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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간암 신약 허가 삼수 도전할까…中 협력사 '소명'이 관건

HLB, 中 항서제약과 간암 신약 함께 개발·허가 추진
美 FDA, 항서제약에 수정·보완 요청…허가 재차 불발
"허가 가능할까" 우려도…HLB "올해 신약 허가 집중"

신약 개발 기업 HLB와 간암 신약을 개발해 미국에서 허가받기 위한 절차를 함께 밟고 있는 항서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조 공장과 관련한 지적 사항이 담긴 보완요구서한(CLRs)을 받았다. 이로 인해 HLB와 항서제약의 간암 신약 허가 일정도 지연됐다. 사진은 진양곤 HLB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신약 개발 기업 HLB가 간암 신약을 미국에서 허가받기 위한 도전에 다시 착수한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의 보완요구서한(Complete Response Letters·CRLs)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약 개발 기업이 보완요구서한을 받는다면 그만큼 신약 허가 일정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완요구서한은 미국 FDA가 허가를 신청한 기업·기관에 제조공정이나 임상자료 등을 수정·보완을 요청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문서다.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이 지시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HLB도 간암 신약 허가 절차를 밟으며 미국 FDA로부터 두 번이나 보완요구서한을 받았는데, 예정보다 신약 허가 시기가 지연됐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LB와 간암 신약 허가 절차를 함께 진행하는 중국의 항서제약은 최근 미국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을 다시 받았다. 앞서 미국 FDA는 항서제약이 간암 신약을 허가하지 못한다는 보완요구서한을 지난해 5월 한 차례 발송한 바 있다. HLB에 따르면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은 첫 번째 보완요구서한보다 지적 사항(Observation)이 적고 내용도 경미하다. 항서제약이 지적 사항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품과 충분히 협의한다면 올해 7월에는 간암 신약의 허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도 보고 있다.

HLB와 항서제약이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간암 신약은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병용하는 방식의 간암 치료 방법이다. 리보세라닙은 신생 혈관의 형성을 억제하고, 캄렐리주맙은 면역 항암 효과를 내 암 환자를 치료할 것으로 기대된다. 약물의 효과도 기존의 치료제보다 뒤지지 않는다. HLB와 항서제약의 간암 신약 후보물질을 투여한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23.8개월이다. 간암 환자는 통상 아바스틴과 티센트릭을 함께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데, 이 경우 OS 중앙값은 다소 적은 19.2개월이다. HLB와 항서제약의 약물을 투여한 환자가 기존의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보다 오래 생존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미국 FDA가 HLB와 항서제약에 두 차례 보완요구서한을 보내며 해당 간암 신약의 허가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HLB와 항서제약이 미국 FDA에 처음 간암 신약의 허가를 신청했을 때는 2023년 5월로 2년 전이다. 하지만 미국 FDA가 여러 차례 HLB와 항서제약에 보완요구서한을 보내, 두 기업은 지난해 9월 간암 신약 허가를 다시 신청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간암 신약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신약을 개발하고도 미국 규제기관의 허가 심사 문턱을 넘는 데만 2년 이상을 소요한 셈이다. 이로 인해 HLB 주가는 2년 전 3만5000원대에서 올해 5만4000원대로 솟았지만, 간암 신약 허가와 관련한 소식에 등락을 반복했다.

간암 신약 허가 소식이 좀처럼 들리지 않자, 일부에서는 HLB와 항서제약의 간암 신약이 사실상 허가될 가능성은 적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미국 FDA가 많은 기업에 보완요구서한을 발송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는 한 차례 정도에 그칠 뿐 두, 세 차례 보완요구서한을 받는 사례는 적어서다. 다행인 점은 HLB와 항서제약처럼 두 번의 보완요구서한을 받고도 미국 FDA의 최종 신약 승인을 받은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는 지난해 파킨슨병 신약을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는 과정에서, HLB, 항서제약처럼 두 번의 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 미국 FDA가 애브비의 신약 허가 과정에서 문제 삼은 점도 HLB, 항서제약의 지적 사항이라고 알려진 제조품질관리(CMC)와 관련한 내용이다.

관건은 HLB와 항서제약이 미국 FDA의 지적 사항을 잘 소명하고, 이를 미국 FDA가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 FDA는 이번 보완요구서한을 통해 항서제약이 캄렐리주맙을 생산하는 제조 공장이 ▲약물의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멸균 프로그램(무균 공정 검증을 위한 배지 충전 프로그램) ▲제품의 육안 검차 절차 ▲전자장비의 성능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의 정기 검사·점검 등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HLB와 항서제약은 이 중 멸균 프로그램과 관련한 지적 사항이 이번 보완요구서한의 핵심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항서제약은 빠르게 미국 FDA와 소통해 지적 사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묻겠다는 방침이다. 진양곤 HLB 회장은 "항서제약은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을 받은 이후 미국 FDA 출신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대비에 철저했다"라며 "올해 간암 신약의 미국 허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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