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효과도 없었다…연휴 앞두고 지지부진 여행株, 왜?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5개월간 주가 20~40% 하락
고환율·유류비 상승에 해외여행 수요 감소 이어져
성수기를 지나 연휴 대목을 앞두고도 여행 관련주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과 유류비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예상보다 낮은 해외여행 수요에 여행사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어서다. 최근 정부가 입국 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 조치를 폐지하면서 주가가 반짝 상승하긴 했지만, 하반기에도 흑자 전환은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투어는 전일 대비 1.72%(1000원) 내린 5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투어 주가는 일본여행 예약 증가 소식에 전날 하루 새 7.18%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의 모두투어(-2.78%), 참좋은여행(-2.76%), 노랑풍선(-2.61%) 등 여행주들도 모두 내림세로 마감했다.
여행주 주가는 최근 5개월간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하나투어 주가는 지난 4월 1일 8만7500원에서 5만7200원으로 34.62%(3만300원) 떨어졌고, 모두투어(-28.21%), 참좋은여행(-32.36%), 노랑풍선(-45.51%) 등도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4월까진 실외 마스크 해제, 각국의 출입국 규제 완화 가능성이 부각되며 주가가 상승했지만, 예상보다 더딘 해외여행 증가세에 다시 하락했다.
성수기 효과에도 여행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건 여행 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되고 있어서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하계 성수기(7월 22일~8월 10일) 기간 총 125만9120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했는데, 이는 공항 측의 전망치(171만명)보다 26.3%(45만명) 적은 수치다.
공사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들이 올해 하계 성수기 기간 일본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고 일본 정부가 여행객 개방에 소극적이면서 일일 이용객 수가 예상보다 적었다”고 분석했다.
여행사 상반기 적자 지속, 하반기도 ‘흐림’
문제는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84.5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월 13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370원과 1380원을 연달아 넘기며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중국의 도시 봉쇄,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 차질 등이 원화 가치를 떨어뜨린 결과다.
여행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습지 ‘구몬’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의 자회사인 교원투어는 최근 배우 조승우를 모델로 기용하고, 쿠팡 플랫폼과의 협업을 진행하면서 여행사업을 본격화했다. 코로나19 소멸 이후 여행업계가 무한경쟁의 시대로 전개된다면 개별 여행사들의 흑자전환은 더 요원해질 수 있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여행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측되긴 했지만, 생각보다 더 빠르게 수요 둔화에 직면했다”며 “가장 큰 문제는 회사가 기존에 예상했던 비용 대비 항공료, 지상비 등의 원가가 더 지출되고 있어 흑자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여행주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7월 9만5080원에서 8월엔 7만5500원으로 20.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 평균 목표주가는 2만5333원에서 2만1000원으로 17.10%(4333원) 낮아졌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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