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야금' 한국車 시장 보폭 넓히는 중국
배터리 협업·지분 투자·직접 판매 등 추진
"전동화 시대 영향력 커진 中 피할 수 없어"
상용차 시장에 집중해온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이제는 승용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배터리 협업을 본격화한 데 이어 지분 투자, 전기 승용차 직접 판매 추진 등 다양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영향력이 커진 중국 기업의 국내 시장 진입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최근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먼저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배터리 협업이다. 중국 CATL(닝더스다이)은 최근 출시된 기아의 니로EV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와 주로 협업해왔다. 기아가 중국 배터리를 신차에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쌍용자동차도 중국 배터리 업체 BYD(비야디)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말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2023년 출시할 토레스 기반 전기차에 처음으로 BYD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동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CATL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69GWh의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을 제외해도 CATL, 신왕다(Sunwoda), BYD 등이 상위 10위 안에 포진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상태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 5월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그룹 길리그룹 산하의 길리 오토모빌 홀딩스가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길리 측이 르노코리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4%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경영은 르노코리아가 독자적으로 하되 하이브리드 등 미래 친환경차 개발에 대해서 양사가 협력할 방침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상용차 시장 진출을 교두보로 전기 승용차 직접 판매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중국의 BYD다. 이 회사는 2016년 10월 BYD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한 뒤 지금껏 전기버스, 지게차 등 상용차만을 판매해왔다. 현재 BYD코리아는 전기 승용차 판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복수의 딜러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역 인근에 새로운 업무 시설을 마련하고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위한 인력 채용에 나선 상태다.
BYD는 미국의 테슬라(Tesla)까지 제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323% 늘어난 64만7000대의 전기차(BEV+PHEV)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57만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 메이커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예상될 수 있는데 가격 경쟁력 등이 뒷받침된다면 일정 부분 이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가성비를 앞세워 성공한 사례가 존재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동풍소콘은 신규 등록 대수 591대로 수입 상용차 시장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등록 대수가 22대에 불과했던 동풍소콘은 전기 상용차 마사다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마사다의 성공 비결로는 '가성비'가 꼽힌다. 2, 4인승 전기 소형 밴·전기 픽업트럭 등으로 구성된 마사다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1780만~1980만원(2인승 밴 기준)에 구매 가능하다. 38.7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완충 시 167~178km를 달릴 수 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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