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복귀’ SK바사, 2년 만에 ‘왕좌 탈환’ 노린다 [달라진 독감백신 시장]①
빨라진 독감 유행 시기…SK바사, 스카이셀플루 생산 재개
치열해지는 독감 백신 시장, ‘백신 명가’ GC녹십자 전략은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감기처럼 익숙하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감기는 쉽게 걸릴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는 환절기에 감기 환자가 빠르게 늘어난다. 감기에 걸리면 통상 기침과 가래를 비롯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보다 심한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 있다. 겨울철 손님인 ‘독감’ 이야기다. 감기와 독감은 비슷하지만,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다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 등 200여 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생한다. 이와 달리 독감은 ‘인플루엔자’라는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했을 때 나타난다.
인플루엔자 감염증, 이른바 독감은 매년 겨울철에 유행한다. 날이 부쩍 쌀쌀해졌을 때 38℃ 이상의 고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독감에 걸렸을 수 있다. 독감 환자는 두통이나 근육통, 피로감도 느껴 “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은 통증을 앓기도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재채기하면 입을 통해 침방울이 분비되는데, 이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퍼진다. 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 특히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거나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더 큰 위험이 있는 소아나 노인, 폐·간질환자는 국가에서 추진하는 예방접종 사업의 대상자다.
독감은 매년 찾아오기 때문에 세계 각국 정부에서는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바람이 차가워지는 10월부터 연말인 12월까지 통상 독감백신을 맞는다. 이 시기에 맞춰 국내 제약기업들도 바쁘게 움직인다. 정부가 독감백신 물량의 상당수를 사들이기 때문에 이 예방접종 사업의 시기에 맞춰 독감백신을 생산, 출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빠르게 유행해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올해는 인플루엔자가 계속 유행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중증화될 공산이 큰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임신부, 어린이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SK바사, 유정란 배양 백신으로 선택권 넓혀
빨라진 독감 유행 시기만큼 주목해야 하는 것은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기업들이다. 올해는 독감백신 시장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시 뛰어들어 더 주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하기 위해 이 회사가 그동안 생산했던 자사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생산을 중단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만들어진 유일한 국산 백신이었던 터라 유정란 방식의 독감백신을 맞기 어려운 예방접종 대상자가 불편을 겪었다. 유정란 방식은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해 백신을 생산하는 것으로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면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을 맞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유행 시기에 맞춰 전국 곳곳에 독감백신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9월 경북 안동에 있는 이 회사의 공장에서 대표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의 물량 일부를 출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국내 보건소와 병의원 등에 공급하는 독감백신은 예방접종을 500만 회 할 수 있는 물량이다. 앞서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공장장은 “스카이셀플루는 고도화된 대한민국 백신 기술력의 결정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독감백신 시장에 복귀해 국민의 독감백신 선택권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정부의 독감백신 예방접종 사업 일정에 맞춰 보건소 등에 공급하는 물량도 상당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참여한 독감백신 공급사 6곳 중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공급 물량이 가장 많다. 정부는 이들 업체로부터 올해 독감 유행 기간 1121만 회 규모의 독감백신을 구매할 예정이며 이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급하는 물량은 22%가량인 242만 회 규모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한국백신, GC녹십자, 일양약품, 보령바이오파마 등이 각각 200만 회, 175만 회, 174만 회, 170만 회, 160만 회 규모의 독감백신 물량을 공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년 만에 이 시장에 돌아온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상당한 저력을 발휘한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장에 복귀하며 다른 백신 생산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 회사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지난 2020년 스카이셀플루로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할 만큼 선두를 달렸기 때문이다. 당장 SK바이오사이언스가 NIP에서 물량 상당수를 공급하기로 하며 ‘백신 명가’로 꼽혀온 GC녹십자의 독감백신 공급 비중이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GC녹십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기 전까지 자사 제품인 지씨플루를 앞세워 1위를 차지했었지만, 지난 2020년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 자리를 내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한 지난 2년 동안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이를 제외하고도 이번 겨울 독감백신 시장에서는 10여 개 기업이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시장보다 도즈당 제품의 가격이 다소 높은 민간시장에서 기업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독감백신의 가격은 공공시장에서 도즈당 1만원대, 민간시장에서는 1만5000~2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일반 접종을 기준으로 독감백신을 접종하려는 사람이 아직 많지는 않다”면서도 “통상 10월부터 독감백신을 접종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독감백신 가격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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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감염증, 이른바 독감은 매년 겨울철에 유행한다. 날이 부쩍 쌀쌀해졌을 때 38℃ 이상의 고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독감에 걸렸을 수 있다. 독감 환자는 두통이나 근육통, 피로감도 느껴 “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은 통증을 앓기도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재채기하면 입을 통해 침방울이 분비되는데, 이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퍼진다. 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 특히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거나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더 큰 위험이 있는 소아나 노인, 폐·간질환자는 국가에서 추진하는 예방접종 사업의 대상자다.
독감은 매년 찾아오기 때문에 세계 각국 정부에서는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바람이 차가워지는 10월부터 연말인 12월까지 통상 독감백신을 맞는다. 이 시기에 맞춰 국내 제약기업들도 바쁘게 움직인다. 정부가 독감백신 물량의 상당수를 사들이기 때문에 이 예방접종 사업의 시기에 맞춰 독감백신을 생산, 출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빠르게 유행해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올해는 인플루엔자가 계속 유행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중증화될 공산이 큰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임신부, 어린이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SK바사, 유정란 배양 백신으로 선택권 넓혀
빨라진 독감 유행 시기만큼 주목해야 하는 것은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기업들이다. 올해는 독감백신 시장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시 뛰어들어 더 주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하기 위해 이 회사가 그동안 생산했던 자사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생산을 중단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만들어진 유일한 국산 백신이었던 터라 유정란 방식의 독감백신을 맞기 어려운 예방접종 대상자가 불편을 겪었다. 유정란 방식은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해 백신을 생산하는 것으로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면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을 맞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유행 시기에 맞춰 전국 곳곳에 독감백신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9월 경북 안동에 있는 이 회사의 공장에서 대표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의 물량 일부를 출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국내 보건소와 병의원 등에 공급하는 독감백신은 예방접종을 500만 회 할 수 있는 물량이다. 앞서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공장장은 “스카이셀플루는 고도화된 대한민국 백신 기술력의 결정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독감백신 시장에 복귀해 국민의 독감백신 선택권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정부의 독감백신 예방접종 사업 일정에 맞춰 보건소 등에 공급하는 물량도 상당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참여한 독감백신 공급사 6곳 중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공급 물량이 가장 많다. 정부는 이들 업체로부터 올해 독감 유행 기간 1121만 회 규모의 독감백신을 구매할 예정이며 이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급하는 물량은 22%가량인 242만 회 규모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한국백신, GC녹십자, 일양약품, 보령바이오파마 등이 각각 200만 회, 175만 회, 174만 회, 170만 회, 160만 회 규모의 독감백신 물량을 공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년 만에 이 시장에 돌아온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상당한 저력을 발휘한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장에 복귀하며 다른 백신 생산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 회사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지난 2020년 스카이셀플루로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할 만큼 선두를 달렸기 때문이다. 당장 SK바이오사이언스가 NIP에서 물량 상당수를 공급하기로 하며 ‘백신 명가’로 꼽혀온 GC녹십자의 독감백신 공급 비중이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GC녹십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기 전까지 자사 제품인 지씨플루를 앞세워 1위를 차지했었지만, 지난 2020년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 자리를 내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한 지난 2년 동안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이를 제외하고도 이번 겨울 독감백신 시장에서는 10여 개 기업이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시장보다 도즈당 제품의 가격이 다소 높은 민간시장에서 기업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독감백신의 가격은 공공시장에서 도즈당 1만원대, 민간시장에서는 1만5000~2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일반 접종을 기준으로 독감백신을 접종하려는 사람이 아직 많지는 않다”면서도 “통상 10월부터 독감백신을 접종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독감백신 가격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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