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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엔저’…일학개미 반도체‧미국채에 몰렸다

일본 증시 고공행진에 일본 ETF ‘뭉칫돈’
엔화 반등 노리며 ‘TIGER 일본엔선물’ 투자
“환헤지 및 일본 소부장 주가 흐름 강세”

엔화가 하락하면서 일본 증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일본 엔화 지폐. [A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엔화가 8년 만에 장중 897원까지 하락하면서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일학개미’들이 분주하다. 일본 증시 상승과 엔저 장기화 전망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이다. 증권가에선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기업과 환율 변동을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목하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한 달(5월 21일~6월 20일) 동안 일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ETF 1위는 ‘글로벌 X 일본 반도체 ETF’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2719만 달러(약 351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2위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헤지 ETF’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2542만 달러(약 328억원) 사들였다. 이는 일본에 상장된 미국채 장기 ETF다. 엔화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 엔테크로 환헤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로는 ‘TIGER 일본엔선물’에 매수세가 몰렸다. 직접 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ETF로 한국거래소의 엔선물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지난 한 달 동안 421억원 사들였다. 지난달 순매수액이 186억원임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이다. 

올 들어 엔화가 하락하면서 투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화는 전날 100엔당 911.6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 장중 897.4원까지 떨어지면서 8년 만에 900원을 밑돌기도 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고공행진하는 추세다. 이날 니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86.23포인트(0.56%) 오른 3만3575.14에 장 마감했다. 연초 2만5716.86에서 30% 이상 뛰었다. 

일본에 투자하는 ETF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간 일본 증시가 침체돼 왔던 만큼 국내 상장된 일본 ETF는 TIGER 일본니케이225, KODEX 일본TOPIX100, ACE 일본Nikkei225(H) 등 총 8개에 불과했다. 

게다가 지난 2021년 유동성 부족으로 상장폐지된 ETF들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 투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신규 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도 일본 ETF 투자를 주목하고 있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데다가 엔저가 지속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일본 소부장 업체가 눈에 띈다는 평가다. 

일본의 지정학적 위치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동북아시아 간 반도체 견제 속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일본이 미국과 손잡고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는 30년래 신고가를 갱신하며 상승하고 엔화 환율은 150에 근접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본은 반도체 소재, 기계 등 역량을 갖췄고 비용도 낮고 신냉전 수혜 등으로 증시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투자는 직접 투자보다 편의성이 높은 ETF 투자를 제안한다”면서 “향후 구조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섹터 중심의 투자 혹은 환율 변동을 활용한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드반테스트, 르네사스 일레트로닉스, 디스코 코퍼레이션, 도쿄일렉트론, 호야 등 일본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의 주가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등이 반영돼 강세 흐름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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