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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많을수록 보험금 많다?”…‘암·뇌’ 비례형 보험 판매 중단된 사연은 [보험톡톡]

암·2대 질환 주요 치료비 보험 타깃
"진료비 늘수록 보험금도 늘어"

[그래픽 오픈AI 달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보험시장에서 치료비를 계단식으로 정액 보장하는 비례형 치료비 담보가 새해를 시작으로 모두 판매 중단됐다. 보험 가입자의 급여 또는 비급여 의료비 지출을 비례형 구조로 고액 보장하는 담보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의료체계의 왜곡을 유발하는 등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비례형 담보는 과잉진료 우려가 큰 상품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는 판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해율이 낮지만, 시간이 지나 보험금 청구 건수가 많아지면 적자가 불가피한 상품이다. 일각에선 과잉진료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실손보험과 비슷한 상품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말 그대로 의료비가 높아질수록 한 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늘어나는 상품이다. 3대(암·뇌·심장질환) 주요 치료비와 순환계 치료지원금, 상해·질병 치료지원금 관련 상품이 많다. 이들 상품은 보험 가입자 입장에선 가입한 상품의 연간 한도 내에서는 더 많이 치료할수록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유인이 많다. 

대표적으로 비례형 주요치료비는 1년 동안 발생한 치료비에 비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지불한 치료비가 많을수록 받는 보험금도 늘어나는 구조다. 보험금은 1000만원씩 구간별로 지급된다. 치료비가 1000만~2000만원 사이면 보험금 1000만원을 받고, 2000만~3000만원 사이면 2000만원을 받는 식이다. 치료비가 900만원이라면 보험금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치료 100만원을 더 받으려는 한다는 게 문제다.

특히 고액 의료비 지출에 대한 대가로 고액 보험금을 수령하는 구조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의료체계의 왜곡을 유발하는 등 사회적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비 지출을 보험금 지급대상으로 하는 상품은 연간 의료비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기준 충족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들은 정액형과 비례형으로 나뉘는데, 정액형은 의료비 관계없이 조건을 충족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며, 비례형은 1년간 소비자가 쓴 의료비에 비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일각에선 당국의 제동이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상품 판매 중단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도한 당국의 규제로 보험사들의 먹거리가 사라지고 있단 지적이다.

당국은 지난해부터 독감보험을 비롯해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보장 특약,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해 과당경쟁을 지적하고, 판매 제지에 나선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한동안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놨던 건 소비자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찾는 상품을 왜 이렇게 (중단)하는지 불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1억5000만원씩 10년 동안 15억원 보장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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