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인수 통해 이커머스판 P&G 만드는 것이 목표”
[인터뷰] 이재빈 뉴베슬 대표
“연간 약 10~20개 브랜드 인수 목표”
최근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사업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란 아마존,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유망 브랜드를 발굴해 인수한 뒤, 이를 성장시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았으며, 최근 이에 도전하는 창업자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속에서 등장한 뉴베슬은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 출신 이재빈 대표가 2021년 설립한 애그리게이터 업체다.
[이코노미스트]는 강남에 위치한 뉴베슬 사무실에서 이재빈 대표를 만나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사업 모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업모델인 ‘브랜드 애그리게이터’에 대해 설명하자면.
잠재력 있는 중소규모 브랜드들을 인수 후, 성장시키는 사업모델이다.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의 중소규모 브랜드 오너들이 활동할 수 있는 이커머스 성장과 함께, 소상공인들이 운영 중인 중소규모의 브랜드 수가 매우 많아졌다. 하지만 시간, 자본, 전문성 등의 부족으로 인해 추가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브랜드 또한 증가한 상황이다. 이러한 성장 한계에 부딪힌 브랜드를 운영하는 브랜드 오너들은 번아웃 등이 오고, 신규 사업 추진 등의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브랜드 중 잠재력이 높은 브랜드를 인수해, 기존 브랜드 오너에게는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결실을, 브랜드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우리의 사업 모델이다. 궁극적으로는 이커머스 중심의 ‘P&G’ 같은 ‘하우스 오브 브랜드’ 소비재 회사가 되려고 한다. 수많은 중소규모의 이커머스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소비재 회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여러 애그리게이터 업체가 존재한다. 뉴베슬 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크게 ▶파운딩 팀 ▶안정성 및 성장성 ▶해외 확장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번째는 파운딩 팀이다. 애그리게이터 사업은 ‘인수’, ‘성장 전략’, ‘운영’ 세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뉴베슬의 경우, 각각의 분야에서 10여년이 넘는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여 창업을 했다. 두번째는 성장성뿐만 아니라 안정성도 같이 추구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일시적 유행에 지나지 않을 브랜드보다,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을 브랜드 위주로 인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매출 및 이익 성장을 기록 중에 있으며,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BEP(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흑자경영은 뉴베슬이 성장함에도 꾸준하게 지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은 해외 확장성이다. 작은 조직이지만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에 능통한 현지인 수준의 팀원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60%가 넘는 매출이 현재 북미, 유럽 및 일본에서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해외 확장성을 바탕으로 국내의 잠재력 있는 브랜드가 더욱 넓은 층의 소비자와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현재 인수한 브랜드 및 해당 브랜드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인테리어용품, 유아용품, 및 생활용품 카테고리에서 인수를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우리가 가장 처음 인수한 인테리어 브랜드의 경우, 리스팅 및 광고 최적화를 통해 짧은 기간 내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었으며, 물류 최적화를 통해 물류 비용을 기존의 8분의1로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아울러 해외 확장을 위해 현지화된 리브랜딩 작업 등을 통해 유럽 및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인수한 브랜드를 제외하면, 올해 인수한 브랜드들 전부 짧은 기간 내 매출 또는 이익이 2배 넘게 상승했다. 이 수치는 ‘단기 최적화 전략’에 따른 매출 또는 이익 상승분으로 ‘중기’ 및 ‘장기’ 최적화 전략이 더욱 파급력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해당 브랜드들의 추가 성장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브랜드 인수 기준이 궁금하다. 선호하는 분야가 따로 있나.
우리는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다. 우선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타인의 브랜드를 유통시키는 리셀러 사업은 우리의 인수 대상이 아니다. 아울러 제품 자체가 유행을 타지 않고,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여성패션의 경우, 브랜드 자체는 오래갈 수 있지만 해당 제품들은 매시즌 디자인이 바뀌는 특성이 있다. 이런 경우 우리가 매시즌 다양한 제품의 디자인을 업데이트할 수는 없기에, 제품 자체가 자주 바뀌지 않는 카테고리를 선호한다. 또한 소비자 리뷰, 매출 등 소비자들이 얼마나 해당 제품을 선호했는지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는 브랜드 창업자를 본다. 창업자는 본인 브랜드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이며, 우리는 해당 창업자와 브랜드 인수인계부터 성장전략까지 함께 협업을 해야 되는 부분이 많다. 이에 따라 소중하게 브랜드를 키워오고, 브랜드의 성장을 함께 협업할 열정 있는 창업자를 선호한다.
브랜드 인수 후 재매각까지의 기간은 평균 얼마나 걸리나.
뉴베슬은 인수라는 측면에서 투자회사와 같은 모습으로 생각해, 재매각을 할 것이라는 오해를 자주 사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훌륭한 브랜드들을 보유한 차세대 소비재회사를 꿈꾸고 있기에, 매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어려운 점은 없나.
우리의 사업모델은 인수를 전제로 하기에 자본이 꽤 투입되는 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다양한 자본 조달 방법이 있을 수록 사업에 도움이 된다. 해외 애그리게이터의 경우 벤처대출 활용을 통해 자본 조달을 하고 있어 더욱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러한 벤처대출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자본조달비용이 높은 Equity(자기자본) 대출 형태로 밖에 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브랜드 매각을 원하는 사업자가 눈여겨 봐야할 포인트는 무엇인가.
먼저 본인의 브랜드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브랜드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기회가 있으며, 어떤 리스크가 존재하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 실사 과정에서 우리가 분석을 하지만, 장기간 자식처럼 키운 브랜드 오너가 가진 인사이트에 비하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본인의 브랜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잠재력을 어필할 수 있다면 좋은 매각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브랜드 운영과 관련된 매뉴얼이 잘 정리돼 있어야 한다. 브랜드를 다년간 운영 하다 보면 본인만의 운영 노하우가 생기고, 일과를 습관처럼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브랜드를 인수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기 때문에 알아야 할 부분이 많다. 따라서 우리는 브랜드 오너에게 인터뷰 및 시연을 요청하고, 매뉴얼 작성을 부탁하게 된다. 이 때 잘 정리된 운영 매뉴얼이 존재한다면 실사 과정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서 자료 정리가 잘 돼 있어야 한다. 문서 자료라 하면 법인등기부등본 또는 사업자등록증과 같은 설립관련 서류부터 시작해 상표권, 특허 등 지식재산권 자료, 회계 장부, 은행 및 카드 사용내역 등의 재무 자료 등을 말한다. 해당 문서 자료들은 실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자료로서, 미리 정리해 놓으면 빠른 실사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된다.
뉴베슬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중단기적으로는 연간 약 10~20개의 브랜드를 인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적어도 3년후에는 50여개 이상의 훌륭한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소비재 회사를 꿈꾸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국내 소상공인 브랜드들을 더 넓은 세상의 소비자와 연결시켜주는 일을 함으로써, 기존 브랜드 오너에게는 그동안 흔치 않았던 엑시트(exit) 기회를, 최종 소비자에게는 양질의 제품 제공을 통한 삶의 개선을 이루게 하고 싶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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