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아이스크림 가격, 눈뜨면 오른다”…추석 이후 물가 ‘비상’
추석 연휴 이후 우유·설탕값 줄줄이 오른다
서울우유에이어 매일·남양유업, 10월부터 우유값 ↑
밀크인플레이션, 슈거플레이션 본격화...소비자 물가공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추석 연휴가 맞물린 10월 1일부터 우유를 비롯한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다. 우유 원유 값 상승에 서울우유를 필두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탕 등 서민 계층 생활에 필수적인 주요 식료품 값이 연이어 들썩이면서 추석 연휴 이후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에 이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원윳값 인상을 반영해 이달 1일부로 제품 가격을 올린다. 매일유업은 마트 판매용 흰우유 제품 가격을 900㎖ 기준 2900원 후반대로 인상한다. 이 외에도 흰우유 제품 출고가는 이전보다 4~6%, 가공유 제품군은 5~6%, 발효유와 치즈 제품군은 6~9% 각각 인상할 계획이다. 다만 매일유업은 앞서 가격을 100~200원 내린 컵커피 14종 가격은 유지하고, 단백질 음료인 ‘셀렉스 프로핏 드링크’(330㎖) 가격은 3500원에서 3300원으로 인하할 예정이다.
남양유업도 이달 1일부터 흰우유 대표 제품인 ‘맛있는우유GT 900㎖’ 출고가를 4.6% 인상한다. 이에 따라 마트 판매가는 2900원 후반대로 오를 전망이다. 이 외 요거트, 치즈 등 기타 유제품 출고가격은 평균 7% 인상할 예정이다.
동원F&B, 빙그레 등 다른 유가공 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품 출고가를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들의 이 같은 선별적인 가격 인상은 서울유유협동조합(이하 서울유유)이 가격 인상을 결정한 방식과 비슷하다. 서울우유는 대형 할인점에 공급하는 흰우유 1ℓ(나100%우유) 가격을 이전보다 3% 높인 2980원으로 책정했으나 이외 200㎖, 1.8ℓ 제품군은 가격 인상률은 4.7~11.7%로 차등 적용했다. 당초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 올릴 예정이었던 요거트 비요트는 인상률이 너무 높다는 부정적 여론을 반영해 2000원으로 인상 가격을 재조정했다.
이번 유업계의 가격 인상은 원재료인 원윳값 인상에 따른 것이다. 낙농업계와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원유 가격 인상 폭을 ℓ(리터)당 음용유 88원(8.8%), 가공유 87원(10.9%)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음용유용 우유 기본 가격은 ℓ당 1084원, 가공유용은 ℓ당 887원으로 정해졌다. 올해 인상 폭은 원유 생산비 연동제 시행 첫 해인 2013년 106원(12.7%) 이후 최고치다.
유업체들은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인상폭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윳값 인상 분 외에 기타 가격 인상 요인에 대한 가격 반영은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이후 우유와 설탕값 상승에 따른 밀크인플레이션과(우유+인플레이션)과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보면 국제 설탕 가격 지수는 지난 5월에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157.2(2014~16년을 100으로 한 지수)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7월에도 146.3으로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설탕 가격 수준은 식물성기름(129.8), 곡물(125.9), 육류(117.8), 우유류(116.3) 등 다른 주요 농산물 가격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소금, 설탕 등 서민 계층 생활에 필수적인 주요 식료품 값이 연이어 들썩이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특히 설탕을 많이 쓰는 빵·과자·음료·아이스크림 등 공산품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도 생겨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빵이나 과자 등 식품 제조원가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으로 적어 설탕 가격 상승이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슈거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설탕 및 관련 제품 사재기와 같은 부정적인 여파를 가져올까 분위기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