뱅크먼프리드 CEO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 졸업 후 금융업계에서 일하다가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를 창업해 암호화폐 억만장자 대열에 들었다. 포브스 집계 기준 그의 순자산은 205억 달러(약 26조6500억원), FTX 시장가치는 320억 달러(약 41조6000억원)로 평가된다. 국내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유의 곱슬머리 때문에 ‘뽀글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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