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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파업 종료…일부 병원은 파업 지속

이틀간 140개 의료기관 조합원 수만명 참여
총파업 접고 현장 복귀…“지역별 교섭할 것”

경남 양산의 양산부산대병원 일반병동 로비에 노동조합(노조) 파업으로 인한 정상진료 불가를 알리는 전광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이틀 만에 총파업을 종료했다. 앞서 전국의 140개 의료기관은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자, 이를 고려해 한발 물러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에 요구한 사항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시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에서 4만5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선별 총파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파업을 통해 핵심 의제를 쟁점화했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현장 파업을 계속하는 일부 지부를 제외하고는 선별 총파업 투쟁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19년 만의 총파업…“환자 진료 정상화해야”

이번 총파업은 보건의료노조가 19년 만에 벌인 총파업이다. 사립대병원지부 28곳, 국립대병원지부 12곳, 특수목적공공병원지부 12곳, 대한적십자사지부 26곳, 지방의료원지부 26곳 등이 파업에 참여했다. 경희대병원과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아주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부산대병원 등 20여 곳의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동참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의 확대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제도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원의 정상화 지원 등을 두고 사측과 교섭했으나 타결을 이루지 못해 파업을 결정했다. 정부 또한 이런 요구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있었으나 합당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보건의료노조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갈등이 빚어졌다.

응급수술을 비롯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의료현장에선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혼선이 발생했다. 진료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고 파업이 장기화할 것이란 불안감도 환자들을 중심으로 퍼졌다.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 공백에 대비해 수술을 미루거나 수백명에 달하는 환자를 퇴원시키기도 했다.

“정부와 대화 지속할 것”…2차 파업 불씨도

보건의료노조가 사실상 요구안을 매듭짓지 못한 채 총파업을 종료한 것은 파업으로 인해 국민 건강이 위협될 수 있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적으로도 파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의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둔 점도 총파업을 마치는 이유가 됐다.

다만 일부 지부에선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부산대병원은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을 요구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다음 주까지 파업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조선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 성가롤로병원 등도 노사 갈등이 첨예해 파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교섭을 진행하지 않는 병원에서는 다시 파업을 진행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노조의 파업 종료에 대해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 종료를 결정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병원에서도 노사 협상을 타결해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과 필수 의료 지원대책을 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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