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더위 먹은 비트코인 채굴장…코인 대출기업은 또 파산 [위클리 코인리뷰]
비트코인, 美 6월 CPI 발표 이후 2700만원 재진입
텍사스 코인 채굴장 가동 중단…지난해 2월 한파 때도
암호화폐 대출업체 ‘셀시어스’, 뉴욕 법원에 파산 신청
노벨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지금이 암호화폐 규제 기회”
M2E 서비스 ‘스테픈’, 2분기 1600억원 수익 올려
기록적인 폭염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암호화폐 채굴장이 모여있다는 미국 텍사스에서 모든 채굴작업이 멈췄다.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전력 소모량이 폭증하자 텍사스 당국에서 업체들에 가동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시세 하락에 고심이 깊은 채굴업체들은 에너지·환경 문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테라·루나 사태에 암호화폐 시장의 ‘빙하기’를 불러일으킨 셀시어스의 인출 중단 사태는 결국 파산이라는 결말로 이어졌다. 셀시어스에는 코인 시장의 구원투수가 된 거래소 FTX도 구제할 수 없는 12억 달러 규모의 부실이 있었다. 쓰리애로우캐피탈(3AC), 보이저디지털, 셀시어스… 암호화폐 산업에서도 부실 기업은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주간 코인 시세: 저가매수의 힘?…비트코인, 2700만원대 진입
이번 주 비트코인은 주초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2일에는 2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다가 13일 한때엔 1만8000달러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시간 13일 오후 9시 30분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의 최고치인 9.1%로 발표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이 저가임을 인식하고 저가 매수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15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7월 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안을 지지한다고 밝혀 1%p 인상 우려를 완화하면서 매수세는 더욱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말 금리를 1%p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2시 30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2700만원대 진입해 가격을 형성 중이다.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 코인인 이더리움·리플·에이다·솔라나 가격도 비트코인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15일 오후 3시 40분 기준 이더리움은 159만8448원, 리플은 451원, 에이다는 587원, 솔라나는 4만9121원에 거래됐다.
주간 이슈①: 텍사스 폭염에 ‘개점휴업’ 채굴업체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텍사스에 위치한 라이엇, 아르고, 코어 사이어티픽 등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수백만 대의 채굴용 컴퓨터를 종료했다. 이번 조치로 텍사스 주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가량인 1000㎿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업체가 채굴을 중단한 건 텍사스에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덮쳐 에너지 소모량이 급속도로 늘어나, 텍사스 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최근 텍사스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는 텍사스 주민과 기업 모두에게 에너지 절약을 요청했다.
지난해 2월, 텍사스에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수요가 급증했을 때도 ERCOT가 채굴업체들에 채굴작업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굴방식 변경,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채굴에 대한 압력은 현재진행형임이 확인됐다”며 “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떨어진 채굴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 이슈②: 인출 동결했던 셀시어스, 결국 파산 절차 수순
13일(현지시간) 더블록은 “셀시어스가 연방파산법 11장(챕터 11)에 따라 파산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챕터 11에 따라 파산 절차를 진행하면, 기업은 사업을 운영하면서 채무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
셀시어스는 “이번 파산 신청은 사업을 안정시키면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셀시어스는 1억6700만 달러(약 2212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시어스의 자문 파트너 로펌인 커클랜드앤드엘리스에 따르면 셀시어스 대차대조표에 12억 달러(약 1조5908억원) 규모의 구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은 43억 달러, 부채는 55억 달러였다. 앞서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셀시우스에 대한 자금 지원 또는 인수를 고려했으나 셀시어스 재정 상태를 확인한 뒤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시어스는 코인을 예치한 고객들에게 연 18% 이상의 초고금리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 시세가 급락하면서 고객들이 자산을 인출하자 이를 동결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최근 셀시어스 외에도 유동성 위기를 맞은 암호화폐 기업들은 줄지어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쓰리애로우캐피탈(3AC), 보이저디지털 등이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주간 인물: 폴 크루그먼 “암호화폐는 포스트모던 피라미드 사기”
11일(현지시간)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내가 보기에 암호화폐는 포스트모던 피라미드 사기로 전락했다”며 “기술 전문용어와 자유주의식 조어를 조합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위험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는 규제하기에 사실상 너무 커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크루그먼은 지난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연설을 인용해 최근 암호화폐 투매 현상은 자금세탁, 기타 금융범죄 및 사기 행각을 숨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질되는 등 시스템의 심각한 취약성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암호화폐 시장의 폭락은 규제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암호화폐가 카지노에 그치지 않도록, 또 금융 안정성에 위협이 되기 전에 중앙은행 및 기관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은 과거부터 암호화폐 시장에 회의적 입장을 밝혀왔다. ‘비트코인은 사악하다’는 2013년 칼럼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에는 ‘암호화폐는 어떻게 새로운 서브프라임이 되었는가’라는 칼럼으로 암호화폐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한편 폴 크루그먼은 2008년 신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현재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명예 교수 직위를 보유하고 있다.
주간 NFT: ‘걸으면 돈 버는’ 스테픈, 전 분기보다 4.5배 벌었다
12일(현지시간) 스테픈은 “2022년 2분기 스테픈은 플랫폼 수수료로 1억2250만 달러(약 1621억원)의 이익을 얻었다”며 “수익의 5%를 2분기 GMT 환매·소각 프로그램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픈의 2분기 수익은 직전 분기 681만5807달러 대비 357%가량 증가했다. 스테픈 측은 지난 1분기에도 수수료 수익을 활용해 GMT를 구매하고 소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13일 기준 스테픈에서 소각된 GMT는 2억1609만8732개로 약 2429억원에 달한다.
소각이란 개인키가 없는 암호화폐 지갑 주소로 암호화폐를 전송하여 다시는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소각함으로써 해당 코인이나 토큰의 희소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격적인 호재로 작용한다.
스테픈은 대체불가능토큰(NFT) 운동화를 보유한 이용자가 걷거나 뛰면 그린 사토시 토큰(GST)이라는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주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앱 내에서 GST를 솔라나(SOL)로 교환해 외부 지갑으로 보내 현금화할 수 있다. GST는 GMT로 환전할 수 있으며, 특정 레벨로 상승하기 위해선 GMT가 필요하다.
최근 암호화폐 침체기와 함께 스테픈은 지난 5월 27일 중국 서비스를 금지하며 난항을 겪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이더리움 체인 멀티체인 생태계 확장 계획을 밝히는 등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