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제CC 안 판다”…이스타 떼어낸 성정, 골프장 사업 박차
형남순 성정 회장 "팔 계획 없다" 선 그어
IB 업계선 원매자와의 의견차를 매각 철회 이유로 꼽아
충북 음성에 18홀 비회원제 골프장 건설 추진
형 회장 "제 값 부르면 매각 할 수도"...가능성 열어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성정이 백제컨트리클럽(백제CC)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이스타항공 매각 이후 자금난에 허덕이던 성정이 주력 골프장인 백제CC를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형남순 성정 회장이 직접 나서 강하게 부인했다. 오랫동안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만큼 매각 보다는 계속 운영하면서 골프장 사업을 더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된다.
형남순 성정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정의 재무 상태가 어려우니 골프장(백제CC)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팔 계획이 없다”며 “이스타 항공 운영 당시에도 백제CC 운영으로 자금을 조달해 다른 항공사 못지않게 키워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백제CC는 충청남도 부여군에 위치한 27홀 골프장으로 2008년 개장했으며 형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백제CC의 2021년 기준 연결 기준 매출은 428억 원, 영업이익은 137억 원 수준이다.
당초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성정이 백제CC를 매각해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스타항공을 인수 및 매각한 이후 성정이 자금난에 허덕였기 때문이다. 실제 성정이 1100억원에 사들였던 이스타항공의 지분 가치는 지난 1월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에 매각될 당시 3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즉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 및 매각으로 800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된 셈이다.
이처럼 성정이 백제CC 매각을 철회한 것은 국내 골프 수요가 해외로 분산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늘길이 다시 열리며 국내 골프 수요가 해외로 분산되는 상황에서 비싼 돈을 지불하고 국내 지방 골프장인 백제CC를 매입하기에는 원매자 입장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성정 측은 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백제CC 지분 87.1%에 대한 희망 매각가로 3000억원을 고려했지만 대부분의 인수 후보들이 2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제안하면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3000억원 안팎으로 책정된 백제CC의 가격이 다소 터무니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며 “성정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백제CC 매각 외의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성정은 백제CC 매각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진 않았다. 적절한 원매자가 나타날 경우 매각 가능성이 0%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엔 백제CC를 매각하지 않겠단 의미다.
형 회장은 “이스타 항공 매각으로 인한 손실을 백제CC 운영 통해 해결할 것이다. 백제CC 매출이 꾸준히 일정하게 나오고 있다”며 “누군가 우리 백제CC가 너무 좋으니 비싸게 사겠다 하면 팔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성정은 향후 골프장 사업에 더욱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골프장 건설 및 운영 사업 강화를 통해 적자에서 벗어난다는 설명이다. 실제 성정은 현재 충북 음성에 18홀 비회원제 골프장(가칭 모나크CC)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형 회장은 “새 골프장 건설을 계획 중에 있으며, 백제CC의 운영에도 힘쓸 것”이라며 “원래 성정이 가던 길을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간 고생했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현 직원 200여 명과 함께 위기를 타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성정은 지난해 1627억원의 순손실을 입으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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