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일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올해 5년 만에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선 경영인이 있습니다. 경영 성과를 낸 회사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특정 계열사 본사를 방문한 것인데요. 임직원 격려뿐 아니라 지속 성과 창출을 강조하고 관련 산업과의 상생 등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외부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른바 ‘은둔의 경영인’이라고 불린 인물이 새해 들어 CJ올리브영과 CJ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주인공입니다. 

재계 등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2019년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다녀간 이후 5년 만에 현장 경영에 나선 겁니다. 이 회장은 CJ올리브영 방문 당시 “올리브영은 다가올 위기에 미리 대비해 온리 원(ONLY ONE) 성과를 만든 사례”라고 격려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시기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역량 강화를,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시장 재확대에 따른 성공적 대비 등 미래 위기를 사전에 대응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죠. “단순히 실적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고 일하는 방식이 그룹의 다른 회사도 배워야 할 모범”이라고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임직원 격려뿐 아니라 성과 창출 지속, 관련 산업과의 상생 등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선제적으로 미래를 대비해 달라”라며 O2O 사업의 초격차 강화, 글로벌 진출 가속화를 화두로 던졌는데요. CJ올리브영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실적에 안주하면 반드시 위기가 오더라. 지금 자세를 흩트리지 말고 온리 원 정신을 바탕으로 반드시 글로벌 사업자로 도약하자”라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상생과 생태계 활성화 등 사회적 책임을 당부했죠.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자로서 건강한 뷰티 생태계를 조성할 책임이 여러분에게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12일에는 서울 CJ대한통운 본사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CJ대한통운 임직원을 격려하고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자고 독려했습니다. 당시 방문에서 이 회장은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물류 톱 10 도약이란 비전을 이뤄내고 온리 원 정신 재건으로 초격차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또한 대한민국 물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산업 전반의 상생을 이끌자고 주문했습니다. CJ올리브영 방문과 마찬가지로 성과를 낸 계열사를 찾아, 성과 격려와 성과 창출 지속, 관련 산업과의 상생을 강조한 것이죠. 

재계에선 “이재현 회장의 현장 경영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총수가 특정 계열사를 방문해 성과를 칭찬한 것은 현장 경영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성과를 낸 계열사에는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올 것이고, 성과를 내지 못한 계열사에는 성과 창출 독려의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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