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AI·금리·트럼프 리스크’ 존재하는 코스피...방심은 금물” [이코노 인터뷰]
- [고개 드는 포모, 커지는 빚투] ③
AI 투자 축소·금리 인하 지연·트럼프 발언 등 3대 변수 경고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따른 기업 이익 개선은 분명한 호재
김재승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 책임매니저는 현재의 장세를 “단순한 수급에 의한 장이 아닌 이익에 기반한 강세장”으로 정의하면서도, 한국 증시 특유의 사이클과 대외 리스크를 고려할 때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로 오른 코스피에도 리스크 상존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최고 7900으로 잡았고,노무라금융투자는 8000을 제시하며 거듭 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 매니저도 코스피 목표 상단을 7500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이에 대한 예측이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투자가 강하게 일어나면서 반도체 업종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7500선 도달 시나리오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들의 ‘빚투(신용융자)’나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에 대해서는 “시장의 하락을 이끄는 원인은 아니고,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결과값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이 커지고 대형주 주가가 상승하면 같은 수량을 매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도 늘어나기 때문에 신용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중동 리스크에 따른 폭락장처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김 매니저는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코스피의 하락 전환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그는 오히려 AI에서 비롯될 하방 리스크도 함께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매니저는 올해 시장을 흔들 수 있는 핵심 리스크로 ‘AI 인프라 투자 축소’ 가능성을 먼저 제시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중 한 곳이라도 투자를 줄이겠다고 언급할 경우 반도체 사이클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재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집행되고 있는 케펙스(CAPEX, 설비투자)가 둔화될 경우 지수 상승 흐름도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오픈AI 등 주요 AI 모델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관련 기업과 대출 시장에까지 연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발표했던 오픈AI에 대한 1000억달러(약 144조원) 규모 투자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매니저는 “이 기업들 중 투자 전쟁에서 하산하거나, 혹은 오픈AI 같은 핵심 모델 기업이 자금 펀딩 문제로 생태계에 균열을 일으킨다면 관련 주식들이 떨어지고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왑(CDS)은 떨어지지 않고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오라클과 오픈AI를 약간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업종에서 늘려왔던 사모대출과 관련해서도 해당 대출에 문제가 생길 경우 AI 관련 기업 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도 악재 리스크로 언급된다. 시장은 연준의 6~7월 인하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될 경우 인하 시점이 밀릴 수 있어서다. 그는 “지금은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유동성 환경이 바뀌면 신흥국으로의 자금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현재는 장기물 금리가 튀어 오르지 않고 있어 메인(하락) 시나리오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리스크’ 재발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매니저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외교적 압박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데, 예를 들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겨냥해 ‘미국 돈으로 한국이 돈을 번다’는 식의 악재성 발언을 쏟아낸다면 국내 증시는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미국과 다른 ‘코스피 사이클’…변동성 고려해야
그는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의 본질적인 특성인 ‘시클리컬(경기민감)’한 구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가 서비스업과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 꾸준히 우상향하는 ‘스테이블(Stable)’한 구조라면, 한국은 수출 비중이 높고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쏠림이 심해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김 매니저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사이클이 꺾이면 장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미국장처럼 계속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보다는 사이클의 정점과 저점이 명확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한국 장이 재미있고 기회가 많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강한 장”이라며 “지금은 기업들의 이익이 좋고 전망치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인 것은 맞다. 하지만 5년, 10년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 (지수가) 떨어지는 사이클이 올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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