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새마을금고랑 안 친해요”…선긋는 사모펀드들 [허지은의 주스통]
신생 운용사 중심 관계 맺어온 새마을금고
ST리더스PE ‘몰아주기’ 정황…檢 수사 속도
일부 운용사 “출자 사실 전혀 없다” 정정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사모펀드(PEF) 출자 관련 비위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일명 ‘새마을금고 라인’으로 언급된 사모펀드 운용사(PE)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간 새마을금고는 신생·소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출자를 감행하면서, 이들 사이에서 ‘큰 손’ 투자자로 군림해왔는데요. 이미 새마을금고와의 관계가 드러난 운용사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운용사들은 새마을금고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018년 박차훈 현 중앙회장 취임 직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IB), 사모펀드 출자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왔습니다. 특히 신생·소형 운용사들에게도 수천억원대 출자를 아끼지 않았고, 한번 관계가 가까워지면 대형 프로젝트 펀드 건에 특정 운용사를 끼워넣거나, 출자 우선권을 주는 등 특혜도 만연했습니다. 업계에서 ‘새마을금고 충성파’ 라인업이 공공연히 떠돈 배경입니다.
우선 대표적인 새마을금고 라인으로 분류되는 사모펀드 운용사는 ST리더스PE입니다. ST리더스PE는 기업은행 PE본부 팀장이었던 최원석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운용사인데요. 설립 초기엔 소형 딜을 위주로 담당했지만 2020년 새마을금고와 컨소시엄을 꾸려 중형급 금융사 M캐피탈(효성캐피탈)을 인수한 건을 시작으로 급격히 사세가 커졌습니다. M캐피탈 인수를 계기로 새마을금고의 ST리더스PE에 대한 특혜가 이뤄진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그러나 친분도 과하면 독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새마을금고가 특정 운용사에 수천억원대 ‘밀어주기’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드러나면서인데요. 검찰에 따르면 ST리더스PE출신 M캐피탈 부사장 A씨(44)는 2019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 3370억원을 ST리더스PE에 출자하도록 알선했습니다. 이때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소속 B팀장(43)은 A부사장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실제 출자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부사장과 B팀장은 모두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A부사장은 박 회장의 운전기사 출신으로, 금융권 재직 경험이 전무했지만 사모펀드 운용사인 ST리더스PE를 거쳐 M캐피탈 부사장까지 승진하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지난달 19일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중재와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마을금고로부터 출자를 받은 신생 운용사들은 새마을금고와의 친분이 드러나는걸 경계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새마을금고가 설립 10년차 미만 신생 운용사들을 상대로 투자를 집행해온 건과 관련해, 신생 운용사들일수록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새마을금고가 지난 2019년부터 출자한 PE 명단을 보면 ST리더스PE처럼 설립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운용사가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부 운용사는 새마을금고와의 인연이 없다며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S운용사의 경우 2022년 글로벌 에너지기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새마을금고를 앵커 투자자(LP)로 약 1500억원의 자금을 출자받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데요. 취재 차 건넨 기자의 질문에 해당 운용사 관계자는 실제론 새마을금고가 아니라 과학기술인공제회와 군인공제회가 앵커 LP로 참여했다고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설립 이래 새마을금고로부터 출자받은 내역은 전혀 없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새마을금고 관련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이날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박차훈 중앙회장의 자택 등에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이달 6일에는 박 회장에 이어 2인자로 불리는 류혁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에 대해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범죄혐의 일부에 다툴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검찰의 칼날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수뇌부를 향하면서 일각에선 박 회장 사퇴설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비위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박 회장이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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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사모펀드(PEF) 출자 관련 비위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일명 ‘새마을금고 라인’으로 언급된 사모펀드 운용사(PE)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간 새마을금고는 신생·소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출자를 감행하면서, 이들 사이에서 ‘큰 손’ 투자자로 군림해왔는데요. 이미 새마을금고와의 관계가 드러난 운용사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운용사들은 새마을금고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018년 박차훈 현 중앙회장 취임 직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IB), 사모펀드 출자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왔습니다. 특히 신생·소형 운용사들에게도 수천억원대 출자를 아끼지 않았고, 한번 관계가 가까워지면 대형 프로젝트 펀드 건에 특정 운용사를 끼워넣거나, 출자 우선권을 주는 등 특혜도 만연했습니다. 업계에서 ‘새마을금고 충성파’ 라인업이 공공연히 떠돈 배경입니다.
우선 대표적인 새마을금고 라인으로 분류되는 사모펀드 운용사는 ST리더스PE입니다. ST리더스PE는 기업은행 PE본부 팀장이었던 최원석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운용사인데요. 설립 초기엔 소형 딜을 위주로 담당했지만 2020년 새마을금고와 컨소시엄을 꾸려 중형급 금융사 M캐피탈(효성캐피탈)을 인수한 건을 시작으로 급격히 사세가 커졌습니다. M캐피탈 인수를 계기로 새마을금고의 ST리더스PE에 대한 특혜가 이뤄진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그러나 친분도 과하면 독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새마을금고가 특정 운용사에 수천억원대 ‘밀어주기’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드러나면서인데요. 검찰에 따르면 ST리더스PE출신 M캐피탈 부사장 A씨(44)는 2019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 3370억원을 ST리더스PE에 출자하도록 알선했습니다. 이때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소속 B팀장(43)은 A부사장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실제 출자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부사장과 B팀장은 모두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A부사장은 박 회장의 운전기사 출신으로, 금융권 재직 경험이 전무했지만 사모펀드 운용사인 ST리더스PE를 거쳐 M캐피탈 부사장까지 승진하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지난달 19일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중재와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마을금고로부터 출자를 받은 신생 운용사들은 새마을금고와의 친분이 드러나는걸 경계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새마을금고가 설립 10년차 미만 신생 운용사들을 상대로 투자를 집행해온 건과 관련해, 신생 운용사들일수록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새마을금고가 지난 2019년부터 출자한 PE 명단을 보면 ST리더스PE처럼 설립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운용사가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부 운용사는 새마을금고와의 인연이 없다며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S운용사의 경우 2022년 글로벌 에너지기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새마을금고를 앵커 투자자(LP)로 약 1500억원의 자금을 출자받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데요. 취재 차 건넨 기자의 질문에 해당 운용사 관계자는 실제론 새마을금고가 아니라 과학기술인공제회와 군인공제회가 앵커 LP로 참여했다고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설립 이래 새마을금고로부터 출자받은 내역은 전혀 없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새마을금고 관련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이날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박차훈 중앙회장의 자택 등에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이달 6일에는 박 회장에 이어 2인자로 불리는 류혁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에 대해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범죄혐의 일부에 다툴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검찰의 칼날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수뇌부를 향하면서 일각에선 박 회장 사퇴설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비위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박 회장이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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