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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空'·사이 '間'…이제는 채워야 할 때[C-스위트]

[CXO의 방]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편집자주]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이 최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새롭게 마련된 의장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뭔가를 채우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비우는 것’이다. 

“방을 새롭게 단장하는 중이라서 짐도 다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비어 있다”라며 웃는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 그의 말처럼 새롭게 마련한 의장 사무실은 상당 부분 비어 있었다.  

그의 사무실이 있는 SK서린빌딩 26층은 한국 재계의 관심을 받는 이사회의 실험이 이뤄지는 층으로 변모했다. 염 의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5명의 사무실이 각각 마련됐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이 사외이사 사무실까지 마련한 경우는 SK가 처음인 것 같다”고 그는 자랑했다. 

염 의장의 사무실은 책장과 옷장, 큰 회의 테이블과 집무를 보는 책상에 컴퓨터가 전부인데,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빈 곳이 많아 더 있어 보였다. 넓은 창을 통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남산타워가 또렷하게 보일 정도로 26층에서 내다보는 경치가 멋들어진다. 

그의 사무실은 비어있지만, 오히려 다양한 것들로 채워진 느낌이었다. 이런 착각은 SK 이사회의 활동 덕분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겸하고 있던 이사회 의장 자리를 2019년 3월 그에게 넘겨준 후 다양한 실험들이 이어졌다. 이사회의 산하 조직인 인사위원회는 최고경영자(CEO) 인사평가와 연봉을 결정하고 사내이사의 보수액도 심의한다. CEO의 핵심성과지표를 정하고 해임이나 대표 추천안까지 상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도입한 이사회 역량 측정 지표는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다.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 중에서 이사회를 설득하지 못하는 경우 반려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이사회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SK 이사회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의 빈 사무실은 이미 이사회의 새로운 실험과 프로젝트라는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그는 “시즌1을 잘 마무리했으니 앞으로 3년 동안 더 활기찬 시즌2 이사회 활동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 있게 웃어 보였다.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많은 것으로 채워져 있는 사무실. 염재호 의장 사무실에서 발견한 '공간의 미학'이다.

염재호 의장은_고려대 행정학 학사 취득 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0년부터 30년 동안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로 지냈고,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장(2010~2018년), 기획대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2014~2015년) 등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 4년 동안 제19대 고려대 총장을 지냈고, 2019년 3월부터 SK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염재호 SK이사회 의장 [사진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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