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이더리움 급락, ‘머지’가 끝 아니다…서지·버지·퍼지·스플러지 남아
- 15일, 이더리움 네트워크 PoW→PoS 전환 후 이더리움 가격 오히려 떨어져
거시경제 영향 더 커, 일주일 새 25% 급감
‘서지’ ‘버지’ 등 머지 이후 4단계 작업 남아

이더리움은 지난 15일 오후 3시 44분경 머지를 완료했다. 머지는 이더리움의 블록 증명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이날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트위터에 “마침내 (머지 업그레이드를) 해냈다. 모두 행복한 머지(Happy merge all)”라며 “이더리움 생태계에 중요한 순간(big moment)이다”이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이더리움은 그래픽카드 등 하드웨어의 컴퓨팅 파워를 통해 블록을 생성하고, 이에 따른 보상으로 토큰을 받는 작업증명(PoW)을 따랐다. 업계에서 소위 말하는 ‘채굴’이다. 이 방식은 보안성이 강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소모가 크고 블록 생성 시간이 길어 트랜잭션(거래)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도 함께 한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 개발 커뮤니티는 지난 2년간 지분증명(PoS) 전환을 위해 업그레이드를 지속해서 실시해왔다. 이더리움 재단에 따르면 머지 후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에너지 소비량은 기존보다 99.95% 줄어든다. 지분증명(PoS)은 채굴이 아닌 코인 지분 보유량에 비례해 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그 대가로 토큰을 배분한다. 이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대폭 적어지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머지 이후 이더리움 공급량 감소가 가격 호재가 될 전망이었다. 기존 작업증명(PoW)에서는 1년에 총 490만 이더리움이 새로 발행돼왔다. 하지만 지분증명(PoS) 하에선 공급량이 58만4000이더리움으로 88% 넘게 급감한다. 채굴이 사라지고, 거래 수수료가 소각되며, 스테이킹(예치)으로 인출이 불가해지는 물량 등이 있어서다. 이에 당초 업계에선 대다수가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급락에는 머지 기대감이 사라진 탓도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3% 상승, 예상치(8.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자 암호화폐 시장은 미국 증시와 함께 급락하기도 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정책에 ‘피벗(pivot·전환)’이 있을 때까지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지’ 다음은 ‘서지’…“디앱 활성화 등 시세 상승 여지 있어”

이 밖에도 거래검증을 손쉽게 만들어 블록 참여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버지’, 네트워크 효율화를 위해 과거 데이터를 제거하는 ‘퍼지’, 네트워크의 기능과 효율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각종 마무리 업그레이드인 ‘스플러지’ 등이 남아있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는 “현재 이더리움은 머지 기대감 이벤트가 사라지면서 가격이 단기적으로 하락했다”면서도 “머지 이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이 활발해지면 시세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PoS 전환 이후 이더리움의 중앙화나 증권성 여부가 강해지는 등 제도적인 부분에서 해결돼야 할 과제들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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