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세미콘, 삼성 덕에 재고 부담 던다 [이코노 리포트]
전방산업 수요 회복에 1Q 재고 13.6%↓
삼성디스플레이와 DDI 공동 R&D 돌입
최대 고객사 LGD도 삼성에 OLED 공급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창고에 쌓인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LX세미콘(108320)이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지난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재고자산이 올해 1분기부터 다시금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재무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TV 등 전방산업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LX세미콘이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을 통해 재고자산을 빠르게 줄여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특히 LX세미콘의 최대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전자와 OLED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DDI 재고소진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LX세미콘의 재고자산 규모는 4168억원으로 전분기인 지난해 말 대비 13.6% 줄었다. LX세미콘의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수요가 회복되면서 재고자산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DDI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수많은 픽셀을 구동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 칩이다. 지난해 LX세미콘의 전체 매출에서 DDI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LX세미콘은 지난해 TV와 모바일 등 전방 산업 수요 위축에 따른 DDI 재고 증가로 고심이 깊었다. 실제 지난 2021년 말 2011억원에 불과했던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4826억원으로 140% 폭증하며 우려를 낳았다. 이 때문에 재고자산 회전율도 9.4회에서 4.4회로 줄었고 재고자산회전일수도 83.1일에서 38.7일로 2배 이상 길어졌다. 재고자산이 갑자기 증가하며 현금흐름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DDI 수요 회복세 뚜렷
이처럼 LX세미콘이 쌓여 있던 DDI 재고를 일부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사들의 주문이 증가 추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TV 등 전방산업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핵심 부품인 DDI에 대한 주문 역시 늘어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DI 시장이 최근 가격 하락세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웨이퍼 투입 감소와 재고 소진에 따라 1분기에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LX세미콘이 삼성 호재를 바탕으로 재고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LX세미콘과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삼성 스마트폰에 탑재될 OLED 패널에 필요한 DDI 공동 연구개발(R&D)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LX세미콘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책임지는 LG디스플레이(034220)가 글로벌 1위 TV업체 삼성전자(005930)와 대형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체결한 점도 긍정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77형, 83형 TV 제품에 화이트OLED(WOLE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2024년에 200만장을 공급하고 2025년 500만장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 추산한 OLED패널 200만장 물량의 가격은 최소 15억 달러(한화 약 2조원) 규모로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생산 능력의 20~30%에 달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모바일 제품과 TV 모두 LX세미콘의 DDI가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은 물론 재고 자산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방산업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LX세미콘의 기대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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