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트럼프發 관세 전쟁에 ‘롤러코스터’ 탄 증시 대응 전략은
- [관세 전쟁, 증시 진단]①
동학개미 “실적 기반 밸류에이션 매력 주목”
서학개미 “빅테크 벗어나 지역·업종 분산 필요”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꺼내든 고율 관세 카드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포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증시는 하루가 다르게 출렁이고, 무역전쟁이 다시 점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개인투자자들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동학개미’와 미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서학개미’ 모두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주요 증권업계 전문가들과 관세발 충격이 개인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의 생존 전략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분석했다.
국내 증시는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로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반면 미국 증시는 과도하게 오른 상태로 포트폴리오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공통적으로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정책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주목하며 중장기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현재 저평가된 상황으로 관세 협상에 따라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실적과 저평가 매력을 갖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은 역사적 저점인 0.8배 수준(12개월 선행 기준)에 불과하다”며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으로 관세 우려가 해소된다면, 우리 증시는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중국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보수적으로 고려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으로 봤을 때 하방보다는 상방이 열려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내 증시 투자 시 관세 영향이 적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관세 피해를 받은 업종에서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기업들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 투자정보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고, 방산은 글로벌 각국의 방위비 증가 압박에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주로 재평가받고 있다”며 “엔터·음식료·유통은 관세와 무관하고 경기 불황에도 견조할 수 있는 섹터”라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자동차 등 美 관세 피해를 받은 업종은 이미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분할 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 실장은 “코스피 내 2차전지·헬스케어·소프트웨어·철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고점대비 주가가 많이 빠진 업종들 중에서 주가수익비율(PER)뿐만 아니라 이익 감소 우려까지 반영이 되며 빠진 업종들이라 향후 반등 시 더 강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국내 증시의 경우 대선 모멘텀(상승 동력)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6월 3일 조기 대선이라는 차별적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정부 정책 기대감 및 추경 전망으로 관련 정책주가 단기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시선을 보냈다. 한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정치 테마주들이 요동치고 있고 ‘정치 테마로 비싸진 주식이 더 비싸진다’고 막 투자를 하는데 절대 테마주 매매는 안 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분산·분할·리밸런싱 필요…재정‧통화 정책 ‘변수’
미국 증시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오른 상황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팬데믹 이후 과도하게 리레이팅(재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관세 충격이 하반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경우, 빅테크 중심에서 방어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정 국가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구조적 전환기에 취약할 수 있으며, 오히려 정책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유럽, 중국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관세는 어느 정도 증시에 선반영된 상태로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이나 연준의 통화정책의 향방이 미국 증시 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발 관세 충격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앞으로 주식시장은 경제지표와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혁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관세 회피 업종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흐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방산·사이버보안·정보기술(IT)솔루션 등은 정책적으로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고, 경기방어형 소비재나 배당주 역시 유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학개미‧서학개미 모두 공통적으로 단기 증시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분산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 연구위원은 “동학개미는 급격한 투매보다는 변동성 방어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며 “방어주(필수소비재·통신·제약)나 내수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낙폭과대 성장주(IT, 미디어 등)에 분산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경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서학개미는 단기 급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분할 매수를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자산군과 지역별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해 혼돈에 빠진 증시에서 투자 원칙이나 대응 자세에 차이를 보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변동성 장세는 피할 수 없지만,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다”라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나 탐욕이 아니라 구조적 사고와 유연한 포트폴리오 조정 능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포는 기회다”라며 “비관적일 때 우량한 주식을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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