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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대어'도 흥행 실패…고민 깊어지는 케이뱅크

엠앤씨솔루션, 상장일 주가 공모가 대비 20% 하락…IPO 투심 악화 심화
케이뱅크, 내년 2월 상장예비심사 효력 만료…FI와 공모가 논의 난항 예상

케이뱅크.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 올해 마지막 ‘IPO 대어’로 꼽혔던 엠앤씨솔루션이 공모가와 규모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내년으로 예정된 케이뱅크의 IPO 역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6일 상장한 엠앤씨솔루션의 주가는 종가 기준 공모가(6만5000원)보다 약 20% 하락한 5만1800원으로 마감됐다. IPO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대규모 공모를 소화할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증권업계는 엠앤씨솔루션의 상장 첫날 주가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엠앤씨솔루션은 상장 전 공모가를 밴드 하단보다 약 18% 낮추는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다른 IPO 기업들의 사례와 비교해도 엠앤씨솔루션의 흥행 실패는 예외적이다. 올해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 이하로 조정한 뒤에도 상장 당일 주가가 10% 이상 하락한 사례로는 에스켐, 엠오티, 에스에이치하이텍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상장 당일 거래 가능 주식 비중이 각각 36%, 35%, 68.3% 달하는 등 오버행(주식 대량 매도) 이슈가 있었다. 

반면 엠앤씨솔루션의 상장 당일 유통가능 주식 비중은 25%로 시장 평균치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했다. 이는 최근 탄핵 정국으로 인해 대어급 공모주에 대한 시장 심리가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보여준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엠앤씨솔루션의 사례가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인 케이뱅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월 기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당시 기관 투자자들이 수요예측 당시 제시한 금액이 공모가 밴드(9500~1만2000원) 하단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재무적 투자자(FI)들인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컴투스 등은 낮아진 공모가를 수용하지 않는 대신 IPO 연기를 택했다. 이들이 2021년 투자 당시 평균 매입가(6500원)를 기준으로 할 때 목표 내부수익률(IRR)에 미달할 뿐 아니라, 일부 매각제한 물량을 감안하면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케이뱅크는 내년 2월 28일로 예정된 상장예비심사 효력 만료 전까지 IPO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 8월 2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유효기간인 6개월이 도래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 및 상장주관사는 공모 규모 축소, 공모가 하향 조정 등을 두고 FI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과 투자자들의 입장을 감안했을 때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IPO를 또 한번 미루기도 쉽지 않다. 정부가 내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하고 있는 만큼, 성장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의 에쿼티 스토리가 약화된다면,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분기 말 기준 34%까지 늘어난 중·저신용자 대출이 대손부담으로 이어지며 실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케이뱅크 상장 주관사인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FI들과 공모 방식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1월 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2월 말까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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