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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 정책 확대…국내 OTT에 득 될까

넷플릭스, 수익성 개선 위해 ‘동거 가족’ 한정 계정 공유
계정 공유 제한에 이탈한 가입자, 국내 OTT가 흡수하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넷플릭스 본사. [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 송재민 기자] 넷플릭스가 가족 외 타인 간 계정 공유 금지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대표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확대하자, 국내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4분기 실적 발표 후 공개한 주주 서한을 통해 동거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물리는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계정공유는 비즈니스 구축뿐만 아니라 투자를 통해 회사를 개선하는 장기적인 능력을 약화한다”며 “1분기 후반 계정공유 유료화 조치를 광범위하게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계정공유를 엄격하게 단속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한 가구 안에 거주하는 구성원이 아니어도 계정 공유자로 등록하면 유료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새 요금제는 ‘동거 가족’에 한해서만 계정 공유를 허용한다. 디바이스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이용해 감지하는 방식으로, 여러 기기에서 같은 아이디(ID)로 접속하는 것 또한 별도 인증 절차를 통해 막기로 했다. IP가 2개 이상 초과되면 1인당 2~3달러의 금액을 추가로 부과한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7년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Love is sharing a password)라는 문장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릴 정도로 계정 공유에 관대했다. 계정 공유에 관한 달라진 기조는 이미 일부 남미국가에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3월부터 해당 지역에 계정 공유 행위를 단속하고 새로운 요금제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정책을 변경한 배경으론 수익성이 꼽힌다. 넷플릭스는 현재 1억명 이상이 공유 계정을 이용하는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1년만에 유료 구독 가입자 수가 감소세로 들어선만큼 신규 가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돌파구가 될 수 있으리란 판단한 모양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해 초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가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는 둔화됐다”며 “가입자들의 계정 공유 증가 및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전한 바 있다.
 
또한 공유 계정을 이용하던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를 대체재로 선택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광고형 베이식(Basicwithads)’ 요금제를 4분기 가입자 수 증가 배경으로 꼽은 바 있다. 이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보여주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요금제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17000원인 프리미엄 멤버십을 4명이서 나눠서 사용했을 때 요금인 4250원과 가장 근접하다. 

넷플릭스가 홈페이지 공지한 ‘계정 공유’ 관련 내용.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제한, 국내 OTT 영향은?

업계 1위 넷플릭스가 수익성 강화 전략을 도입했지만, 국내 OTT(티빙·웨이브·왓챠 등)에선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각 기업 관계자들은 “아직 계정 공유 금지 전략을 도입할 계획은 구체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사업을 주로 하는 사업자와 아직은 내수 시장이 주 수입원인 토종 OTT들과는 사업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OT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업계 1위라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런 정책을 펼치는 것이 가능했던 것 같다”며 “국내 사업자들의 경우 콘텐츠를 먼저 확보하는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우선시되는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 정책 확대가 국내 사업자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계정을 공유해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많은 만큼 추가 요금을 부과하면 넷플릭스를 떠나는 이들이 발생, 이를 국내 OTT가 수용할 수 있단 견해다. 최용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후발주자인 경쟁 OTT는 넷플릭스 구독자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확충하며 경쟁력을 높였기에 넷플릭스 비밀번호 공유 금지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CJ ENM의 자회사 티빙의 가입자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료 구독자수를 가진 넷플릭스의 공유 제한 방침에 이용자들이 다른 OTT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유료 OTT 이용자 중 60%는 2개 이상의 OTT를 동시에 이용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대체제로 국내 OTT가 꼽히는 만큼 감소한 수요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로 인한 국내 OTT들의 이익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몇 천원의 차이로 사용자가 움직인다기보단 꼭 봐야 하는 인기 콘텐츠가 있으면 해당 OTT의 구독자 수가 늘어나는 등 주요 콘텐츠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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