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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층룰 폐지된 서울 스카이라인…정비사업 기대감 높아지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확정, 35층 높이 규제 9년 만에 풀려

한강맨션 재건축 조감도. [사진 GS건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서울의 아파트 층수를 최고 35층 이하로 일률적으로 제한해온 일명 ‘35층 룰’이 9년 만에 사라졌다. 강남 압구정과 여의도·용산·성수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보다 활기를 찾고, 개발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 도시계획)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2040 도시계획은 국토계획법에 의해 5년 단위로 수립되는 도시계획안으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각종 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다. 지난해 3월 처음 발표한 뒤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이번에 최종 확정됐다.

이날 2040 기본계획이 확정 공고되면서 35층 높이 규제가 9년 만에 풀리게 됐다.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3년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 원칙’을 마련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주거용 건축물 높이를 35층 이하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원칙은 2014년 확정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도 반영됐다.

하지만 이날부로 제한이 없어짐에 따라 앞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할 아파트단지에서 더 다양한 설계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위원회 심의에서 지역 여건을 고려해 결정한다.

시는 “연면적과 용적률 등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건물이 간격을 두고 배치되면서 통경축(조망권 확보를 위한 공간)이 생기고 다채로운 경관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로써 한강 주변에 6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보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스카이라인이 형성되고, 초고층 재건축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이다. 여의도에서는 시범아파트가 65층 재건축을 추진 중이고, 한양아파트도 신통기획을 신청해 최고 54층짜리 고층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을 비롯해 강남구 압구정동의 노후 아파트 단지들도 고층 건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앞서 대치 미도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해당 규제 폐지 적용 사례로 사전 지정해 최고 50층 대단지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하면서 첫 수혜단지가 됐다.

다만 35층 규제가 폐지됐다고 해도 재건축 사업성이 곧바로 높아지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서울시가 35층 규제를 폐지하면서도 용적률은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해서다. 별도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지 않는다면 당장 층수를 높인다고 해도 지을 수 있는 가구 수가 늘어나진 않는다. 용적률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 높이만 올리면 건설비용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35층 규제 폐지로 단지별 다양성이 확보 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면을 보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컨설팅 소장은 “용적률은 맞춰서 짓지만 조망이라든가, 건폐율을 낮춰서 지상에 공원 및 커뮤니티 시설을 만드는 것들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며 “각자 하고 싶게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다양한 건축이 나오고 스카이라인도 획일적이지 않은 다양성이 나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35층룰 폐지로 층고가 없어졌다는 상징적인 이점이 있다”며 “이제 재건축할 때 층고를 높게 지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이슈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용적률의 문제인데, 이에 대한 부분도 준주거 지역이냐, 상업 지역이냐, 일반 주거 지역이냐에 따라서 바뀌는 것으로 종상향 같은 부분들을 좀 원활하게 해주면 가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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