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왕관의 무게’ 견뎌라]①
'36년 KB맨' 사상 첫 순이익 5조 시대 열다
리딩금융 수성 vs 경쟁사 추격…AI·비이자 관건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어느덧 취임 1년 9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양종희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은 줄곧 ‘리딩금융’을 차지하고 있지만 ‘왕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대내외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리스크 관리 ▲수익 다변화 ▲밸류업 등 굵직한 과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양종희 시대’ 활짝…‘36년 KB맨’의 저력
금융권에 따르면 양 회장의 임기는 2026년 11월 20일까지다. 1961년 전주 출신인 양 회장은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올해로 36년째 KB의 금색 배지를 달고 있는 ‘KB맨’이다.
이후 2007년 국민은행 재무보고통제부장, 2008년 서초역 지점장을 지냈다. 2008년에는 지주로 자리를 옮겨 주요 부서장을 맡았다. 2014년에는 지주 전략기획부 상무를 지내면서,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실사 총괄을 지휘했다. LIG손해보험은 지금의 KB손해보험이다.
양 회장은 동기들에 비해 승진 속도도 빨랐다. 상무 다음 직급인 전무를 뛰어넘고 1년 만에 부사장직으로 직행한 신화를 남겼다. LIG손해보험 인수를 안정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부사장 시절 재무 및 기업설명회(IR)와 인적자원(HR)부문을 총괄했다. 꼼꼼한 업무처리 능력에 더해 빠른 의사결정을 강점으로 인정 받았다. 양 회장은 2016년에 KB손해보험 대표 자리에 올라 2020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KB금융 보험부문 부문장, 부회장직을 수행했다.
양 회장은 평소 소탈하고 직원들에도 먼저 호의적으로 다가가는 등의 모습을 보여 내부적으로도 평이 좋다. 특히 양 회장은 본인이 부각되기 보다는 ‘서포트’ 역할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취임 이후에도 그는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계열사 CEO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한편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따뜻한 리더십…저출산 극복·여성리더 지원
양 회장의 리더십은 ‘따뜻함’으로 요약된다. 양 회장은 저출산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출산·육아 관련 금융 지원, 난임 치료비 지원,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등에 나섰다. 소상공인 저출생 극복지원을 통해 135억원을 지원했고, 난임 치료비·난자 동결 시술비용 등도 지원했다.
KB금융은 ‘아이 키우기 좋은 일터’ 조성으로 일·가정 양립 문화 만들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어린이날을 맞아 여의도 신관에 KB금융 주요 계열사 직장어린이집 만 3~5세반 원아 93명을 초청했다. 행사에는 양 회장과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직접 참석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특히 양 회장은 또래의 손주를 둔 만큼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따뜻한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후문이다.
여성 리더 육성·지원에도 진심이다. KB금융의 사외이사 중 여성비율은 42.9%로, 지난해에는 그룹 최초로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KB금융은 2025년 1월 말 10.9%인 여성 경영진 비율 또한 2027년까지 20.0%로 높여가겠다는 복안이다. 경력단절 여성 임직원을 위해선 재교육 및 업무 복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여성 인력 지원에 솔선하고 있다.
양 회장 또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금융은 단순한 자금 중개를 넘어, 개인의 삶과 기업의 미래, 나아가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연결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면서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가치를 우선하는 선택을 반복하는 것, 그것이 진짜 변화의 시작이며, 비록 속도가 더딜지라도 그 변화가 닿는 세상은 반드시 더 따뜻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기 후반부 ‘양종희표 성장 스토리’ 완성할까
양 회장이 취임한 직후 KB금융은 2023년 연간 순이익 4조5948억원을 기록해 신한금융을 제치고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이후 양 회장의 온전한 경영 성적표인 2024년에도 KB금융은 순이익 5조782억원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양 회장 취임 이후 그룹 사상 최초로 순익 5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 올해 상반기도 순이익 3조4357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양 회장이 이 무게를 끝까지 견디며 리딩금융 왕좌를 굳힐지, 아니면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에 타이틀을 내줄지는 2025년 하반기 관전 포인트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의 우위를 얼마나 지켜내느냐가 ‘리딩금융 수성’에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특히 신한금융이 글로벌과 IB 부문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우리금융 또한 최근 증권사와 보험사 M&A에 줄줄이 성공하며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전통 은행으로써 역할은 물론, 새 시대에 발맞춘 AI 활용은 남겨진 과제다. 지난 7월 양 회장은 ‘새로운 금융환경下 그룹의 Level-up 전략’을 주제로 ‘2025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을 개최해 이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고객 중심의 영업 방식, 고객 관리 체계, 상품 및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의 구조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당시 양 회장은 특강을 통해 “AI대전환의 시대는 위기인 동시에, KB금융이 부가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며 “AI 시대에도 금융전문가로서의 차별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고객 중심 철학과 금융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고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고객들의 삶 속에 KB가 항상 나타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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