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도, 구글 대비 유일 취약점 ‘다국어’ 기능 강화
네이버 지도 ‘다국어 서비스’ 범위 상세 페이지로 확대…1위 지위 공고히
방한 외래객 “네이버 지도 ‘다국어 기능’ 불편”…취약점 개선 나선 네이버
‘20억 사용자’ 확보한 구글 지도, 세계 평정…국내선 네이버가 3배 앞서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가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다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서비스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단순히 업체 주요 정보 정도만 제공됐으나 현재는 상세 페이지 내 대다수의 고정 데이터(키워드 리뷰·영업시간 등)가 다국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30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도 앱 다국어 서비스 범위가 최근 플레이스 상세 페이지로 확대됐다. 다국어 서비스 제공을 위한 모든 업데이트를 마치고 현재 앱에 기능이 반영된 상태다.
네이버 지도 앱의 최대 강점으론 플레이스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방대한 정보량이 꼽힌다. 네이버가 구축한 위치기반관심정보(POI)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역 소상공인이 네이버 포털 검색 기능을 이용해 영업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연계한 덕분에 쌓은 데이터다. 네이버는 이번 지도 앱 개편을 통해 다국어 지원 범위를 확대하면서 국내를 찾은 해외 관광객 등도 이런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구체적으로 이번 개편을 통해 플레이스 상세 페이지 내 주차·콜키지·단체석 등과 같은 부가 정보는 물론 ▲영업시간 ▲키워드 리뷰 ▲탭 기능 목록 등을 다국어로 제공한다. 지도 앱 요약카드(장소 검색 후 표기되는 마커 클릭 시 나타나는 정보) 역시 다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업체명·주소·업종을 위주로 번역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변화가 적은 플레이스 고정 정보까지 다국어로 제공한다는 의미다.
회사는 여기에 더해 고객 리뷰와 같은 ‘변동 정보’도 다국어로 번역해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 앱의 강점으로 꼽히는 업체 정보를 외국인에게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꾸리겠다는 취지다. 회사 관계자는 “사용량이 많은 영어·일본어·중국어를 중심으로 고도화가 우선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언어로 다국어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사용성을 살피며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지도 앱의 다국어 서비스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에 맞춰 지난 2018년 1월 시작했다. 그간 영어·일본어·중국어를 중심으로 위치 안내와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고도화해 왔다.
취약점 보완해 방한 여행객 공략
네이버는 사실상 국내 지도·내비게이션 앱 분야를 평정했다. 세계 시장에선 구글 지도가 널리 쓰이지만, 국내에선 네이버 지도가 방대한 정보량과 높은 편의성을 앞세워 해당 분야 1위 앱 지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구글 지도를 약 200곳이 넘는 국가에서 월마다 20억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 90%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한국 정부는 안보상의 이유로 지도 데이터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 지도에선 국내 도보 길 찾기나 3D 지도 등의 기능이 제한된다. 반면 네이버 지도는 풍부한 POI는 물론 정교한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 우위를 점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7월 네이버 지도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600만2301명으로 구글 지도(910만396명)와 3배가량 격차를 보이고 있다. 다른 국내 앱과 비교해도 큰 차이로 1위다. 이 기간 주요 길 안내 앱의 MAU는 ▲티맵 1490만3602명 ▲카카오맵 1062만5484명 ▲카카오내비 437만7414명 등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 지도의 다국어 서비스는 구글 지도 대비 부족한 ‘유일한 취약점’으로 꼽혀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방한 외래객을 대상(설문 1232명·심층 인터뷰 32명)으로 주요 여행 앱 분석(117개)한 결과를 담아 ‘주요 여행 앱 동향 및 이용 현황 조사’를 지난 3월 발표한 바 있다. 네이버 지도는 해당 조사에서 ‘가장 불만족한 앱’ 9.8%의 선택을 받았다. 구글 지도(30.2%)보단 적은 표를 받았지만, 방한 외래객은 네이버 지도에 개선할 점이 있다고 본 셈이다.
네이버 지도를 불만족한 앱으로 꼽은 응답자는 ‘다양한 다국어 미지원’(36.4%)을 이유로 들었다. 네이버 지도에서 지원하는 언어가 4개에 불과해 구글 지도(42개 국어)에 비해 편의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조사 자료를 통해 “네이버 지도가 시설별 사용자 리뷰를 제공하고 있지만, 별도로 외국어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방한 외래객이 참고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가 지도 앱 다국어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키워드 리뷰’ 번역을 제공하고, 지원 언어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한국을 찾은 외래객은 여행 중 길 찾기 앱으로 네이버 지도(56.2%)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지도는 33.9%로 2위를 기록했다. 만족도 측면에서 네이버가 만든 서비스인 네이버 지도(27.8%)와 파파고(9.9%·번역 앱)가 1·2위를 기록했다. 3위는 구글 지도(6.3%)가 차지했다.
네이버의 이번 다국어 서비스 확대는 ‘국내 1위 지도 앱’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 아래 추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개편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해외여행객에게 ‘네이버’란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지도 앱을 ‘올인원 플랫폼’으로 구축하겠단 목표 아래 숙소 예약·결제는 물론 자동차 대여 기능 등을 추가하며 사용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도입한 쏘카 서비스 연동이 대표적 사례다. 네이버 지도 앱이나 네이버 앱에서 ‘쏘카’나 ‘카셰어링’을 검색하면 주변 쏘카존에서 차량을 예약할 수 있다. 모두의주차장·투루파킹과 협력해 주차장 예약·결제 기능도 3월부터 제공 중이다. SRT·KTX·새마을호·무궁화호 등 모든 기차를 아우르는 ‘승차권 예매’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특히 휴가철을 맞아 지난 7월 지도 앱에 ▲운전 습관을 분석해 안전 운행을 돕는 ‘운전점수’ 기능 도입 ▲홍수경보·댐 방류 등 재난 및 사고 정보 강화 ▲제한 속도에 따라 언제부터 단속 안내를 받을지 설정할 수 있는 기능 추가 등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MAU는 전년 대비 약 15%(네이버 자체 집계) 증가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지도는 단순히 이동에 참고하는 플랫폼을 넘어 이용자의 전반적인 여정을 지원해 왔다. 한국을 방문한 여행객도 앱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지속해 노력할 것”이라며 “가볼 만한 곳을 탐색·예약하는 것은 물론 최적의 경로 정보를 확인하고 방문 후에는 리뷰를 남기는 등보다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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