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공포가 기회’…관세폭탄 “최악의 상황 지났다” [이코노 인터뷰]
- [관세 전쟁, 증시 진단]④
박세익 체슬리 투자자문 대표 인터뷰
관세 우려 지나쳐…“합리적인 수준으로 바뀔 것”
관세 협상‧금리 인하 여부 주목해야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사실 지금은 엄청난 기회입니다.”
박세익 체슬리 투자자문 대표이사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주식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쌀 때 사고 비쌀 때 파는 것’으로 비관적일 때 우량한 주식을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비관 속에서 강세장이 탄생한다”며 “경기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주가가 박살 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불황으로 들어가니까 금리가 떨어지고, 금리가 떨어지니까 부동산이나 주식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 투자라는 게 대중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기업의 가치 성장을 발견하면 투자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대중들이 다 인지하고 있을 때, 대중들이 지나치게 기대하고 있을 때는 비싸졌기 때문에 팔고 나와야 된다”며 “반대로 대중들이 지나치게 우려할 때가 기업의 내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싸졌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국내외 증시 혼란에 대해 “지나친 우려는 끝났고 이제 합리적인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빨리 협상하라’는 트럼프 말에 힌트가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관세 노이즈가 길어지면 경제가 진짜 망가질 수 있다”며 “왜냐하면 경제는 심리니까 심리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빨리 협상을 끝내고 싶은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가 머릿속에 그리는 ‘세 가지’를 주목했다. 물가 안정, 금리 인하와 더불어 바이든 정부에서 했던 대로 돈 주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게 아니라 ‘돈 안 주고 미국에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었던 게’ 가장 큰 목적이라는 것이다.
동맹국에 대한 관세는 생각보다는 적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대표는 “트럼프 정권 1기에서는 어떻게 끝났냐 하면 그때도 ‘캐나다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하겠다’ 했지만 안 했다”며 “소위 말하는 미국의 동맹국에 대해서 부당한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재 상호관세,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도 없어질 수 있다”며 “10%조차도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주가 하락은 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람들이 우려하는 1930년대 스무트홀리 관세법 때 상황이 되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무트홀리 관세법이란 1930년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해 미국이 제정한 관세법으로 2만개가 넘는 수입 물품에 대해 관세를 올렸다. 당시 상대국들이 보복 관세를 매기면서 세계 경제 교역이 위축되고 대공황을 악화시키면서 주가도 80% 이상 폭락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긴장 관계는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대표는 “다만 내년 11월에 있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는 중국하고도 올해 안에는 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하고의 관세 협상은 20~30% 수준에서 합의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특히, 박 대표는 과거 사례를 잘 공부해 보면 지금의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상황이 2018년 미중 무역분쟁과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너무 닮은 2018년 美中 무역분쟁 상황
박 대표 분석에 따르면 2018년 2월부터 미국 시장은 10월 초까지 사상 최고치를 내면서 올라오다가 10~12월, 3개월간 급격히 하락했다. 2018년 4분기에 미국 시장이 빠진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정책 유지(당시도 제롬 파월 의장),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미중 무역분쟁 갈등 심화 국면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와 비교해 2025년 1분기는 Fed가 4.75% 수준의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트럼프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차이점은 그때는 미국이 중국때리기만 하고 있었다면 현재는 동맹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2018년 상황을 보면 그해 7월 미국은 중국에 첫 관세를 매겼고, 중국에 협상을 요구해 오다가 2018년 12월 협상이 무산되면서 미국 시장이 확 빠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145%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가가 출렁인 것과 비슷한 상황인 셈이다.
그는 “이후 2019년 미국 시장은 차츰 오름세를 보였다”며 “2019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칠레에서 만나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2019년 한 해 S&P500이 28.8%나 올랐다. 그러나 칠레에서 APEC 정상회의 개최를 포기하면서 결국 미국과 중국은 2020년 1월에서야 1단계 무역협상 합의에 서명했다.
박 대표는 “이번에도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145%를 비롯해 전 세계를 겨냥해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을 때 가장 안 좋은 시점을 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로 인해 금리는 치솟고 주가가 빠지니까 트럼프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빠르게 협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관세 이벤트가 3개월 안에 마무리되면 금리가 관건이라고 봤다. 박 대표는 “2019년 하반기에만 금리를 3번 인하하면서 주가는 오히려 더 가파르게 올라갔다”며 “금리가 떨어지니까 주식, 부동산이 다 올랐는데, 코로나 때 시장이 어려워지자 제로금리를 하면서 주식, 부동산은 더욱 불을 뿜었다”고 했다. 이어 “올해도 관세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하반기 3번 정도 인하할 가능성이 나온다”며 “2019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주식 시장은 더 빠질까. 박 대표는 “1981년부터 45년 동안 미국 주식이 하락한 건 10번 있었다”며 “그중 20% 이상 하락한 때는 두 번밖에 없었는데, 2002년 닷컴버블 마지막에 23% 빠졌고 2008년 금융위기가 왔을 때 38% 빠졌다”고 했다. 이어 “최근 나스닥은 고점 대비 16~17% 정도 빠졌고, S&P500은 15% 정도 빠졌는데, 여기서 더 떨어질 확률은 5% 정도밖에 안 된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주식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과 국채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 차이인 ‘일드갭’을 통해 주식을 언제 팔아야할지를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미국 국채 금리가 4% 이상일 때는 S&P500 주가수익비율(PER) 20배 이상에서는 투자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며 “기업의 이익 증가 없이 주가만 올라가고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 이번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국내 증시는 현재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반도체가 안 좋으면 주가가 빠지고 했지만 요즘은 반도체가 안 좋았지만 조선‧방산‧엔터‧피부미용 업종의 주가는 좋았다”며 “이 업종들의 특징은 K-온니(K-ONLY)”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선진국으로서 글로벌하게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 즉 대체 불가한 한국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집중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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