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가 불러온 ‘웃픈’ 현실 [오대열 리얼 포커스]
거래 절벽으로 경기 악화 세수 감소
무주택자는 역전세난, 집주인은 증여

서울 주요 대단지의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급락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과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 모두 부동산 시장 침체에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집주인들은 이사비용과 관리비, 명품가방까지 내걸며 매매와 전세를 홍보하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거래는 예전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11월 16일 기준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818건으로 1만건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대비(3만7268건) 73.7%나 줄어든 것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가 꽉 막혀 있다.
"헐값에 파느니 증여" 증여 비중 역대 최고치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99㎡는 지난 2021년 10월 26억2000만원(22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2022년 10월에는 19억7500만원(20층)으로 1년만에 6억4500만원이나 내려왔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면적 84.705㎡도 지난해 10월 20억8000만원(12층)에 거래되다 올해 10월엔 15억원(13층)에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집값이 하락하니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증여하는 경우는 더욱 늘었다. 서울 주택거래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4~8%에 머물렀지만, 2018년 9%로 급등한 증여 비중은 2019년 10.9%, 2020년 12%, 2021년 12.2%, 2022년 12.5%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택 거래 원인 현황을 살펴본 결과, 올해 1~9월 서울 주택 거래량 총 7만9486건 중 증여 거래 건수는 9901건으로 전체의 12.5%를 기록했다. 주택 증여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내년부터 증여를 받는 사람이 내야하는 증여 취득세 기준이 시가표준액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뀌는데 따른 영향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증여세 산정 기준가격이 줄었기 때문에 증여를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 이자 너무 비싸요” 월세화 가속
지난 몇 년간 가파르게 오른 집값이 최근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집값은 오를 때 보다 내릴 때 부작용이 크다. 무주택자들의 경우 역전세가 발생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고, 월세 부담으로 서민들의 생계가 불안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거래절벽으로 세수가 줄어 정부 재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건설경기 악화톼 소비 감소로 이어져 내수 경제 침체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부동산 시장 침체는 집주인과 세입자들의 피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지금 같은 부동산 시장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도 악화되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대비해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고, 침체로 인한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대책이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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