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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미래 먹거리로 초거대 AI 공개…경쟁 치열해

[막 오른 통신 3사 AI대전]①
SKT ‘AI 피라미드 전략’ 내세워…‘글로벌 AI 컴퍼니’ 실현 계획
KT 초거대 AI ‘믿음’ 출시…모든 기업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방
LG유플 소비자 위해 익시젠 제공…전문가 전용 초거대 ‘엑사원’ 활용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023년 9월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오랜 기간 ‘탈통신’을 외쳐왔던 통신 3사가 최근 미래 먹거리로 초거대 인공지능(AI)을 내세우고 있다.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3사는 자체 거대 언어 모델(LLM) 개발과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AI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시장은 2032년에 약 1조 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며, 한국IDC에선 국내 AI 시장이 2027년 4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 노리는 SKT

SKT는 지난 9월 T타워 수펙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와 전방위 협력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유영상 SKT 사장은 간담회에서 AI 인프라·AIX·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자사의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낸 전략이다. 새로운 산업 혁신을 만들어 줄 주체이면서 SKT의 지향점인 ‘글로벌 AI 컴퍼니’까지 실현해 줄 열쇠다.

유 사장은 이를 통해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년~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2024년~2028년) 33%로 약 3배 확대해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AI 피라미드 제일 하단에 위치한 AI 인프라 영역은 SKT의 첨단 기술 역량이 집결된 영역으로,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LLM 등이 해당한다. AI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공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력 과다 사용·탄소 배출 급증 등 새로운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SKT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을 돕는 액침냉각 시스템·수소 연료전지 등의 에너지 솔루션을 도입하고, 여기에 더해 사피온의 NPU(Neural Processing Unit), 하이닉스의 HBM 등을 패키징해 더 높은 마진율을 내는 AI 호스팅 사업으로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SKT가 설립한 AI반도체 전문기업인 ‘사피온’은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올해 말 출시한다. X330은 경쟁사의 최신 추론용 모델 대비 연산 성능 약 2배, 전력 효율도 1.3배 우수하다. 또한 경쟁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업체와 협력을 진행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SKT는 자사의 AI 기술 브랜드를 ‘에이닷엑스’(A.X)라고 확정하고 초거대언어모델 이름도 ‘에이닷엑스(A.X) LLM’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SKT는 멀티 LLM 전략을 추구하는데,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양질의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자강(自强)과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굵직한 AI 플레이어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협력(協力), 투 트랙으로 다양한 라인업과 이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는 점이 핵심이다.

AI 피라미드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AIX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코어 비즈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함과 동시에, 모빌리티, AI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 등 SKT의 AI 역량을 인접영역까지 확장하며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SKT는 UAM, 엑스칼리버 등의 AI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AI 혁신을 이어가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미디어, 애드테크 등 영역도 AI 혁신에 나선다. SKT는 2022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한국어 LLM 서비스 ‘에이닷’도 1년여 만에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SKT는 에이닷이 고객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혁신하고 일상과 AI 서비스 연결을 확대해 ‘나만의 AI 개인비서’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생성형 AI로 촉발된 파괴적 혁신은 산업, 사회, 생활 전 영역에서 이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SKT는 ‘자강과 협력 기반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AI 컴퍼니 실행력을 가속화하고 AI 관련 리소스 투자도 지속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거대 AI ‘믿음’ 선보인 KT

KT는 지난 10월 말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초거대 AI ‘믿음’(Mi:dm) 출시를 발표했다.

출시하는 모델은 총 4종으로,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게 완전 맞춤형(Full Fine-Tuning)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AI 풀스택을 통해 KT 클라우드와 함께 믿음의 기업 전용 AI 클라우드팜(Mi:dm CloudFarm)을 패키지로 제공해, 별도 개발 및 학습 인프라가 없더라도 누구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초거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KT 초거대 AI 믿음 간담회 모습 [사진 KT]

KT는 초거대 AI를 활용하고 학습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에 믿음의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을 개방한다. 이를 위해 ‘KT 믿음 스튜디오(KT Mi:dm Studio)’라는 전용 포털을 오픈해 고객에게 편리한 개발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선 KT 믿음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선택·학습·서빙할 수 있는 맞춤형 환경이 구성된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방대한 데이터 세트로 학습한 초거대 AI 핵심 기반 모델을 말한다. 오픈 AI사의 자연어 처리 모델 GPT가 대표적이다. 보다 복잡한 기술의 구현이나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기업에서 원하는 형태로 미세조정(Fine-Tuning: 파인 튜닝)을 거쳐 다양한 AI 응용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초거대 AI를 사용하고 싶지만 수십억에서 수천억에 달하는 파라미터 모델을 직접 만들 여력이 없는 대다수 기업의 경우, 기존에 공개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튜닝해 활용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하지만 데이터 자주권(Sovereign AI) 차원에서 빅테크에 데이터가 종속될 수 있다는 보안 우려가 있고, 무엇보다 기존 상업용 파운데이션 모델은 풀 파인 튜닝(FFT)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KT는 이러한 기업 고객들의 갈증을 해결하고자 이번에 국내 업계 최초로 조(兆) 단위 데이터의 사전 학습을 완료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믿음을 개방한 것이다. 이를 통해 LLM(거대언어모델)의 B2B 사업화를 가속하고,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원하는 AI 사업 모델과 응용 서비스의 폭발적 확산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KT 믿음의 또 하나의 장점은 강력한 신뢰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간 생성형 AI가 산업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되는데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진 문제점은 바로 ‘AI의 환각 답변’이었다. KT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과 추론, 답변 모든 단계에서 신뢰성을 높일 세 가지 기술을 개발해 믿음에 적용했다.

KT는 이번 믿음 출시를 계기로 기업 전용 LLM 사업화, 새로운 AI 혁신 사업 발굴 등 우선 B2B 시장에 집중한다. 이후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의 5대 영역으로 초거대 AI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스타트업 개방 생태계를 통해 초거대 AI 기반 비즈니스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는 기업전용 LLM 사업화에 ‘업스테이지’, Math-GPT를 비롯한 교육 영역에선 ‘콴다’와 ‘에누마’, 기업용 업무 개인비서 영역에는 ‘비아이매트릭스’ 등 다양한 AI 스타트업들과 ‘믿음’을 활용한 AI 사업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국내 및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송재호 부사장은 “초거대 AI 시장은 세계적 빅테크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참여하며 급격한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KT는 차별화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방하고 대한민국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통신 맞춤형 AI 선보인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도 지난 10월 말 회사가 보유한 통신·플랫폼 데이터와 AI 기술 역량을 활용해 통신 맞춤형 AI인 ‘익시젠’(ixi-GE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자사 고객을 위한 통신·플랫폼 서비스에는 익시젠을, 전문가 전용 초거대 AI 서비스에는 LG AI연구원과 협력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각각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황규별 LG유플러스 CDO(전무)는 “지난해 AI 통합 브랜드인 익시를 소개한 데 이어,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통신에 특화된 ‘익시젠’을 개발할 것”이라며 “익시젠을 중심으로 LG AI연구원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초거대 AI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AI 브랜드 익시의 AI 기술을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 LG유플러스]

익시젠(ixi-GEN)이라는 이름은 ‘익시’(ixi)와 ‘생성형 AI’를 결합한 것으로,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의 원천 AI 소스에 기반해 LG유플러스의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대형언어모델(LLM)이다. 익시젠은 일반 범용 LLM과 달리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추가 학습해 통신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통신에 집중한 만큼 컴퓨팅 자원 및 비용을 효율화하고, 속도감 있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유플러스의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통해 학습한 만큼, 익시젠은 통신 서비스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상반기 중 익시젠 서비스를 본격 출시하고, 너겟·IPTV 등 고객 접점이 많은 서비스 및 플랫폼에 챗봇 형태로 적용할 계획이다. 익시젠 기반의 챗봇은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 추천부터 정교한 상담까지 초개인화된 안내를 제공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한 익시젠과 함께 LG AI연구원의 엑사원, 구글·MS의 AI와 협력하는 초거대 AI 3대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첫 단계로 초거대 AI를 활용해 B2B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엑사원과 협력해 지난 9월 유통·금융·제조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형 AICC를 출시했다. 기업 고객은 초기 구축 비용 부담 없이 콜봇이나 실시간 대화록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AI 협력도 본격화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MS의 애저를 활용해 챗에이전트 서비스를 개발, 자사 구독 플랫폼인 ‘유독’에 적용했다. 유독에 적용된 챗에이전트는 정해진 답변만 하는 일반 챗봇과 달리, 고객에게 구독 서비스 상품을 추천하고, 구독 방법을 알려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자체 제작한 익시젠과 엑사원 그리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초거대 AI를 적절히 활용해 고객사에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을 중심으로 한 초거대 AI 경쟁력 확보 전략에 이어 자체 개발한 ▲검색 ▲추천 ▲예측 ▲비전 등 AI엔진도 고도화한다. AI 통합 브랜드 ‘익시’ 산하에 확보된 각종 AI 엔진의 성능을 개선해 LG유플러스의 각종 플랫폼에 적용,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브랜드 출시 1년 동안 익시는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했다. 익시의 ‘검색 AI’ 기술은 IPTV 서비스인 U+tv NEXT 2.0에 고도화된 형태로 적용, IPTV/OTT 콘텐츠명에 최적화된 사용자 음성 인식 및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한 검색 기능으로 강화됐다. 그 결과 고객이 검색한 결과를 실제로 시청하는 시청 전환율이 6.9%포인트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익시의 ‘추천 AI’ 기술은 키즈 전용 서비스인 ‘아이들나라’와 U+tv NEXT 2.0에 적용, 매일 발생하는 1000만 건의 고객 이용 데이터를 활용해 추천 엔진 고도화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아이들나라의 콘텐츠 노출 대비 클릭률은 35% 성장했고, U+tv NEXT 2.0은 AI가 추천한 콘텐츠를 선택하는 트래픽이 144% 증가했다

또한 ‘예측 AI’ 기술은 통합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인 ‘스포키’가 제공하는 승부 예측 서비스에 적용돼 2023 한국프로야구(KBO) 정규 리그에서 LG트윈스의 승리를 65% 확률로 예측했고, ‘비전 AI’ 기술은 스포키에 적용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자동 생성하는 '득점 장면 AI 하이라이트' 서비스 출시로 이어졌다.

향후 LG유플러스는 내재화된 AI 기술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LG AI연구원과 기술 및 개발 역량 협력은 물론, 멘토링 교육 등을 통한 AI 인력 육성, 주기적인 AI 기술 트렌드 교류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황규별 CDO는 ”통신 및 플랫폼 영역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제공,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겠다는 ‘U+3.0’ 전략을 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통신 서비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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