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전성시대...그리고 브랜딩 전략[스페셜리스트 뷰]
코로나 이후 '공간' 즐기기 시작한 소비자
오프라인 고객 경험이 브랜딩 핵심 전략
진정한 '팝업스토어 전쟁'은 이제부터
[최원석 프로젝트 렌트 대표] 바야흐로 팝업스토어(Pop-up Store·짧은 기간 운영되는 오프라인 소매점)의 시대다. 거리 이곳저곳에서 매일 팝업스토어 행사가 열린다. 팝업스토어 덕분에 거리는 어느 순간 축제가 열린 듯하다.
많은 브랜드들이 이제 팝업스토어를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팝업스토어 활성화 세 가지 이유
국내 팝업스토어는 몇 가지 변화의 토대를 기반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먼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활성화다. 기존에는 레거시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는 여러 정보들을 알리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SNS를 통하면 누구나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전파도 가능하다. 또 이런 정보들은 더 이상 언론이나 기업의 권력으로 컨트롤되지 않기 시작했다.
이제 개개인의 SNS는 미디어가 됐다. 누구나 정보를 발신할 수 있게 됐고 얼마나 좋은, 혹은 멋진 정보인가에 따라 정보의 파급력도 커졌다.
두 번째 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람들이 공간이나 콘텐츠를 즐기는 방법을 알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집이나 공간의 중요성을 새롭게 이해하기 시작했고 좋은 컨텐츠를 찾아 경험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적 유희이자 일상이 됐다.
덕분에 코로나19 시기 인테리어 시장과 가구, 조명 브랜드들은 큰 성장을 이뤘고 더불어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와 오프라인 공간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소비권력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가장 근본적인 변화 요인이다. 이제 사람들은 많은 상품을 두고 선택장애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상품과 상품의 차이를 이해하고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됐다.
명확한 기능이나 가격의 차별화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제품의 구분은 어려운 일이기에 사람들은 브랜드 인지를 통해 소비를 결정하게 됐다.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에 있어서 '믿을 수 있는 브랜드'라는 긍적적인 인식이 실질적인 소비 촉진을 일으킨다. 무엇보다도 긍정적인 브랜드 인식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만드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처럼 세 가지 요인으로 팝업스토어는 브랜드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인식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브랜드란 무엇일까? 마케팅도, 브랜딩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의미다. 필자가 생각하는 브랜드란 소비자가 인식하는 프레임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떤 사람을 인식할 때 '그 친구는 OO한 사람 같아'라고 말한다. 여기서 이 사람은 똑똑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 쿨(Cool)한 사람, 지적인 사람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브랜드의 본질 역시 사람을 평가할 때와 유사한 인식의 선상에 있다. 사람은 브랜드를 인식 할 때 멋지다, 쿨하다 등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결국 브랜드란 소비자와 어떤 관계, 어떤 존재로 인식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이제 브랜드는 소비자가 아닌 팬덤을 통해 존재한다.
많은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멋져 보이거나, 있어 보이고 싶은 척을 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람들은 속지 않는다. 진실성이 결여된 브랜드의 이야기는 소비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이런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나 기업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광고의 이유는 노출되는 만큼, 좋은 인식을 기반으로 소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기존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이 급격하게 힘을 상실하고 있어서다.
TV, 신문 등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의 경우 매체 점유율이 10년 사이에 60~70%가량 줄어들었다.
심지어 10대는 레거시 미디어 자체를 접할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 SNS나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
그렇다면 2010년대부터 활성화된 온라인 채널들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경우 온라인 유료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의 회원 비중이 57%가량으로 매우 높아졌다. 소비를 견인할 만한 파급력 있는 소비자들은 가치있는 곳에 지갑을 열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이제 어떻게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 또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그들을 설득할 것인가.
뉴 미디어 채널 된 '오프라인 공간'
플래그십 매장이나 팝업스토어는 기본적으로 상품의 판매보다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한다. 기본적으로 특정기능이나 단순 정보를 알리기에는 기존 미디어가 더 효과가 있다.
다만 브랜드 인지 정보는 매우 복합적이면서 많은 양의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세계관이나 생각의 방향성을 전달하기에는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새로운 미디어 채널이자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브랜드를 복합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기회다. 예를 들어 온라인 채팅으로만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을 어느 날 실제로 만난 상황 등에 비유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 시대의 본질은 이제 브랜드들이 더 이상 온라인에서 소문으로, 남들의 글과 이야기로 브랜드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인식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인식을 기반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단순한 거래의 관계가 될 것인지, 브랜드에 대해 동경이나 존중을 하는 팬이 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또한 단순히 필요에 의한 구매를 넘어선 욕구 기반의 소비는 그 브랜드의 철학과 취향까지도 구매의사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의 친환경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를 꼽을 수 있다. 파타고니아가 미국의 대규모 할인 기간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낸 광고 캠페인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는 재미있는 사례 중 하나다.
파타고니아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더 이상 사지 말라고 얘기한다. 사지 말고 수선해서 사용해도 충분하다며 말이다. 이는 일반적인 광고 형태는 아니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파타고니아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전략이 됐다. 그동안의 광고가 대부분 그들을 속여왔고, 반대로 파타고니아는 진심을 가진 멋진 브랜드이자 친구가 된 상황이다.
지난해 코카콜라가 진행한 마케팅 캠페인 '코카콜라를 사지 마세요'(Don't buy Coca Cola)도 유사한 사례다. 리사이클링(재활용)을 돕지 않을 것이라면 코카콜라를 사지 말라는 이 문구는 오히려 상품 신뢰도를 높였다. 이제 브랜드는 상품이 아니라 생각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팔기 시작했다. 브랜드가 지행하는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공감과 존중을 얻어야 하는 시대다.
화장품업계의 팝업스토어에도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LG생활건강이 만든 '비욘드'(Beyond)라는 브랜드는 지난해 성수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그리고 이 팝업스토어에서 '플라스틱을 줄이자, 종이로도 충분하다'(Less plastic, Paper is enough)라는 메시지를 냈다.
화장품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가공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 이에 비욘드는 종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음을 알려주고자 했다. 소비자의 생각과 인식이 바뀌어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비욘드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종이로 만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굿즈와 리사이클링 보틀 등을 선보이며 그들의 메시지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비욘드는 팝업스토어 매장의 집기나 공간 개발 모두를 종이로 진행했다. 팝업스토어를 찾았던 사람들은 이 메시지에 공감하고 입소문을 냈다. 특히 방문자 전원은 비욘드가 향후 또 다른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 100% 재방문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한 사례인 셈이다.
팝업, 고객 수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공감'
이제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 입장에서 진심을 보여주고 소비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특별한 곳이 됐다. 사람들은 더 이상 광고 정보를 무조건 수용하지 않으며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고민한다.
그런 측면에서 오프라인 공간에 대해 사람들은 더 이상 외형에 치중하지 않고 내가 존중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자신의 의심을 신뢰로 바꿀 수 있는 브랜드인지를 생각하며 지켜본다.
이에 브랜드들은 '팝업스토어에 얼마나 진심을 담아냈나'라는 질문을 받는다. 단순히 멋진 매장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 얼마나 깊은 감동의 순간과 메시지를 제공하고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더 집중한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은 많은 팝업스토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이' 팝업스토어를 찾았는지가 아니라 이들이 '얼마나 깊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좋아했는가'일 것이다.
더 이상 브라운관 뒤 편에서 착한 척, 잘하는 척만으로 브랜딩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시대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브랜딩 경험을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경험치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많은 팝업스토어에 지쳐 피로감을 얘기하기도, '이 경쟁이 언제까지 갈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경쟁이 많아질수록 중요한 것은 결국 이 팝업스토어가 제공하는 고객 경험이 어떤 가치를 제공했느냐다.
이제 브랜드들의 진짜 경쟁이 시작된 분위기다. 소비자들을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지향점을 증명해 나아가야 한다. 이제 브랜드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그들이 해왔던 이야기를 행동으로 보여줘야ㅠ하는 시대다. 그래서 팝업스토어는 중요하다.
최원석 프로젝트 렌트 대표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은 브랜드들이 이제 팝업스토어를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팝업스토어 활성화 세 가지 이유
국내 팝업스토어는 몇 가지 변화의 토대를 기반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먼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활성화다. 기존에는 레거시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는 여러 정보들을 알리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SNS를 통하면 누구나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전파도 가능하다. 또 이런 정보들은 더 이상 언론이나 기업의 권력으로 컨트롤되지 않기 시작했다.
이제 개개인의 SNS는 미디어가 됐다. 누구나 정보를 발신할 수 있게 됐고 얼마나 좋은, 혹은 멋진 정보인가에 따라 정보의 파급력도 커졌다.
두 번째 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람들이 공간이나 콘텐츠를 즐기는 방법을 알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집이나 공간의 중요성을 새롭게 이해하기 시작했고 좋은 컨텐츠를 찾아 경험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적 유희이자 일상이 됐다.
덕분에 코로나19 시기 인테리어 시장과 가구, 조명 브랜드들은 큰 성장을 이뤘고 더불어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와 오프라인 공간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소비권력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가장 근본적인 변화 요인이다. 이제 사람들은 많은 상품을 두고 선택장애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상품과 상품의 차이를 이해하고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됐다.
명확한 기능이나 가격의 차별화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제품의 구분은 어려운 일이기에 사람들은 브랜드 인지를 통해 소비를 결정하게 됐다.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에 있어서 '믿을 수 있는 브랜드'라는 긍적적인 인식이 실질적인 소비 촉진을 일으킨다. 무엇보다도 긍정적인 브랜드 인식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만드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처럼 세 가지 요인으로 팝업스토어는 브랜드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인식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브랜드란 무엇일까? 마케팅도, 브랜딩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의미다. 필자가 생각하는 브랜드란 소비자가 인식하는 프레임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떤 사람을 인식할 때 '그 친구는 OO한 사람 같아'라고 말한다. 여기서 이 사람은 똑똑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 쿨(Cool)한 사람, 지적인 사람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브랜드의 본질 역시 사람을 평가할 때와 유사한 인식의 선상에 있다. 사람은 브랜드를 인식 할 때 멋지다, 쿨하다 등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결국 브랜드란 소비자와 어떤 관계, 어떤 존재로 인식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이제 브랜드는 소비자가 아닌 팬덤을 통해 존재한다.
많은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멋져 보이거나, 있어 보이고 싶은 척을 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람들은 속지 않는다. 진실성이 결여된 브랜드의 이야기는 소비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이런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나 기업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광고의 이유는 노출되는 만큼, 좋은 인식을 기반으로 소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기존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이 급격하게 힘을 상실하고 있어서다.
TV, 신문 등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의 경우 매체 점유율이 10년 사이에 60~70%가량 줄어들었다.
심지어 10대는 레거시 미디어 자체를 접할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 SNS나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
그렇다면 2010년대부터 활성화된 온라인 채널들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경우 온라인 유료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의 회원 비중이 57%가량으로 매우 높아졌다. 소비를 견인할 만한 파급력 있는 소비자들은 가치있는 곳에 지갑을 열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이제 어떻게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 또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그들을 설득할 것인가.
뉴 미디어 채널 된 '오프라인 공간'
플래그십 매장이나 팝업스토어는 기본적으로 상품의 판매보다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한다. 기본적으로 특정기능이나 단순 정보를 알리기에는 기존 미디어가 더 효과가 있다.
다만 브랜드 인지 정보는 매우 복합적이면서 많은 양의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세계관이나 생각의 방향성을 전달하기에는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새로운 미디어 채널이자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브랜드를 복합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기회다. 예를 들어 온라인 채팅으로만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을 어느 날 실제로 만난 상황 등에 비유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 시대의 본질은 이제 브랜드들이 더 이상 온라인에서 소문으로, 남들의 글과 이야기로 브랜드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인식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인식을 기반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단순한 거래의 관계가 될 것인지, 브랜드에 대해 동경이나 존중을 하는 팬이 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또한 단순히 필요에 의한 구매를 넘어선 욕구 기반의 소비는 그 브랜드의 철학과 취향까지도 구매의사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의 친환경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를 꼽을 수 있다. 파타고니아가 미국의 대규모 할인 기간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낸 광고 캠페인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는 재미있는 사례 중 하나다.
파타고니아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더 이상 사지 말라고 얘기한다. 사지 말고 수선해서 사용해도 충분하다며 말이다. 이는 일반적인 광고 형태는 아니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파타고니아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전략이 됐다. 그동안의 광고가 대부분 그들을 속여왔고, 반대로 파타고니아는 진심을 가진 멋진 브랜드이자 친구가 된 상황이다.
지난해 코카콜라가 진행한 마케팅 캠페인 '코카콜라를 사지 마세요'(Don't buy Coca Cola)도 유사한 사례다. 리사이클링(재활용)을 돕지 않을 것이라면 코카콜라를 사지 말라는 이 문구는 오히려 상품 신뢰도를 높였다. 이제 브랜드는 상품이 아니라 생각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팔기 시작했다. 브랜드가 지행하는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공감과 존중을 얻어야 하는 시대다.
화장품업계의 팝업스토어에도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LG생활건강이 만든 '비욘드'(Beyond)라는 브랜드는 지난해 성수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그리고 이 팝업스토어에서 '플라스틱을 줄이자, 종이로도 충분하다'(Less plastic, Paper is enough)라는 메시지를 냈다.
화장품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가공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 이에 비욘드는 종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음을 알려주고자 했다. 소비자의 생각과 인식이 바뀌어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비욘드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종이로 만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굿즈와 리사이클링 보틀 등을 선보이며 그들의 메시지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비욘드는 팝업스토어 매장의 집기나 공간 개발 모두를 종이로 진행했다. 팝업스토어를 찾았던 사람들은 이 메시지에 공감하고 입소문을 냈다. 특히 방문자 전원은 비욘드가 향후 또 다른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 100% 재방문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한 사례인 셈이다.
팝업, 고객 수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공감'
이제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 입장에서 진심을 보여주고 소비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특별한 곳이 됐다. 사람들은 더 이상 광고 정보를 무조건 수용하지 않으며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고민한다.
그런 측면에서 오프라인 공간에 대해 사람들은 더 이상 외형에 치중하지 않고 내가 존중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자신의 의심을 신뢰로 바꿀 수 있는 브랜드인지를 생각하며 지켜본다.
이에 브랜드들은 '팝업스토어에 얼마나 진심을 담아냈나'라는 질문을 받는다. 단순히 멋진 매장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 얼마나 깊은 감동의 순간과 메시지를 제공하고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더 집중한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은 많은 팝업스토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이' 팝업스토어를 찾았는지가 아니라 이들이 '얼마나 깊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좋아했는가'일 것이다.
더 이상 브라운관 뒤 편에서 착한 척, 잘하는 척만으로 브랜딩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시대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브랜딩 경험을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경험치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많은 팝업스토어에 지쳐 피로감을 얘기하기도, '이 경쟁이 언제까지 갈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경쟁이 많아질수록 중요한 것은 결국 이 팝업스토어가 제공하는 고객 경험이 어떤 가치를 제공했느냐다.
이제 브랜드들의 진짜 경쟁이 시작된 분위기다. 소비자들을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지향점을 증명해 나아가야 한다. 이제 브랜드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그들이 해왔던 이야기를 행동으로 보여줘야ㅠ하는 시대다. 그래서 팝업스토어는 중요하다.
최원석 프로젝트 렌트 대표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2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3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
4北, '파병 대가'로 러시아서 '석유 100만 배럴' 이상 받았다
5지라시에 총 맞은 알테오젠 '급락'…김범수 처남은 저가 매수 나서
6 대통령실 "추경, 논의도 검토도 결정한 바도 없었다"
7"다 막혔는데 이거라도.." 금리 12% 저축은행 신용대출에 고신용자 몰렸다
8"자동주차 하던 중 '쾅'" 샤오미 전기차, 기능 오류로 70대 파손
9기업은행·인천대학교·웹케시, 창업기업 성장 지원 업무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