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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은 영국, 대기는 한국”…런던 베이글 수원 여전히 ‘북적’

[K베이글 열풍]③
개점 두 달째…평일 오전 대기 2시간
경기권 손님 수원에 몰려…직원 활기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의 베이글 매대. [사진 선모은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오전 8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대기자가 많았어요.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수원점이 처음이에요.”

지난 7월 5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스타필드 수원의 게이트 5번 앞에서 만난 김수연(24)씨는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스타필드 수원에 있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에 방문하기 위해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2시간 일찍 이곳에 도착했다. 이 매장은 문을 연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직 대기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이날 대기줄 가장 앞에 선 대기자도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을 이용하기 위해 오전 7시 30분께 이곳에 도착했다. 개점 시간을 고려하면 2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첫 번째 대기자 뒤로는 20명의 대기자가 뙤약볕을 맞으며 줄지어 서 있었다. 이른 시간인 만큼 반소매, 반바지, 슬리퍼 등 편한 복장을 한 대기자가 많았다.

개점 두 달째…‘2시간’ 대기 기본 

이들이 스타필드 수원의 게이트 5번에 모여있는 이유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이 이곳에서 오전 9시부터 대기표를 발급해서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 관계자는 “대기자가 많아 개점 일주일 뒤부터 대기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며 “매장을 이용하는 손님도 많지만, 대다수가 베이글을 사려는 포장 손님”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스타필드 수원 게이트 5번에서 대기표를 받고 있다. [사진 선모은 기자]
대기표를 받는다고 매장에 바로 입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대기표를 받은 최은경(43)씨는 대기표를 나눠주는 직원으로부터 개점 이후 1시간을 더 기다려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안내받았다. 최씨는 “대기표를 나눠준다고 해서 부지런히 왔는데도 매장에 제때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며 “오전 내내 입장만 기다려야 할 판”이라고 했다.

“베이글 담백·쫀득…대기 가치 있어”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은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지역 최초의 매장이다. 경기도 유일의 매장이기도 하다. 규모는 357㎡(약 108평)로 국내 최대 규모다. 취급하는 품목과 베이글의 메뉴는 물론,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대기줄이 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화성시, 용인시, 안양시 등 인근 도시 지역민의 발길이 이어진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 직원이 크림치즈를 만들고 있다. [사진 선모은 기자]
담백하고 쫀득한 베이글의 ‘맛’도 인기 요인이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온 김준영(57)씨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에서 판매하는 베이글이 다른 베이글보다 담백해서 자주 찾는다”며 “평소에는 본점인 런던 베이글 뮤지엄 안국점을 주로 가는데, 수원점은 매장 규모가 더 커 기대된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매장을 찾은 박나린(35)씨도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라는 브랜드가 유명해지긴 했지만, 베이글 자체의 맛이 매우 훌륭하다”고 했다.

매장을 찾는 손님이 많은 만큼 직원 사이에서도 활력이 돌았다. 이날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에서 손님을 맞은 직원은 20여 명. 흰색 유니폼과 앞치마를 두른 직원들은 손님이 매장 입구를 들어설 때마다 인사말을 크게 외쳤다. 베이글을 골라 담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시끄럽다”는 말도 나왔다.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직원과 손님이 계속 뒤섞였고, 음악의 볼륨도 커 매장 내부는 다소 소란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의 인기 메뉴인 잠봉뵈르 버터 샌트위치를 만드는 직원. [사진 선모은 기자]
하지만 매장 내부에서 베이글을 만드는 직원들의 움직임은 질서 있고 분주했다. 스프링 어니언 베이글과 감자 치즈 베이글, 잠봉뵈르 버터 샌드위치 등 인기 제품은 30분 간격으로 채워졌다. 결제와 포장을 담당하는 10여 명의 직원도 손님의 주문과 포장 방법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10만원 이상 베이글을 구매하는 손님이 많아 베이글을 골라 담고, 포장된 베이글을 받기까지 20~25분 정도가 걸렸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 내부 인테리어. [사진 선모은 기자]
유럽의 오래된 빵집을 통째로 옮겨온 듯한 매장 내부에서는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졌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마스코트인 ‘말’을 그린 그림, 사진도 곳곳에 놓여있었다. 음료를 함께 주문한 손님들은 매장 내부에 앉아 베이글을 맛봤다. 친구와 연인은 물론, 아이와 함께 온 가족 손님도 많았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의 베이글 매대. [사진 선모은 기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20~30대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이날은 50~60대 손님도 적지 않았다 .베이글이 국내 시장에서 주요 제품으로 떠오른 덕이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 베이글을 즐기고 있다. 특히 런던 베이글 뮤지엄과 같은 유명 베이글 매장은 수분이 적어 다소 질긴 기존 베이글과 달리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의 베이글을 만들었다. 마늘과 쪽파 등 한식에 주로 들어가는 재료를 넣어 만든 독특한 메뉴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베이글의 인기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지난해 매출은 360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에 달한다.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자, 투자 시장에서도 이 업체를 주목하고 있다. 식음료(F&B)업계에 따르면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매물로 나와 물밑에서 매각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이효정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와 이민욱 전 대표, 최대주주인 이상엽 이사도 최근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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