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만한 아들’ 될까…‘가업 승계’ 깃발 꽂다
[식품名家 ‘키맨’이 바뀐다]① 오너3세 경영 시동
스타일은 제각각…사내 입지 다지며 경영 수업
성과에 대한 부담 커...글로벌·신사업 등 과제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주요 식품업체가 세대교체기를 맞으며 더욱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1980~1990년대생 오너 3세들이 핵심 전략부서로 배치되거나 초고속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어서다.
스타일은 모두 제각각이다. 일찌감치 장남승계를 낙점 짓고 초고속 승진코스를 밟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핵심부서에서 중책을 맡으면서 경영수업을 받거나, 타 회사에서 사회경험을 먼저 쌓아온 경우도 있다.
물론 일각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과감한 투자나 사업 다각화 등 오너경영의 장점을 반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세습 경영을 바라보는 반기업 정서도 여전하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존재감을 드러낸 식품가 젊은 오너 3세, 어깨가 무거워 진 이들의 앞날을 어떻게 될까.
대표 승진하고 ‘3세 경영’ 본격화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업체의 연말‧연초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요 보직을 맡게 된 오너 3‧4세들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직책과 스펙에 따라 ▲대표급 ▲임원급 ▲사원급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대표이사 배지를 달며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두 주인공은 베지밀 두유로 잘 알려진 정식품의 정연호 대표와 삼양식품 3세인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이사다. 오너 3세 중에서도 맏형격인 정 대표는 2023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8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전문경영인 이순구 대표가 물러나고 ‘오너 3세’ 시대가 본격 열린 셈이다.
정 대표는 정식품 창업주인 정재원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정성수 회장의 장남이다. 2014년 정식품의 화장품 관계사인 오쎄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17년부터 부사장으로 정식품 경영에 합류했다. 이후 정식품으로부터 물적분할된 유제품 및 청량음료 OEM제조업체 자연과사람들의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전 대표도 중책을 맡았다. 1994년생으로 90년대생 오너 3세인 그는 2020년 27세에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한 뒤 1년 만에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했다. 현재는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이사이자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을 맡고 있다. 식품 기업 오너 일가 중 최연소 대표이사다. 삼양애니는 삼양식품의 글로벌 브랜딩 구축 및 캐릭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로, 삼양식품은 단독이사로 경영 능력을 입증 받은 뒤 3세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1년6개월‧3년 만에 별 달았다
아직 대표이사급에 오르진 못했지만 CJ제일제당, 농심, 오리온 등 오너 3세들은 지난해 말 임원급의 중책을 맡게 되면서 ‘초고속 임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제일제당 경영리더(임원)는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됐다. 임원이라 불리는 경영리더급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이다. 이 승진으로 이 실장은 미주를 넘어 CJ제일제당의 글로벌식품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그동안 이 실장은 CJ제일제당 내에서 차근차근 입지를 넓히며 경영승계 밑그림을 그려왔다. 그는 1990년생으로 2013년 CJ제일제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고, 2017년 부장으로 승진하며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을 거쳤다.
CJ제일제당이 추진하는 글로벌 사업을 주도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 실장의 업무가 CJ의 글로벌 성장동력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이번 승진과 함께 승계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상무는 입사 1년6개월만에 초고속으로 승진한 주인공이 됐다. 담 상무는 1989년생으로 미국 뉴욕대를 나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해 7월 오리온에 부장급으로 입사했다. 그동안 회사 전체 경영전략 수립과 국내외 법인관리를 담당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했고 이달부터는 경영지원본부 산하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경영기획과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아우르게 된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농심도 3세 승계만큼은 빨랐다. 농심은 고 신춘호 명예회장의 맏손자이자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씨를 지난 2022년 구매 담당 상무로 선임했다. 2019년 3월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3년 만에 이뤄진 초고속 승진이다. 특히 신 명예회장 별세 후 신 회장이 경영 고삐를 쥐면서 신 상무의 승계 작업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 상무는 현재 농심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농심홀딩스 지분도 1.41% 갖고 있다.
경영수업 행보…EY‧G마켓‧신세계 출신도
아버지 회사와 다른 기업을 막론하고 경영수업을 받으며 정중동 행보를 걷는 이들도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장남 함윤식씨는 2021년 오뚜기 사원으로 입사해 현재 경영지원팀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빙그레 김호연 회장의 장남과 차남은 각각 중책을 맡으며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장남 김동환 빙그레 상무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한 단계 승진해 마케팅 본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간 별다른 행적이 없던 차남 김동만씨는 올해 초 해태아이스크림에 전무급으로 입사해 경영기획과 생산혁신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빙그레에 입사 전 타 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연세대학교 졸업 후 EY한영회계법인에 근무했고, 김 전무는 2011년 공군교육사령부에서 공군 장교로 복무한 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G마켓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인 김오영씨는 신세계 출신이다. 그는 미국에서 유학 후 돌아와 2014년부터 신세계백화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7년간 재무 담당으로 일했다. 2021년 10월부턴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 혁신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을 각각 0.01%씩, 유아 전문회사인 제로투세븐 지분도 6.56% 갖고 있다.
세습경영 vs 책임경영…기대와 우려 목소리
식품 기업들의 승계 작업이 최근 들어 속도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사업 다각화를 통한 새 먹거리 창출과 젊은 3세들의 글로벌 경험을 이유로 꼽았다.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식품업 특성상 수출이나 해외 시장 확대를 노리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서다.
승계수업을 받고 있는 3세 중 대부분은 미국칼럼비아대, 뉴욕대 등 해외파 출신이 많다. 글로벌 무대 경험이 많은 이들은 기존 아버지 세대가 가지고 있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회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도 오너3세가 활용되기도 한다. 삼양식품 3세인 전 대표는 횡령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아버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실무적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계열사 대표를 맡게 됐다. 최근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하는 과자‧아이스크림 업체도 마찬가지다. 2세들의 색다른 감각이 기업 전체 DNA를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인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3세들의 검증되지 않은 경영능력이 자칫 조직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1세(창업주)들이 어렵게 마련한 경영기반 위에서 2세대(아버지)가 이룬 도약의 역사를 3세대가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경영 능력 검증에 대한 부담도 크다. 3세 시대가 열린 정식품의 경우에도 정 대표는 그간 계열사인 오쎄와 자연과사람들을 단독으로 맡아 운영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베지밀’에 쏠린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으로 수익성과 리더십을 모두 보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누구의 아들로 불리는 이들의 세습 경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도 “하지만 이들 역시 경영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시장경제 아래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 금수저도 결국 잘해야 오래 살아남는다는 게 시장의 논리”라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일은 모두 제각각이다. 일찌감치 장남승계를 낙점 짓고 초고속 승진코스를 밟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핵심부서에서 중책을 맡으면서 경영수업을 받거나, 타 회사에서 사회경험을 먼저 쌓아온 경우도 있다.
물론 일각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과감한 투자나 사업 다각화 등 오너경영의 장점을 반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세습 경영을 바라보는 반기업 정서도 여전하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존재감을 드러낸 식품가 젊은 오너 3세, 어깨가 무거워 진 이들의 앞날을 어떻게 될까.
대표 승진하고 ‘3세 경영’ 본격화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업체의 연말‧연초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요 보직을 맡게 된 오너 3‧4세들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직책과 스펙에 따라 ▲대표급 ▲임원급 ▲사원급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대표이사 배지를 달며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두 주인공은 베지밀 두유로 잘 알려진 정식품의 정연호 대표와 삼양식품 3세인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이사다. 오너 3세 중에서도 맏형격인 정 대표는 2023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8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전문경영인 이순구 대표가 물러나고 ‘오너 3세’ 시대가 본격 열린 셈이다.
정 대표는 정식품 창업주인 정재원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정성수 회장의 장남이다. 2014년 정식품의 화장품 관계사인 오쎄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17년부터 부사장으로 정식품 경영에 합류했다. 이후 정식품으로부터 물적분할된 유제품 및 청량음료 OEM제조업체 자연과사람들의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전 대표도 중책을 맡았다. 1994년생으로 90년대생 오너 3세인 그는 2020년 27세에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한 뒤 1년 만에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했다. 현재는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이사이자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을 맡고 있다. 식품 기업 오너 일가 중 최연소 대표이사다. 삼양애니는 삼양식품의 글로벌 브랜딩 구축 및 캐릭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로, 삼양식품은 단독이사로 경영 능력을 입증 받은 뒤 3세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1년6개월‧3년 만에 별 달았다
아직 대표이사급에 오르진 못했지만 CJ제일제당, 농심, 오리온 등 오너 3세들은 지난해 말 임원급의 중책을 맡게 되면서 ‘초고속 임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제일제당 경영리더(임원)는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됐다. 임원이라 불리는 경영리더급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이다. 이 승진으로 이 실장은 미주를 넘어 CJ제일제당의 글로벌식품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그동안 이 실장은 CJ제일제당 내에서 차근차근 입지를 넓히며 경영승계 밑그림을 그려왔다. 그는 1990년생으로 2013년 CJ제일제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고, 2017년 부장으로 승진하며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을 거쳤다.
CJ제일제당이 추진하는 글로벌 사업을 주도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 실장의 업무가 CJ의 글로벌 성장동력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이번 승진과 함께 승계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상무는 입사 1년6개월만에 초고속으로 승진한 주인공이 됐다. 담 상무는 1989년생으로 미국 뉴욕대를 나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해 7월 오리온에 부장급으로 입사했다. 그동안 회사 전체 경영전략 수립과 국내외 법인관리를 담당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했고 이달부터는 경영지원본부 산하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경영기획과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아우르게 된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농심도 3세 승계만큼은 빨랐다. 농심은 고 신춘호 명예회장의 맏손자이자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씨를 지난 2022년 구매 담당 상무로 선임했다. 2019년 3월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3년 만에 이뤄진 초고속 승진이다. 특히 신 명예회장 별세 후 신 회장이 경영 고삐를 쥐면서 신 상무의 승계 작업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 상무는 현재 농심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농심홀딩스 지분도 1.41% 갖고 있다.
경영수업 행보…EY‧G마켓‧신세계 출신도
아버지 회사와 다른 기업을 막론하고 경영수업을 받으며 정중동 행보를 걷는 이들도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장남 함윤식씨는 2021년 오뚜기 사원으로 입사해 현재 경영지원팀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빙그레 김호연 회장의 장남과 차남은 각각 중책을 맡으며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장남 김동환 빙그레 상무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한 단계 승진해 마케팅 본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간 별다른 행적이 없던 차남 김동만씨는 올해 초 해태아이스크림에 전무급으로 입사해 경영기획과 생산혁신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빙그레에 입사 전 타 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연세대학교 졸업 후 EY한영회계법인에 근무했고, 김 전무는 2011년 공군교육사령부에서 공군 장교로 복무한 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G마켓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인 김오영씨는 신세계 출신이다. 그는 미국에서 유학 후 돌아와 2014년부터 신세계백화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7년간 재무 담당으로 일했다. 2021년 10월부턴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 혁신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을 각각 0.01%씩, 유아 전문회사인 제로투세븐 지분도 6.56% 갖고 있다.
세습경영 vs 책임경영…기대와 우려 목소리
식품 기업들의 승계 작업이 최근 들어 속도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사업 다각화를 통한 새 먹거리 창출과 젊은 3세들의 글로벌 경험을 이유로 꼽았다.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식품업 특성상 수출이나 해외 시장 확대를 노리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서다.
승계수업을 받고 있는 3세 중 대부분은 미국칼럼비아대, 뉴욕대 등 해외파 출신이 많다. 글로벌 무대 경험이 많은 이들은 기존 아버지 세대가 가지고 있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회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도 오너3세가 활용되기도 한다. 삼양식품 3세인 전 대표는 횡령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아버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실무적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계열사 대표를 맡게 됐다. 최근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하는 과자‧아이스크림 업체도 마찬가지다. 2세들의 색다른 감각이 기업 전체 DNA를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인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3세들의 검증되지 않은 경영능력이 자칫 조직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1세(창업주)들이 어렵게 마련한 경영기반 위에서 2세대(아버지)가 이룬 도약의 역사를 3세대가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경영 능력 검증에 대한 부담도 크다. 3세 시대가 열린 정식품의 경우에도 정 대표는 그간 계열사인 오쎄와 자연과사람들을 단독으로 맡아 운영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베지밀’에 쏠린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으로 수익성과 리더십을 모두 보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누구의 아들로 불리는 이들의 세습 경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도 “하지만 이들 역시 경영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시장경제 아래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 금수저도 결국 잘해야 오래 살아남는다는 게 시장의 논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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