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vs 안유진, 누구랑 떠날래?”…격화하는 해외여행 카드 경쟁
[해외여행 붐에 웃는 금융사] ①
수수료 무료는 기본…지원 통화 국가 경쟁적 확장
높은 적립률·라운지 서비스 등 공격적 마케팅도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해외여행객이 증가하자 이들의 수요를 끌어안기 위한 금융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선두주자로 나선 하나금융에 맞서 신한금융이 혜택을 무기로 대항마로 등장했다. 이런 경쟁은 수수료 수입은 비록 줄어들 수 있지만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빅테크들도 속속 참전하고 있어 해외여행 특화 카드 전쟁은 나날이 격화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신용·체크·직불카드 사용액은 192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145억4000만 달러)보다 32.2% 늘어난 규모로 코로나19로 실적이 급감한 2020년 이후 4년 연속 증가한 결과다. 지난해 사용금액을 연평균 달러당 원화값인 1305.4원으로 환산하면 무려 25조898억원이다.
사용 실적이 증가하면서 사용 카드 수도 함께 불어났다. 사용 카드 수는 지난해 6356만3000장으로 2022년(5131만1000장)보다 23.9% 늘었다. 장당 사용금액도 302달러로 1년 전(283달러)보다 6.7% 올랐다.
4대 금융 모두 뛰어들었다…충성 고객 확보 전략
해외 카드 결제 수요가 나날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려는 카드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특히 하나카드는 이미 해외여행 특화 카드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2022년 7월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처음 선보였다. 지난해 5월에는 ‘트래블로그 신용카드’까지 출시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트래블로그 카드의 장점은 해외 26개국에서 환전수수료와 결제수수료가 무료라는 점이다. 기존의 일반 신용카드들은 ▲비자·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 브랜드 수수료 ▲국내 카드사(은행) 해외 이용 수수료 ▲환전수수료 등 계산하기도 복잡한 수수료들이 붙었지만, 트래블로그는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 기준 트래블로그는 누적 환전액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달 말에는 가입자 400만명을 기록했다. 이에 하나카드는 지난 1월 기준 체크카드 해외 이용 시장점유율 39.2%를 달성했다. 트래블로그 출시 당시인 2022년 7월(20.2%)보다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이에 맞서 신한카드는 2월 14일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당시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유튜브 콘텐츠에 함께 출연해 적극적으로 이 상품을 홍보했다. 정 행장은 “우리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모아져 나온 카드인데 10년 내 최고 히트할 상품이 아니겠느냐”며 “혜택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문 사장도 “기존 상품 중에서는 이만한 상품이 없다는 것을 우리 둘의 직(職)을 걸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두 수장이 자신감을 내비치는 근거는 강력한 혜택에 있다. 트래블로그보다 4개 많은 30개국 통화에 대해 환전·결제수수료가 면제되며,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인출 수수료 무료 혜택도 제공된다. 또한 체크카드가 연결된 계좌에 있는 미국 달러와 유로에는 각각 연 2%, 1.5%의 금리가 붙어 재테크 기능까지 갖췄다. 아울러 체크카드임에도 전 세계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혜택이 담겨 화제가 됐다.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지난 15일 출시 한 달 만에 30만장 발급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8월 외환 핀테크 업체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여행 후 원화로 재환전 시 수수료가 1%로 업계 최저라는 강점이 있다. KB국민카드는 오는 4월 KB국민은행과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선보인다.
이처럼 카드사들과 해당 금융그룹이 해외여행 특화 카드에 힘쓰는 건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목적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상품들은 수수료를 받지 않으므로 금융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손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선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해 두면 은행이나 보험사 등 계열사로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하나은행의 경우 ‘트래블로그 여행적금’을, 하나손해보험은 트래블로그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나 해외여행보험 트래블로그 플랜’을 선보였다.
빅테크도 참전…편리성과 높은 혜택 강점
전통 금융사뿐만 아니라 인터넷은행이나 간편결제사업자 등 빅테크들의 해외여행 특화 카드 경쟁도 불꽃이 튄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외환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평생 무료 환전’을 내걸었다. 또한 별도 카드를 발급할 필요 없이 기존에 쓰던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외화통장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환치기 목적의 거래가 포착되는 문제가 발생해 지난 19일 외화 환전 월 한도 1억원으로 현재 제한한 상태다.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페이 머니카드’를 출시했는데 해외 결제수수료 무료는 물론, 조건 없는 해외 3% 적립 혜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이달 트래블월렛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새로운 외환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은행이라는 탄탄한 기반으로, 빅테크는 온라인 비대면 경영 노하우로 공격적인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출시하고 있는데 이런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수수료 혜택을 뛰어넘어 고객들이 여행 중 직접 느낄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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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신용·체크·직불카드 사용액은 192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145억4000만 달러)보다 32.2% 늘어난 규모로 코로나19로 실적이 급감한 2020년 이후 4년 연속 증가한 결과다. 지난해 사용금액을 연평균 달러당 원화값인 1305.4원으로 환산하면 무려 25조898억원이다.
사용 실적이 증가하면서 사용 카드 수도 함께 불어났다. 사용 카드 수는 지난해 6356만3000장으로 2022년(5131만1000장)보다 23.9% 늘었다. 장당 사용금액도 302달러로 1년 전(283달러)보다 6.7% 올랐다.
4대 금융 모두 뛰어들었다…충성 고객 확보 전략
해외 카드 결제 수요가 나날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려는 카드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특히 하나카드는 이미 해외여행 특화 카드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2022년 7월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처음 선보였다. 지난해 5월에는 ‘트래블로그 신용카드’까지 출시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트래블로그 카드의 장점은 해외 26개국에서 환전수수료와 결제수수료가 무료라는 점이다. 기존의 일반 신용카드들은 ▲비자·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 브랜드 수수료 ▲국내 카드사(은행) 해외 이용 수수료 ▲환전수수료 등 계산하기도 복잡한 수수료들이 붙었지만, 트래블로그는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 기준 트래블로그는 누적 환전액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달 말에는 가입자 400만명을 기록했다. 이에 하나카드는 지난 1월 기준 체크카드 해외 이용 시장점유율 39.2%를 달성했다. 트래블로그 출시 당시인 2022년 7월(20.2%)보다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이에 맞서 신한카드는 2월 14일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당시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유튜브 콘텐츠에 함께 출연해 적극적으로 이 상품을 홍보했다. 정 행장은 “우리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모아져 나온 카드인데 10년 내 최고 히트할 상품이 아니겠느냐”며 “혜택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문 사장도 “기존 상품 중에서는 이만한 상품이 없다는 것을 우리 둘의 직(職)을 걸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두 수장이 자신감을 내비치는 근거는 강력한 혜택에 있다. 트래블로그보다 4개 많은 30개국 통화에 대해 환전·결제수수료가 면제되며,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인출 수수료 무료 혜택도 제공된다. 또한 체크카드가 연결된 계좌에 있는 미국 달러와 유로에는 각각 연 2%, 1.5%의 금리가 붙어 재테크 기능까지 갖췄다. 아울러 체크카드임에도 전 세계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혜택이 담겨 화제가 됐다.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지난 15일 출시 한 달 만에 30만장 발급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8월 외환 핀테크 업체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여행 후 원화로 재환전 시 수수료가 1%로 업계 최저라는 강점이 있다. KB국민카드는 오는 4월 KB국민은행과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선보인다.
이처럼 카드사들과 해당 금융그룹이 해외여행 특화 카드에 힘쓰는 건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목적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상품들은 수수료를 받지 않으므로 금융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손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선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해 두면 은행이나 보험사 등 계열사로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하나은행의 경우 ‘트래블로그 여행적금’을, 하나손해보험은 트래블로그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나 해외여행보험 트래블로그 플랜’을 선보였다.
빅테크도 참전…편리성과 높은 혜택 강점
전통 금융사뿐만 아니라 인터넷은행이나 간편결제사업자 등 빅테크들의 해외여행 특화 카드 경쟁도 불꽃이 튄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외환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평생 무료 환전’을 내걸었다. 또한 별도 카드를 발급할 필요 없이 기존에 쓰던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외화통장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환치기 목적의 거래가 포착되는 문제가 발생해 지난 19일 외화 환전 월 한도 1억원으로 현재 제한한 상태다.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페이 머니카드’를 출시했는데 해외 결제수수료 무료는 물론, 조건 없는 해외 3% 적립 혜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이달 트래블월렛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새로운 외환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은행이라는 탄탄한 기반으로, 빅테크는 온라인 비대면 경영 노하우로 공격적인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출시하고 있는데 이런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수수료 혜택을 뛰어넘어 고객들이 여행 중 직접 느낄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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