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당근마켓 ‘티아트’ 개발”…미술산업 대중화 앞장서다 [이코노 인터뷰]
임영수 더아트나인 대표 인터뷰
작품 중고거래 플랫폼 ‘티아트’…안심 보증 서비스 탑재
“미술 거래 시장 투명하게, 대중 관심 높이는 게 목표”
임 대표는 지난 2018년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가 상생할 수 있는 아트 마켓 플레이스 기업인 더아트나인을 설립했다. 미술 플랫폼(갤러리 부킹)을 시작으로 디지털 콘텐츠 제공, 작가 매니지먼트, 미술 교육, 아트페어 등 미술 시장에서 상생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미술 작품도 중고로 직거래…오는 9월 론칭
임 대표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것은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미술 작품 중고거래 플랫폼 ‘티아트’다. 티아트는 한마디로 미술 작품 거래용 ‘당근 마켓’이다. 임 대표는 미술 작품의 전문화된 리세일 유통 플랫폼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티아트를 구상해 개발에 성공했다.
“미술 작품이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에 올라와 일반 상품처럼 거래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요. 미술품 전용 유통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죠. 개인이 소장한 미술품 매매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면 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신시장 또한 구축될 수 있다고 봤거든요. 또 미술품 거래 정보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도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티아트는 작품 거래뿐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미술 감정평가 서비스나 직거래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작품 보증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비싼 작품뿐 아니라 값어치 있는 작품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임 대표는 이 모든 서비스가 티아트를 통해 가능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은 직방, 다방 등 전문화된 플랫폼이 있잖아요. 그 안에서 중고거래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거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미술품도 플랫폼 안에서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겁니다. 단순히 미술 작품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미술이 산업화되는 과정인거죠. 미술품도 어찌보면 명품이잖아요. 비싼 기관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티아트를 통해 검증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거죠.”
금융권 출신 CEO…아트 파이낸스로 영역 확장
금융권에 몸담았던 임 대표는 평소 미술 관련 산업을 관심있게 바라봤다. 업계 사람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해오면서 예술 산업으로 금융의 영역을 확장해야 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2005년 금융업계에 붐이 일었던 아트 펀드가 계기가 됐다. 아트 펀드는 예술품을 사들인 뒤 이를 다시 되팔아 남긴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대안 펀드 중 하나다.
“2005년 아트 펀드가 한창 붐이었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풀 꺾였죠. 과정을 쭉 살펴보니 초기 시장 자체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거였어요. 아트 펀드를 운용했던 금융권은 미술 산업을 잘 모르고, 미술은 금융업계를 잘 몰랐던 거죠. 그래서 손실이 나는 경우가 있었고요. 미술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요·공급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미술 시장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잖아요. 작품에 돈이 담기면 자산이 될 수 있거든요. 이러한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고, 대중이 관심을 갖고 미술 산업을 바라볼 수 있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죠.”
처음에 시작한 사업은 예술과 관련된 작가‧작품‧서비스 등을 매칭해주는 아트 포털 서비스 ‘갤러리 부킹’이다. 대관을 필요로 하는 갤러리와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를 연결하는 포털 사이트다. 전국 각지의 갤러리 및 전시 정보, 신진 아티스트들을 홍보했다. 또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작품과 블록버스터 전시 및 호텔 아트페어를 개최해 수익을 창출했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도 더아트나인의 주 업무 중 하나다. 실력 있는 무명의 예술가를 발굴해 전시나 홍보 등을 지원하고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글로벌 아티스트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아트 파이낸스의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임 대표는 작가의 ‘작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미래 가능성’에 투자해 작가의 작품 판매 수익을 분배하는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을 펼쳐 시장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신진 작가를 발굴해 계약을 맺고, 이들이 일정 기간 제작하는 미술 작품의 판매 수익 일부를 NFT 구매자들에게 분배하는 사업을 진행했어요. 여러 NFT로 발행하고 NFT 시장을 통해 판매하면서 누구나 쉽게 작가의 재능과 미래 가능성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들게하는 게 목표였죠. NFT를 통해 작가도 일시적으로 현금을 받아 작품 활동에 활용하고, 저희는 운용사 입장에서 작가의 매니지먼트와 아트페어 전시를 지원하고 마케팅 홍보를 하는 상생 모델이죠.”
최근에는 이 영역을 더 발전시켜 미술 작품을 증권형토큰(STO)으로 발행해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도 검토 중이다. 임 대표는 앞으로도 아트 파이낸스 관련 다양한 시도와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거래가 이뤄지는 투명한 미술 시장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술 시장이 투명해져야 산업도 성장하고 투자도 활성화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작품을 단순히 대체자산으로만 보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컬렉터가 투자 관점으로만 접근하기 보다는 작가와 작품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느꼈으면 해요.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을 사서 응원하고 후원하는 팬덤 문화가 미술계에도 확산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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