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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자동차 모두 뛰어든 ‘휴머노이드 로봇’

[도로를 벗어난 현대차]①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패권 다툼 격화
로봇 밀도 1위 한국은 현대차그룹 선봉장
휴머노이드 집중 이유는 인건비와 시장규모

피규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 YNA=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국내외 자동차 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인간형 로봇을 지목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인간형 로봇 개발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다만,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상용화까지 도달하진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진보된 기술력을 갖춘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인간형 로봇 개발 및 도입에 착수하면서, 이를 둘러싼 패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日은 주춤, 中은 바짝

인간형 로봇의 시작은 일본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인간형 로봇을 개발한 곳이 혼다다. 지난 2000년 혼다는 세계 최초로 인간형 로봇인 ‘아시모’(ASIMO)를 개발했다. 당시 아시모는 스스로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의 기능을 갖춰 이목을 끌었다. 혼다는 아시모에 진심이었다. 첫 공개 이후 약 7번에 걸쳐 개량형을 공개했다. 개발에만 약 2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됐지만, 끝내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토요타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토요타는 인간형 로봇 T-HR3를 공개했다. 2족 보행이 가능한 해당 로봇은 착용형 컨트롤러를 통해 움직임이 구현됐다. 컨트롤러 착용한 조종사의 움직임에 따라 로봇의 손과 팔, 발 등이 움직이는 구조다. 해당 로봇 역시 상용화가 이뤄지진 않았다.

중국은 실전 도입까지 이뤄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은 지난 11월 자체 개발한 인간형 로봇 ‘아이언’을 실제 공장에 투입했다. 아이언의 키와 무게는 각각 178cm, 70kg로 실제 인간의 체격과 유사하다. 샤오펑에 따르면 해당 로봇에는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이 적용됐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언은 약 720도의 시각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디(BYD)의 자동차 공장에도 로봇이 거닌다. 중국 로봇 기업 유비텍은 최근 새로운 인간형 로봇 ‘워커 에스원’(Walker S1)을 발표했다. 해당 로봇은 산업용 인간형 로봇으로서, 키 172cm에 무게 76kg로 제작됐다. 워커 에스원은 현재 BYD의 자동차 공장에서 부품 운반 작업 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공장의 설비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봇 밀도 1위 한국은

우리나라는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다. 국제로봇연맹(IFR)이 최근 발표한 ‘세계 로보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직원 1만명당 로봇 1012대로 집계됐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에도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IRF는 한국의 로봇 밀도는 지난 2018년 이후 연평균 5% 정도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 밀도는 직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를 뜻한다. 로봇 밀도가 높다는 뜻은, 제조업 자동화 수준이 높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만큼 제조 과정에서 로봇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로봇 밀도 1위 국가답게, 인간형 로봇 개발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 중 인건형 로봇 개발 선두는 현대차그룹이다. 지난 2018년 현대차그룹은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보틱스(Robotics)팀을 신설했다. 로보틱스팀은 현대차그룹의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팀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 중 하나로 로봇을 지목한 만큼, 로보틱스팀은 미래혁신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팀 신설에 그치지 않고, 몸집도 불려나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6월 미국 로봇공학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지불한 금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만들고 있다.

왜 인간형 로봇일까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이 앞다퉈 인간형 로봇을 개발 및 도입하는 이유로 2가지가 언급된다. 바로 ‘인건비 절감’과 ‘로봇 시장 규모’다. 업계는 이 두 가지 이유가 자동차 제조사들이 인간형 로봇 영역에 뛰어드는데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평가한다. 

먼저 인건비다. 인간형 로봇은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해결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단순 특정 반복 작업만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넘어, 인간이 해야할 다양한 작업·공정 과정을 밤낮 없이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보고서에 따르면 BGC는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첨단 산업용 로봇 도입으로 약 16%의 인건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33% ▲일본 25% ▲미국 22% ▲중국 18%의 순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를 누릴 것이라 덧붙였다.

인간형 로봇 제조 비용도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인간형 로봇 제조 비용은 전년 대비 약 40% 줄어들었다. 증권사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구개발 및 공급망 다변화로 인간형 로봇 단가 인하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인간형 로봇 시장 규모도 성장세다. IFR에 따르면 글로벌 인간형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4억3000달러(약 3조4027억원)로 집계됐다. IFR은 인간형 로봇 시장 규모가 연평균 45%씩 성장해 오는 2032년에는 약 660억달러(약 92조46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밝은 전망을 예측했다. 골드먼삭스는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인간형 로봇 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 380억달러(약 5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하량은 1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지난해 발표했던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시장 규모는 6배, 출하량은 4배 증가한 수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업체가 인간형 로봇을 도입할 경우 인건비 절감과 함께 노조 리스크도 사라지게 되는데, 노조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제조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이기에 인간형 로봇은 매우 매력적인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완성차 업체들도 충분한 연구인력과 자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간형 로봇시장에 뛰어드는데 큰 무리는 없다. 결국 연구인력과 자본을 얼마나 길게 투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현대차그룹의 경우 자체 수요가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면에서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막대한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빠른 판단과 집중을 요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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