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보고 투자했는데”…풍산 주주들 ‘부글부글’
방산사업부, 풍산디펜스로 오는 12월 분할 신설
주주가치 훼손 방지 위해 신설법인 비상장 유지
소액주주 “상장은 시간 문제 불확실성 가중시켜”
풍산의 방산사업부 물적분할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풍산 측은 물적분할 후 신설 자회사를 비상장 상태로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풍산의 소액주주들은 상장에 나서는 건 시간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풍산은 전 거래일 대비 6.40%(1950원) 하락한 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풍산 주가는 지난 5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는 3만1600원에서 2만8500원으로 9.81%(3100원) 수직 하락했다.
풍산은 방산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비상장 신설법인 ‘풍산디펜스(가칭)’를 설립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신설법인인 풍산디펜스는 방산 분야인 화약 및 화약 원료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며 탄약(스포츠탄)을 생산·판매, 존속법인 풍산은 동 및 동합금소재와 가공품의 제조판매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31일이며, 분할 기일은 12월 1일이다.
알짜 사업부의 분할 소식에 풍산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장마감 직전인 오후 3시 18분에 나온 공시가 나오면서 풍산 주가는 2%대 강세를 보이다 하락 반전해 2.09%(650원) 내린 3만450원에 장을 마쳤다. 시간외 매매에서도 하락세가 지속되며 2만900원대로 밀리기도 했다. 풍산의 방산 부문은 향후 성장 기대감이 큰 사업부로 평가받고 있다.
풍산 측이 밝힌 물적분할 목적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다. 공시를 통해 풍산은 “분할된 회사는 각 사업부문에 집중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사업 재편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분할 배경을 설명했다.
신설법인 비상장 유지, ‘조삼모사’ 우려
풍산은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신설법인의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물적분할 후 지주사 전환을 마친 포스코홀딩스와 세아베스틸지주 역시 신설법인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을 비상장 상태로 두고 있다.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했을 때 발생하는 ‘모회사 디스카운트(저평가)’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장 상태가 유지된다면 기존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없어 주가에 부정적 측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존속법인 풍산이 신설법인 풍산디펜스의 지분 100%를 갖고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번 기업 분할로 인한 현 시점에서의 기업가치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신설법인의 상장은 ‘시간 문제’라는 입장이다. 풍산 주주 A씨는 “신설법인이 언젠가는 상장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풍산 주가를 무겁게 누르는 불확실성이 될 것”이라며 “모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더라도, 핵심 사업부의 이탈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적분할에 대한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풍산 주주 B씨는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그룹의 지주사로 가기 위한 명분이 있었고 LG화학도 시설투자금 조달이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풍산은 명분이 없다”며 “분할이 목적이라면 인적분할이라는 방법도 있는데 목적이 설명되지 않는건 결국 적당한 시기에 (신설법인을) 상장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풍산의 물적분할 계획은 지난 5일 금융위원회가 물적분할로 인한 소액주주 보호대책을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모회사에서 물적분할된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 형태로 자회사 주식을 부여해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소액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외에도 주주 보호방안이 미흡하면 거래소가 상장을 막을 수도 있다.
풍산 관계자는 “풍산디펜스는 2030년까지 매출을 2배 이상 달성하고 탄약 중심의 글로벌 50위권 방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그룹 내 방산관련 게열사(풍산FNS, LIG풍산프로테크)와의 통합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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