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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10억 클럽’ 가입한 외국계 기업 14곳 명단공개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 보고서]

[기부금으로 본 외국계 기업의 두 얼굴]②
가장 많은 기부금 지출한 ‘기부왕’은 ‘라이나생명’
10억원 이상 기부 외국계 기업은 100곳 가운데 14곳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외국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은 좋지 않다. 오래전부터 국내에서 많은 돈을 벌어들이면서도 기부금 지출을 비롯한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외국계 기업이 기부에 인색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기부한 외국계 기업이 조사 대상 기업 100곳 가운데 14곳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18곳보다는 3곳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지출한 기부왕은 라이나생명보험(라이나생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라이나생명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은 101억914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 외국계 기업 가운데 2년 연속으로 100억원대 기부금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노바티스…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70% 넘어 

라이나생명 다음으로는 에쓰오일(S-Oil)이 70억5300만원의 기부금을 지출해 2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라이나생명과 S-Oil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 규모다. 라이나생명의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4542억원인데 비해 S-Oil은 3조4026억원이나 됐다. 영업이익 덩치로 따지면 S-Oil이 라이나생명보다 7배 이상이지만, 라이나생명의 기부금이 더 높아 눈길을 끌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만 놓고 보면 라이나생명은 2.2% 수준이었으며, S-Oil은 0.2%에 불과했다. 

3~5위권에는 ▲한국노바티스(31억5000만원)  ▲유한킴벌리(31억2760만원)  ▲동양생명(31억2600만원)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노바티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4억75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무려 70.4%나 됐다. 지난 2021년에도 33억3900만원의 영업이익에 기부금은 28억2850만원으로 그 비율이 84.7%에 이르렀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만 놓고 보면 제약 업체인 한국노바티스가 이번 조사 대상 외국계 기업 100곳 중 가장 높아 주목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9억530만원으로 동양생명 다음으로 6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10억원대를 기부한 7위~14위까지 기업은 ▲도레이첨단소재(19억2050만원) ▲BMW코리아(18억1490만원) ▲한국필립모리스(14억3540만원) ▲메트라이프생명보험(13억7700만원) ▲코스트코코리아(12억8460만원) ▲폭스바겐그룹코리아(12억3300만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10억2800만원) ▲샤넬코리아(10억1580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억원 이상 기부를 한 외국계 기업 14곳 중 8곳은 2021년 대비 기부금이 증가했지만 6곳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명품 업체인 샤넬코리아는 2021년 기부금이 7억원 수준이었는데 작년에 기부금 10억 클럽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사 대상 100곳의 외국계 기업 중 작년에 기부금이 1억원 이상 되는 기업은 34곳이었다. 이들 34개 기업 중 2021년 대비 2022년에 기부금이 1억원 이상 늘어난 곳은 11곳이었고, 10% 이상 증가한 곳도 11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기부금 액수가 1억원 이상 증가한 곳 중에서는 한국노바티스가 가장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노바티스의 2021년 기부금은 28억2850만원이었는데 1년 새 3억2210만원 이상 기부금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샤넬코리아도 2021년 7억2800만 원이었는데 1년 새 3억1300만원 이상 기부금을 늘렸다. 

2021년 대비 2022년에 2억원 이상 기부금을 늘린 곳은 ▲코스트코코리아(2억5800만원↑) ▲BMW코리아(2억3700만원↑) ▲불가리코리아(2억2440만원↑)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명품 업체인 불가리코리아의 기부금은 2021년 1억원에서 지난해 3억2400만원으로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1억원 이상 기부금을 늘린 기업은 6곳으로 집계됐다. ▲한국화이자제약(1억7120만원↑) ▲나이키코리아(1억6590만원↑) ▲유한킴벌리(1억3250만원↑) ▲올림푸스한국(1억920만원↑) ▲제이티인터내셔널(1억900만원↑) ▲에르메스코리아(1억280만원↑) 등이다.

2021년 대비 2022년 기부금 증가율을 살펴보면, 일본계 담배회사에서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제이티인터내셔널코리아가 가장 높은 기부금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2021년 기부금은 3100만원이었는데 2022년에는 기부금 1억4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기부금 증가율은 351.6%에 달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같은 기간 제이티인터내셔널코리아의 영업이익은 85억1800만원에서 84억600만원으로 1.3% 정도 소폭 하락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2004억원에서 1997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기부금은 크게 늘린 셈이다. 

보험회사인 악사(AXA)손해보험도 2021년 6800만원이던 기부금이 2022년에는 1억4880만원으로 118.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악사손해보험의 경우 영업이익이 96억3900만원에서 138억4900만 원으로 43.7% 상승했는데, 기부금은 영업이익 상승률보다 더 큰 폭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30~40%대로 기부금이 늘어난 곳은 4곳이다. ▲한국화이자제약(46.1%↑) ▲샤넬코리아(44.5%↑) ▲올림푸스한국(43%↑) ▲나이키코리아(31.2%↑)가 이들 그룹에 포함됐다. 이중 올림푸스한국은 2021년 대비 2022년 영업이익이 324억9000만원에서 209억9600만원으로 35.4%나 줄어든 상황에서도 기부금은 40% 이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0~20%대로 기부금을 증가시킨 기업도 5곳 있었다. ▲코스트코코리아(25.1%↑) ▲에르메스코리아(22.4%↑) ▲BMW코리아(15%↑) ▲한국노바티스(11.4%↑) ▲볼보그룹코리아(10.2%↑) 순으로 기부금 증가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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