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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택시 UAM에 통신사들이 집중하는 까닭은?

[통신사, 미래 먹거리 살펴보니]②
SK텔레콤·KT·LG유플러스, 각각 컨소시엄 구성해 UAM 사업에 뛰어들어

2023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조비 에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유영상 SKT CEO가 조비 에비에이션의 UAM 기체에 탑승한 모습. [사진 SKT]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최근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관련 시장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UAM은 도심 내 3차원 공중 교통체계를 활용한 항공운송 생태계로, 도심에서 이동 효율성을 극대화한 미래형 에어택시를 말한다. 전기 수직 이착륙(eVTOL)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PAV)와 결합해 승객이나 화물 운송을 목적으로 운용된다.

국토교통부 K-UAM 로드맵에 따르면, UAM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61억 달러*약 8조원) 규모다. 초기 상용화 시점인 2025년 109억 달러, 2030년 615억 달러로 급성장해 2040년에는 609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UAM 시장이 2040년에 1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2040년까지 국내 UAM 시장 규모가 13조원, 생산유발효과 23조원, 부가가치는 11조원에 이르고 일자리 창출만 16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UAM은 교통혼잡과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체계로 꼽힌다. 미국을 포함해 영국·프랑스·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올해 8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전남 고흥에서 1단계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이후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수도권에서 2단계 실증사업을 완료한 후 2025년에 UAM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UAM은 궁극적으로 자율 주행을 목표로 한다. 네트워크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통신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은 5G를 활용한 통신망 구축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향후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는 6G 통신망 구축이 요구될 전망이다.  

KT는 현대자동차·대한항공·현대건설·인천국제공항공사와 컨소시엄을 꾸리고 UAM 실증 사업에 참여했다. KT는 UAM 통신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 개발, 모빌리티 사업 모델 연구, UATM 교통관리시스템 개발·실증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UAM 전용 5G 항공망 구축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다. KT는 전남 고흥항공센터 일대의 회랑과 버티포트에서 UAM 운항에 필요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항공망에는 KT가 개발한 3차원 커버리지 최적 설계 기술과 네트워크 슬라이스 기술 등이 적용됐다. KT 측은 이를 통해 UAM의 운항 고도인 300~600m에서 안정적인 5G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3차원 커버리지 설계 기술은 5G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3차원으로 적용해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평면적인 공간에 적용하는 지상 커버리지 최적화와 달리, 3차원의 UAM 운항 구간에 빔 패턴을 모델링해 최적화 설계를 진행했다. 이 기술로 UAM이 운항하는 모든 고도에서 커버리지 홀이나 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스 기술은 특수 및 일반 목적의 트래픽을 각각 분리해 통신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UAM이 안정적으로 운항하기 위해서는 관제와 제어 데이터의 전송 신뢰성이 중요한데, KT는 자사가 구축한 항공망은 네트워크 부하가 심한 상황에서도 주요 트래픽들에 대한 전송 품질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유영상 SKT 대표가 직접적으로 UAM 사업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SK텔레콤은 현재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한국기상산업기술원·한국국토정보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UAM 기반 기술 개발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이하 조비)에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양사가 UAM 사업 협력을 위해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동맹을 선언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분투자를 통해 혈맹관계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로 약 2% 규모의 지분(신주 인수)을 확보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UAM 기체 분야의 글로벌 선두 주자인 조비에 투자함으로써 국내 UAM 사업 추진에 있어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이 투자한 조비는 UAM에 활용되는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 개발 분야에 있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비가 개발한 S4 기체는 업계 최고 수준의 속도(322km/h)와 비행거리(241km)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상업 비행용 허가인 G-1 인증을 가장 먼저 승인받았다. 미항공우주국(NASA)과도 기술협력을 하고 있고 미국 공군과는 UAM 기체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2023년 4월 부산 동구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박람회가 개최될 경우 박람회장과 부산 주요 교통 거점을 연결할 도심항공교통(UAM)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SK텔레콤은 이번 지분투자를 통해 조비 기체를 국내에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재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형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에 조비 기체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2025년으로 예상되는 국내 UAM 상용화 시점 이후에도 조비 기체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유영상 대표는 “조비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UAM 기체를 국내에 도입해 UAM 실증사업 추진과 상용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UAM을 통해 고객의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UAM 기술력을 빠른 속도로 높여 한국이 모빌리티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UAM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GS칼텍스·제주항공 등과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부산시와 UAM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지역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UAM 교통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정부 실증사업에 적용하고, UAM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UAM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UAM 조기 상용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서울교통공사는 복합환승센터 도입을 위한 제도 등 행정사항과 버티포트 인프라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노선 운영을 위한 교통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UAM 제반 통신 기술 실증에 나선다.

복합환승센터는 삼성역, 수서역, 구로디지털단지 등과 같이 지하철, GTX, 버스 등 교통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조성한다. 관련 실증과 함께 양사는 UAM 실현 가능성, 기술의 안전성, 지역 주민의 수용성 등 비행환경 조사와 비행경로에 따른 기상 조건, 비행 장애물 등 환경적 요소에 대한 사전 연구를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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