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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서 텀싯 받아" 에이비엘바이오, 올해 '기술이전' 자신하는 이유

연내 기술이전 기대…'규모 확대' 핵심
연속적 기술이전 통해 수익 구조 강화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14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한 가운데 올해 안으로 그랩바디 플랫폼을 활용한 후보물질의 기술이전을 자신했다. 선급금(업프론트)의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이중항체 기반의 항체-약물 중합체(ADC)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빅파마로부터 이미 텀싯(termsheet)을 받았다"며 "올해 한 건의 기술이전은 반드시 성사할 수 있고,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위한 별도의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텀싯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 전 여러 조건을 협의하기 위해 기업이 교환하는 서류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이전할 후보물질은 이 회사의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를 적용한 파이프라인이다. 이 대표는 "그랩바디-T, 그랩바디-B 중 어느 플랫폼이 적용된 후보물질인지 밝힐 수 없다"면서도 "두 플랫폼을 적용한 후보물질이 그동안 좋은 결과를 보인 만큼, 연내 추진 중인 기술이전은 성사될 것"이라고 했다. 그랩바디-T는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이고,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기술이전할 후보물질의 임상 단계를 발전시켜 수익 구조를 강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동안 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렸는데, 앞으로는 임상 단계에 진입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해 계약 규모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특히 업프론트의 비율을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 유상증자 1400억원 외, 기존에 진행한 기술이전의 단계적 기술료(마일스톤)로 600억원을 받는다"며 "업프론트 비중이 높은 계약을 체결해 2025년까지 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ADC에 힘을 쏟는 것도 기술이전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가 유망 기업의 이중항체 ADC를 사들이고 있어서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는 지난해 중국의 시스티뮨으로부터 임상 1상 단계의 EGFR·HER3 이중표적 ADC 후보물질을 84억 달러(약 11조원)에 샀다. 업프론트 규모만 8억 달러(약 1조원)다. 미국 머크(MSD)도 다이이찌 산쿄로부터 220억 달러(약 30조원)를 들여 ADC 후보물질 3개를 샀다. 다이이찌 산쿄는 업프론트로 40억 달러(약 5조원)를 받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도 모두 이중항체 ADC 개발에 쏟는다. 올해 안으로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3건을 임상 단계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206과 ABL209, ABL210 등을 이중항체 ADC로 개발하고 있다. 유상증자는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기관 5곳이 참여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이 대표는 "해외의 한 이중항체 ADC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여러 조건을 검토한 결과 해당 기업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며 "자체 물질을 개발해 딜(거래)를 성사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중항체 ADC는 기존의 ADC보다 두 배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이중항체 ADC 3개 중 하나는 반드시 기술이전해, 이중항체 ADC를 통한 현금 흐름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자금 일부는 이중항체 ADC를 연구개발(R&D)하는 것 외, 이를 개발할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데 투입한다. 이 대표는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의 임상 1상에 400억~500억원 정도를 투입하고, 나머지는 이를 책임질 C레벨 인력을 확보하는 데 쏟을 것"이라며 "2025년에는 임상 진입,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후보물질을 개발하면 2028년에는 좋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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