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당정, 디지털자산 입법 논의…“보호 장치·불공정 거래 규제 시급”
국민의힘·디지털자산특위 제4차 민당정 간담회
"디지털자산 불공정거래 규제 장치 마련 시급해"
FTX 파산 사태 이후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용자 보호장치와 불공정거래 규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4일 오후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주제로 제4차 민당정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관계자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 및 학계·법조인들이 참석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FTX 파산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이용자 보호장치와 불공정거래 규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투자자 보호 제도를 우선 마련하고 이후 글로벌 기준 등을 고려해 가상자산 발행 유통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이 정상적 법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해버리니 성장통인지 문제인지 가늠이 힘들다”며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 이전에 거래의 규율과 질서가 확보되면 발전은 그 이후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가상자산업 규제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용자 보호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국제 기준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필요 최소한의 규제 체계를 우선 마련하고 이를 보완해 나가는 점진적·단계적 방식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발행, 상장, 공시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가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도 지속적인 해외 입법 동향 모니터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입법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진행된 전문가 발표에서는 투자자 보호 방안에 대한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회 계류돼 있는 가상자산 관련 법안 10개 모두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거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양당이 모두 합의하는 사안인 만큼 조속한 법안 추진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재욱 변호사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고객 예치금 분리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사업은 업종이 기능별로 구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도 은행의 예금자보호법처럼 거래소에서도 고객 예치금에 대해서 어떤 수준으로 보호할 것인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선 코스콤 미래사업TF 부서장은 “불공정거래 시스템 모니터링을 위해서 통합적인 가상자산 정보시스템 구축과 허브(HUB)형 통합 트래블룰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허브형 통합 트래블룰이란 공공성 있는 기관이 국내외 전체 가상자산사업자들을 연계해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인프라를 뜻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연이은 암호화폐 시장의 악재 이슈에도 자체적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코인원의 이용자 보호 센터 등 국내 주요 거래소의 투자자 보호 사례를 소개했다. 차 대표는 “최근 발의된 법안을 포함해 취지에 적극 공감하며 거래소 자체적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전산장애나 개인정보에 대한 보험도 거래소에서 시행하고 있다”며 “고객 예치금에 대한 예금질권 설정 등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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