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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몸값 띄우기?”…쿠팡·알리 인수설 흘렸나

유통사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설에 “NO”
업황 부진·노조 매각 반대 걸림돌

모델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북가좌점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 홈플러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쿠팡, 농협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해당 기업들이 잇따라 이를 부인했다. 노조와의 갈등마저 심화하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새 주인 찾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14일 서울 내 지역농협 한 곳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일부 점포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추진 중인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엔 쿠팡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설도 나왔다. 쿠팡 측은 즉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13일에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모회사 알리바바그룹 중국 본사 관계자들이 홈플러스 서울 강서 본점을 찾으면서 알 리가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인수합병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처럼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꼽혔던 기업들이 연달아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다. 지난 2015년 MBK는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내년 홈플러스 인수 10주년을 앞두고 재매각을 추진하던 MBK는 우선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10여 개를 분할 매각하기로 하고 지난달 초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2004년 출범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GS더프레쉬(GS리테일),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 롯데슈퍼(롯데쇼핑)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대표 SSM 업체다. 매장 대부분(235개)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고 경기권 2곳에 자체 냉장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퀵커머스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국내 유통기업은 물론, 이커머스 업체도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는 고금리와 소비 심리 침체로 업황이 좋지 않다. 희망퇴직을 받고 손실 사업을 정리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다. 또 인수합병 시장에 SSG닷컴, 11번가 등 인수자를 찾지 못한 매물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투자업계가 예상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몸값은 8000억~1조원으로, 이를 감당할 만한 인수 후보가 마땅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결국 매각 성사의 핵심은 ‘가격’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홈플러스는 현재 노조와도 대립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의 분할 매각을 반대하며 매각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노조 150여 명은 MBK 사무실 앞에서 단체 행동을 했고, 다음 달 말에는 1000명 참여를 목표로 전 조합원 결의대회도 예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매각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자, MBK가 알리나 쿠팡을 끌어들여 ‘몸값 띄우기’ 액션을 취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시장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물이 ‘뜨거운 감자’인지는 의문”이라며 “MBK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몸값을 의도적으로 띄우기 위해 투자업계를 통해 인수설을 흘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언론플레이가 오히려 반감을 살 수도 있다”며 “소문은 무성하지만 당장 인수에 나설 곳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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