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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확대한 신라젠, 새로운 연구개발 전략은

바실리아서 도입한 BAL0891, 내년 미국 임상 시작
SJ-600 시리즈, 항암 바이러스 생존율 높여 IV 투여

 
 
신라젠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핵심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 전략과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신라젠이 새로운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의 연구개발(R&D) 계획이다. BAL0891는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로, 트레오닌 티로신 키나제(TTK)와 폴로 유사 키나제(PLK1)를 저해해 암세포를 없앤다. 앞서 신라젠은 전임상을 통해 BAL0891이 삼중음성유방암(TNBC)을 포함한 다양한 암세포주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신라젠에서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박상근 전무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미국 댈러스, 뉴욕, 포트랜드에 있는 3개의 임상 기관에서 BAL0891의 임상 1상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할 예정”이라며 “임상의 진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현지의 임상 기관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신라젠은 이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BAL0891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국내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임상 1상에서는 난치성 암세포주를 표적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혈액암(AML)을 비롯한 다양한 암세포주로 치료 대상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박상근 신라젠 연구개발(R&D)부문장(전무)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신라젠의 R&D 전략과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 신라젠]
신라젠이 당장 내년부터 미국에서 BAL0891의 임상 1상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는 개발사인 바실리아가 신라젠에 BAL0891을 기술 이전하기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바실리아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에서 독립한 기업으로, 현재 항생제와 항진균제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이날 BAL0891의 연구개발 현황을 소개한 이재정 신라젠 연구개발기획팀 이사는 “BAL0891는 전임상에서 항암제인 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 등과 병용 투여했을 때 단독 투여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며 “BAL0891를 다른 항암제와 병용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은 BAL0891와 함께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 SJ-600의 연구개발 현황도 공개했다.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신장암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인 리브타요(성분명 세미플리맙)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이다. 이 파이프라인은 현재 임상 2상 단계로, 신라젠은 내년 3분기에 이 파이프라인의 결과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라젠은 펙사벡을 흑색종, 전립선암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한 파이프라인은 내년 1분기 호주에서 임상 2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SJ-600은 신라젠의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GEEV를 적용한 항암 바이러스다. 기존 항암 바이러스와 달리 보체의 공격을 잘 견디게 만들어 정맥 투여(IV)할 수 있게 했다. 이날 SJ-600의 연구개발 현황을 발표한 오근희 신라젠 연구소장은 “SJ-600는 항암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보체 조절 단백질 CD55를 발현시켜 항암 바이러스가 혈액 속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다른 항암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GEEV 기술을 적용한 SJ-600 시리즈의 항암 바이러스는 혈청 내 생존율이 5배 높아, 더 많은 항암 바이러스가 종양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혈청 내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정맥 주사로 전신에 투여할 수 있어, 고형암뿐만 아니라 전이암에도 쓸 수 있다”며 “SJ-600 시리즈인 SJ-607은 전임상에서 다른 항암 바이러스보다 5분의 1 이하의 적은 양으로 동일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신라젠은 SJ-607의 전임상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에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에서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는 설명이다.
 
신라젠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기술 이전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신현필 신라젠 전략기획부문 부사장은 “협력사가 약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 수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며 “파이프라인의 연구 및 임상 성과가 나오는 시점부터 기술 이전을 지속해서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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