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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첨가물 즉석밥으로 홍보하더니...하림 ‘순수한 밥’ [망했어요]

"100% 국내산 쌀과 물로만 지었다" 강조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1년 채 안돼 단종

2021년 하림이 출시한 즉석밥 ‘순수한 밥(이하 순밥)’ 제품. [사진 하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식문화가 서구식 위주의 패스트푸드 위주로 점차 변해가면서 쌀밥을 주식으로 한 우리고유의 식문화가 점점 붕괴되어 가고 있다. 순수 우리밥을 이용한 편의식품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해 집에서 먹는 밥맛과 똑같은 가공밥 생산에 눈을 돌리게 됐다.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 전문직 종사자 등 소비자들은 간편하고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면서도 집에서 한 것처럼 맛있는 밥을 원했다. 이때 탄생한 것이 바로 ‘즉석밥’이다. 

최근 발표한 농식품부의 쌀 가공식품 시장규모는 약 1조원 수준이다. 전체 식품매출액의 2%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했으나, 한편으로는 세부 품목별 시장규모를 조사한 결과, 약 1조8000억원으로 집계할 수도 있다. 이들 제품 중 즉석밥류가 전체 쌀 가공식품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의 ‘햇반’과 오뚜기의 ‘오뚜기밥’, 동원의 ‘센쿡’이 경쟁하고 있었는데, 2021년 하림이 ‘순수한 밥(이하 순밥)’이라는 새로운 즉석밥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하림의 순밥은 산도조절제, 보존제 등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한 프리미엄 즉석밥이다. 갓 도정한 국내산 쌀과 깨끗한 물을 사용해 집에서 짓는 밥맛을 구현한 제품이라는 것이 하림의 설명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즉석밥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무첨가물, 프리미엄 내세웠지만 1년 만 단종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5년 2254억원 수준이던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2019년 4938억원대로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1인 가구 증가 등을 고려하면 올해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2019년 때보다 크게 높아졌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간편지향적 소비자 욕구를 충족한 제품으로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생산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커지며 즉석밥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당시 산도조절제나 보존제 등을 넣지 않은 차별성을 내세웠지만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이내 ‘순밥’은 단종됐다. 개당 2100원이라는 고가에 출시 1년도 안 지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당시 온라인 개당 최저가 기준은 햇반 790원, 오뚜기밥 730원, 순수한밥 1450원으로 하림 가격이 가장 높았다.

무엇보다 하림은 순수한밥 출시 당시 무첨가물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논란을 키운 바 있다. 하림은 순수한밥이 무첨가물 제품이라고 밝히며 마치 다른 경쟁사 제품에는 첨가물이 들어있다는 오해를 샀고,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에 일파만파 번졌다. 다만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자사 제품에 들어간 첨가물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명하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다.

이후 하림은 더미식(The미식) 밥을 출시, 가장 큰 차별점은 다른 첨가물 없이 100% 국내산 쌀과 물로만 지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즉석밥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집에서 지은 밥처럼 쌀과 물로만 지었기 때문에 알칼리성 정도를 나타내는 수소이온농도를 측정해보면 집에서 지은 밥과 같은 중성(pH 7)이 나온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김홍국 회장은 "집에서 즉석밥을 내놓을 때 식구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못해준다는 미안함, 뭔가를 첨가했을 것 같은 찝찝함, 어린 자녀들에게는 인스턴트 식품을 준다는 죄책감까지 느낀다고 한다"며 "제대로 만든 집밥을 편리하고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어떤 미안함도 죄책감도 갖지 마시고 편하게 즉석밥을 드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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