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넥슨 ‘마비노기’ 엔진교체가 의미하는 것은?[서대문 오락실]

19주년 행사에서 엔진교체 선언

민경훈 넥슨 디렉터 [사진 넥슨]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IT·게임업계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흐름을 한번 놓치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런 흐름을 정리해준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울 테죠. 서대문 오락실에서는 지난 한주간 IT·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일들과 그 비하인드까지도 정리해줍니다. 서대문 오락실만 잘 따라와도 흐름을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넥슨의 대표 게임 중 하나인 ‘마비노기’가 출시 19년 만에 언리얼 엔진 교체에 나섭니다. 넥슨은 최근 PC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의 19주년 오프라인 행사 ‘판타지 파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현장에서 엔진 교체 프로젝트 ‘마비노기 이터니티’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지난 1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판타지 파티’는 4년 만에 마비노기에서 개최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입니다. 일러스트 전시부터 체험 이벤트, OST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아티스트로 선정된 이용자들이 참여하는 개인상점, 크리에이터 이벤트, 코스튬 페스티벌 등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해당 행사에서 마비노기 개발을 총괄하는 민경훈 넥슨 디렉터는 게임 엔진을 교체하는 장기 프로젝트 ‘마비노기 이터니티’를 최초 공개해 유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마비노기 대표 NPC ‘나오’가 등장하자 현장에선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습니다.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마비노기는 현재의 플레이오네 엔진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본격 돌입할 계획입니다. 넥슨은 엔진 교체를 통해 마비노기의 영속적인 서비스를 실현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넥슨은 엔진 교체로 비주얼과 접근성 측면에서 마비노기만의 매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저 개개인의 플레이 형태에 맞는 몰입감 높은 생활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져 더 자유롭고 확장된 판타지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경훈 디렉터는 “밀레시안분들의 한결 같은 애정이 있었기에 엔진 교체라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며 “이번 여름 업데이트, 엔진 교체뿐만 아니라 더욱 사랑받는 ‘마비노기’가 되기 위해 쉼 없이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나오' [사진 넥슨]

그렇다면 이번 넥슨의 엔진 교체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넥슨은 그동안 출시된 지 오래된 인기 IP 보전을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넥슨은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 ‘일랜시아’, ‘아스가르드’, ‘테일즈위버’ 등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한 과거 인기 게임들을 서비스 종료하지 않고 최근까지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게임의 경우 보통 매출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하기 마련이지만, 넥슨은 소수의 유저들을 위해 꿋꿋이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같은 경우는 해당 IP를 활용해 후속작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서든어택2’의 경우 흥행에 실패해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메이플스토리2’도 원작만큼의 흥행을 기록하진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마비노기의 엔진 교체 결정은 넥슨의 출시된 지 오래된 게임들의 유지 방식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엔진 교체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게임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더 빠르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된 게임의 수명을 향후 20~30년 가까이 늘리기 위해서는 엔진 교체가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넥슨 사례 뿐만 아니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2’ 등 후속작을 선보여 실패한 사례는 무수히 많으니까요.

물론 엔진 교체가 완료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유저들이 실망하는 일도 발생할테죠. 하지만 게임의 수명 연장 및 유저들을 위해 엔진 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 특히 마비노기는 이른바 ‘연어 게임’(유저들이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게임입니다. 그래픽과 편의성이 개선된다면 돌아올 유저들 역시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죠.

이번 마비노기의 엔진 교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국내 게임업계에 좋은 선례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퇴사-취업' 반복하면...실업급여 '최대 50%' 삭감

2치킨값이 금값...배달비 포함하면 1마리에 3만원

3"대화 의지 진실되지 않아"...의대생단체, 교육부 제안 거부

4부광약품 "콘테라파마, 파킨슨병 치료제 유럽 2상 실패"

5"불황인데 차는 무슨"...신차도, 중고차도 안 팔려

6큐라클 "떼아, 망막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반환 의사 통보"

7'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 논란에...정부, 하루 만에 발표 수정

8‘검은 반도체’ 김, 수출 1조원 시대…티맥스그룹, AI로 ‘품질 관리’

9이제 식당서 '소주 한잔' 주문한다...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

실시간 뉴스

1'퇴사-취업' 반복하면...실업급여 '최대 50%' 삭감

2치킨값이 금값...배달비 포함하면 1마리에 3만원

3"대화 의지 진실되지 않아"...의대생단체, 교육부 제안 거부

4부광약품 "콘테라파마, 파킨슨병 치료제 유럽 2상 실패"

5"불황인데 차는 무슨"...신차도, 중고차도 안 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