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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상조' 가입했더니 '결혼부터 여행' 다 도와주네

보험

상조회사들이 지난 몇 년 간 장례서비스 외에 결혼·여행·웰니스 서비스 등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대폭 확충하면서 기존 40대 이상 고객층이 아닌 20~30대 MZ세대 고객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례 상품 중심에서 라이프케어 관련 전환서비스 비중을 높이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시키고 있는 셈이다. 상조업계는 지속적인 라이프케어 서비스 확충으로 젊은층 고객 비중을 더 높여 미래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웨딩·여행 전환서비스율 ‘껑충’상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조회사들의 주 고객층은 여전히 4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대체로 40대 이후부터 부모나 자신의 장례를 고민하기 시작하다 보니 전체 고객 비중에서 이들의 비중이 높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40대 이상 연령층은 직접 장례를 치러 본 경험도 있고 장례식에도 참석할 일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장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연령층”이라며 “반면 20~30대는 아직 장례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입 수요도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조상품이 시기상 2030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힘들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상위권 상조회사들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상조상품=중년 가입’ 공식도 조금씩 깨지는 분위기다. 국내 상조업계의 경우 상위 5개 회사(웅진프리드라이프·보람상조·교원라이프·대명스테이션·더케이예다함)의 선수금 총액이 전체 시장에서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이 상조업계의 주요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주요 상조회사들은 기존 상조상품을 결혼이나 여행 등 라이프케어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서비스를 내놓으며 젊은 층 가입 비중을 높이고 있다. 기존에 가입한 상조상품을 웨딩과 여행서비스로 전환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또한 기 납입금 일부를 전환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웨딩과 여행서비스는 물론, 전문업체들과 제휴해 ▲결혼정보 서비스 ▲혈당 홈케어 ▲돌잔치 ▲어학연수 ▲홈인테리어 등 다양한 전환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최근 4년간 2030세대 고객의 전환서비스 이용 현황을 보면 ‘웨딩’은 전체 전환서비스의 70%를 넘어서며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웅진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웨딩 전환서비스는 한 번에 큰 돈이 들어가는 결혼 준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MZ세대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보람상조 역시 ‘웨딩’ 전환서비스 이용이 매우 활성화된 케이스다. 보람그룹은 ‘보람웨딩’을 통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를 비롯한 다양한 웨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2023년 울산 보람컨벤션을 개관해 관련 서비스 기반을 넓혔다. 웨딩서비스 전환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약 12.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보람상조는 ‘비아젬 웨딩링’을 통해 웨딩서비스에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비아젬은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손톱으로 제작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석’이다. 최근 진행된 ‘보람웨딩초대전’에서는 ‘비아젬 웨딩링 이벤트’가 신혼부부들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아울러 젊은 층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펫팸족’(Pet+Family) 트렌드에 맞춰 반려동물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스카이펫’은 반려동물 장례서비스를 지원하고, ‘펫츠비아’는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보석으로 남길 수 있는 이색 추모 서비스다. 교원라이프는 교원그룹이 보유한 ▲교육(빨간펜) ▲렌탈가전(교원웰스) ▲여행(교원투어 여행이지) ▲호텔(키녹·더스위트호텔) 등 다양한 계열사를 적극 활용한 케이스다. 특히 교원라이프는 계열사 교원투어와 손잡고 여행 서비스에 더욱 차별화를 줬다. 그 결과, 전환서비스에서 ‘여행’ 비중은 2022년 17%에서 2023년 50%로 두 배 이상 늘었고, 2024년에는 75%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쓸 수 있는 서비스가 중요”이처럼 상조회사들이 젊은 층 대상의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실제 2030세대 가입 지표도 상승세다. 상조업계에 따르면 웅진프리드라이프는 2021년 대비 2024년 2030세대 고객의 신규 계약 구좌 수가 2배 이상(101%) 증가했다. 또한 젊은 층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며 올 3분기 기준 전체 2030세대 고객의 30% 가량이 온라인을 통해 상조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에 비해 70% 가량 증가한 수치다. 보람상조도 지난 2020년, 2030세대 고객 비중이 10%대에 그쳤지만 2023년에는 30%대를 넘어섰다. 최근 지표는 더욱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전통적인 타깃층인 40~69세대를 넘어 웨딩·반려동물·혼수 등을 통해 젊은 층의 주요 관심사를 서비스 상품에 반영함으로써 상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신규 고객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최근 상조업계는 가입자와 선수금 지표가 모두 상승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상조업) 시장 가입자와 선수금은 2018년 3월 516만명, 4조7728억원에서 올 3월 960만명, 10조3348억원으로 성장했다. 상조회사들이 지난 몇 년간 라이프케어 상품 경쟁력을 대폭 확장하는 등 ‘탈(脫) 장례 이미지’ 전략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상조상품이 젊은 층을 공략하려면 2030세대에게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15 10:00

4분 소요
동남아 무대는 교두보…글로벌 야심 키우는 인터넷은행

은행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가계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인터넷은행에 대해 더 많은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면서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영업을 넘어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글로벌 시장 확대에 특히 공을 들이는 곳 중 하나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태국 정부로부터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한국계 은행이 태국 시장에 재진출한 것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계 은행이 태국에서 철수한 이후 25년 만이다. 태국 재무부는 카카오뱅크와 태국 금융지주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가상은행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6월 19일 공식 발표했다.카카오뱅크는 태국 진출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K-금융의 세계화에도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가 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23년이다. CBX 컨소시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을 진행했다. 이듬해 중국의 위뱅크(Webank)를 기술파트너로 받아들이면서 가상은행 인프라 설계와 기술 역량 강화 작업을 했다.이들 컨소시엄은 태국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월렛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태국 정부는 현금지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디지털 결제 기반을 강화하는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중심의 금융업 사업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태국 인구의 상당수가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소외돼 있다는 점도 향후 금융업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해석됐다. 태국 중앙은행(BO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태국 전체 성인 인구의 약 18%는 무접속(unbanked), 45%는 저지출형 계층(underbanked)으로 분류된다.BOT는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글로벌 금융 허브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023년 무렵부터 가상은행 설립을 추진했다. 태국 중앙은행이 도입하는 ‘가상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같은 한국의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형태의 은행이다.가상은행 출범을 위한 준비법인은 올해 3분기 중 설립할 예정이다.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6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상품·서비스 기획과 모바일 앱 등 IT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며, 향후 설립될 가상은행의 2대 주주로 참여하게 된다.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당시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과 관련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자,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소중한 기회”라며 “한국계 은행과 기업의 태국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인도네시아도 카카오뱅크의 또 다른 무대다. 지난해 6월에는 카카오뱅크가 처음으로 해외투자를 한 인도네시아의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공식 출범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앱 ‘그랩’과 현지 최대 미디어 기업인 ‘엠텍’ ‘싱가포르텔레콤’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그랩과의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상품과 서비스 기획, 개발 과정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슈퍼뱅크는 출범 1년만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다. 슈퍼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200억 루피아(약 2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수준이다. 6월 기준 대출잔액은 8조3500억 루피아(약 7100억원)로 1년 전보다 120% 넘게 불었고 예금잔액은 8조4300억 루피아(약 7200억원)로 750% 증가했다. 총자산은 1년 전보다 120% 늘어난 15조 루피아(약 1조2750억원)로 집계됐다. 순이자이익은 6700억 루피아(약 570억원)로 전년 대비 240%, 순이자마진(NIM)은 10.2%로 2.1%포인트 개선됐다.티고르 M.시아한 슈퍼뱅크 대표는 “출범 1년 만에 수익을 내고 4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한 것은 놀라운 성과”라며 “디지털 혁신을 통해 탄탄한 사업 기반을 마련했으며 빠른 고객 성장과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다음 단계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서 디지털금융 재설계 노리는 토스뱅크토스뱅크도 글로벌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4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개척, 액티브 시니어 공략, 주택담보대출 출시 계획 등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이었다. 동남아시아 지역 등 신흥국은 물론이고 미국·영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선진국까지 진출 후보군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금융의 재설계를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이은미 대표는 “신흥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선진국은 금융 시스템은 갖춰져 있으나 고객 경험은 여전히 디지털화되지 않았다”며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 은행들이 먼저 협업을 제안하고 있고, 구체적인 진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토스뱅크는 지분 투자, 조인트벤처(JV) 등 다양한 형태로 진출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현지 규제와 고객 특성에 최적화된 해외 금융 모델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홍콩상하이은행(HSBC), 도이치뱅크 같은 글로벌 금융권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토스뱅크의 무대를 해외로 확대하는데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2025.09.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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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의 글로벌 모험…성과와 불안 공존

은행

지방금융사들이 지역경제에 뿌리를 두던 전통적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와 수도권 쏠림 심화로 지역 내 성장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은행은 해외 진출을 새로운 돌파구이자 체질 전환의 기회로 삼으며, 글로벌 시장 입지를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BNK금융, 카자흐스탄에 은행법인 깃발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 8월 2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은행법인 ‘BNK Commercial Bank’를 개소했다. BNK금융은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아우르는 경제권역을 확보하고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BNK금융은 카자흐스탄 은행법인을 ‘디지털 기반의 중소기업 특화 전문은행’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BNK금융 내 은행 계열사가 아닌 그룹 주도로 은행법인을 개소한 것은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법인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카자흐스탄법인은 해외 소액금융시장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가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 전환 인가를 받은 첫 사례다. BNK캐피탈이 2018년 카자흐스탄 소액금융시장에 진출한 후 꾸준히 양호한 영업성과와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한 결과다.그룹 내 은행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올해 9월 기준 해외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신 지점을 내는 방식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중국 칭다오·난징 ▲베트남 호찌민에 해외 지점을 두고 있다.BNK금융 관계자는 “이번 해외 은행법인 설립은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닌 글로벌 금융사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출발점”이라며 “디지털 기반의 현지 특화 은행모델을 통해 그룹의 글로벌사업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북은행, 캄보디아서 순익 ‘쑥’JB금융 계열사인 전북은행·광주은행도 해외 법인 실적이 증가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전북은행은 올해 상반기 캄보디아 법인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에서 순이익 25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3% 늘어난 규모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안정적 실적을 내면서 전북은행뿐 아니라 JB금융 전체 글로벌 수익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백종일 전북은행장이 직전에 프놈펜상업은행장을 지냈다는 점도 글로벌 법인에 지속해서 힘이 실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북은행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앞으로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은행의 선진화된 경영기법 및 시스템을 접목하여 PPCBank를 아세안 시장의 거점으로 성장시키고, 이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인근 아세안 지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의 또 다른 은행 계열사인 광주은행은 미얀마에서 법인을 운영 중이나, 은행업을 하고 있지는 않다. 광주은행은 2020년 베트남 증권사 지분을 100% 취득해 JB증권 베트남을 출범했다. 해당 법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억65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배 늘어나며 순항 중이다. ‘전국구’ 된 iM뱅크, 글로벌 순익은 아직 불안정iM뱅크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글로벌에 힘주고 있다. 황병우 DGB금융 회장 겸 iM뱅크 행장은 시중은행 전환 준비에 한창이던 2023년 5월 31일부터 6월 14일 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 등에 있는 현지법인과 지점을 방문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다만 아직 해외 실적이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iM뱅크는 캄보디아 현지법인 DGB뱅크피엘씨(DGB Bank PLC) 지분 100%를 보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DGB뱅크피엘씨의 상반기 순이익은 24억7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1% 큰 폭 줄었다. 캄보디아 대내외 경기 요인에 따른 부동산 거래 둔화와 금융기관간 경쟁 심화에 따른 대출자산 감소로 이자수익이 감소한 탓이다.이외에 iM뱅크는 미얀마에도 현지 법인 iM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iM Microfinance Myanmar)를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얀마 법인의 순익은 25억6000만원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70.6% 증가했다. 해당 법인 자본금 증자에 따른 대출자산 증가로 이자수익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iM뱅크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법인 외에도, 중국 상해·베트남 호찌민에서 지점을 운영 중이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중장기적 글로벌 거점 확보 차원에서의 선진금융시장 진출 또한 유연하게 추진할 계획이다.iM뱅크 관계자는 “기존에 진출한 해외 네트워크의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밸류업(Value-up)에 집중하고, 현지 디지털·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로 동반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글로벌 전략은 설립 또는 인수를 통한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지만, 경영 효율성 최적화 차원에서 가능한 범위 내 소수지분을 투자해 탐색적 진출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지분을 확대하거나 철수하는 형태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해외 진출 필요성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지방은행의 발전방안’ 보고서에서 “지역경제 침체가 구조적으로 지속될 경우 지방은행들은 거점 지역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수요처 발굴을 위해 노력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운 수요처 발굴을 위해 리스크가 크지 않은 범위 내에서 해외진출 확대도 도모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2025.09.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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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서학개미 놀이터’ 만드는 메리츠증권의 도전 [이코노 인터뷰]

바이오

“증권사의 미래는 커뮤니티와 거래의 결합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그 판을 새로 짜려 합니다.”네이버증권을 국내 1위 주식 커뮤니티로 키운 주역, 이장욱 메리츠증권 이노비즈센터장(전무)이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내년 상반기 한·미 동시 공개를 목표로 ‘커뮤니티+인공지능(AI)+거래’를 결합한 차세대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기존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편을 넘어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전환을 기반으로 금융 특화 AI를 탑재하고, 해외 커뮤니티·콘텐츠까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혁신 모델을 내세운다. 국내주식 투자자는 물론, 해외주식 투자자들이라면 주목할만한 소식인 셈이다.그는 올해 초 대표이사(CEO) 직속으로 신설된 ‘이노비즈센터’를 맡았다. 최근 1500만명에 달하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분위기가 강화된 가운데, 이 점에 강점이 있는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1위에 올랐고, 네이버는 종목 토론방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이 센터장은 “이제는 메리츠가 커뮤니티를 중심에 둔 새로운 플랫폼으로 판을 바꿀 차례”라고 말했다. 글로벌 뉴스와 토론이 만난다...아침마다 달라지는 투자 풍경새 플랫폼은 AWS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다. 이 전무는 “IT 서비스처럼 금융 플랫폼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가야 확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며 “AWS와 함께 금융권의 레퍼런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여기에 AI 번역·요약 엔진과 금융 특화 대형언어모델(LLM)을 얹는다. 해외 투자자들의 토론글을 실시간 번역해 국내 투자자가 바로 읽을 수 있고, 방대한 리포트·데이터는 요약 AI가 긍·부정 신호까지 걸러내 제공한다. 메리츠는 미국 ‘윈스턴’과 협력해 금융 규제를 준수하는 AI를 준비 중이다.콘텐츠 측면에서는 미국 금융 미디어 ‘벤징가’(Benzinga), 투자자 및 트레이더 커뮤니티 플랫폼인 ‘스탁트윗’(Stocktwit) 등과 제휴를 맺어 글로벌 투자자 커뮤니티와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직접 연결할 계획이다. 국내 투자자가 테슬라,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종목을 두고 미국 투자자와 실시간으로 토론하는 장면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이 전무는 “플랫폼은 사람이 모여야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며 “당장의 적자는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그가 구상하는 플랫폼은 투자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이다. 아침에 접속하면 밤사이 미국에서 쏟아진 30여 개 핵심 뉴스가 종목별로 요약돼 있고, 각 기사에는 긍·부정 스코어와 원문 출처가 함께 표시된다. 테슬라 실적 콜의 주요 발언은 한국어로 번역된 하이라이트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토론 공간을 누르면, 현지 투자자들의 치열한 논쟁이 실시간 번역으로 흘러 들어온다. 마음에 드는 작성자는 거래 이력 인증을 거친 포트폴리오 스냅샷을 공유한다. 사용자는 버튼 하나로 자신의 보유 종목을 캡처해 자동으로 마스킹·분석할 수 있고, 기록된 화면은 ‘투자 일기’처럼 저장된다. 커뮤니티에 올릴 문장은 AI가 제안해 준다. 모든 과정에서 투자 권유는 차단되고, 판단은 사용자 본인의 몫임이 분명히 고지된다.국내 1000만, 글로벌 3000만 투자자 쓰는 플랫폼 목표이 전무는 목표를 수치로 제시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이용자 1000만명, 글로벌로는 3000만명이 쓰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며 “네이버 증권도 처음엔 3위, 점유율 10% 미만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시장 1위가 됐다. 커뮤니티의 힘과 AI·클라우드의 속도를 결합하면 이번에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MTS 활성 이용자가 대체로 수백만 명에서 많아야 1000만명 안팎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0만명을 확보한다는 것은 사실상 리테일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것과 같다. 더 나아가 글로벌 3000만명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니라, 한국을 넘어 아시아·동남아, 나아가 미국까지 포괄하는 범용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이런 구조 위에서 그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규제와 신뢰’다. 투자 권유는 절대 하지 않는다. 투자 판단은 고객 몫이라는 원칙 아래, 규제 친화적인 AI로 요약·번역·리스크 알림 등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그는 마지막으로 “신뢰를 해치는 혁신은 없다는 게 원칙”이라며 “규제 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혁신을 구현하고, 나아가 아시아와 동남아까지 확장 가능한 플랫폼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세계 곳곳의 투자 담론을 번역·요약·정돈해 한 화면에 모으고, 그 위에 신뢰 가능한 거래 경험을 얹는다”라며 “규제의 선을 지키되, 기술과 제휴로 경계를 넓히겠다. 세계 최초의 모델을 한국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5.09.15 07:00

4분 소요
해외서 아쉬운 성적 하나·우리은행…실적 배경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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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은행이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모두가 순항하는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안정적 성과를 내며 주목받는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환율 변동·금융사고·현지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목이 잡혔다. 하나은행, 러시아·캐나다 부진에 순익 감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이 해외법인에서 올린 순이익은 4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러시아·캐나다·독일 법인의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는 선전했으나, 유럽 시장에서 고전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17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44억원과 비교해 대폭 개선됐다. 중국 법인도 개인 온라인 대출 건전성을 강화한 결과,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 실적 회복에 기여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Bank KEB Hana’의 당기순이익은 283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9% 늘었다. 현지에서 이자이익과 함께 수출입·수탁(Custody) 등 수수료 이익이 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반면 올해 상반기 러시아 법인은 3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 여파로 보유 외화자산 평가손을 기록하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탓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을 살펴보면 캐나다KEB하나은행은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줄었고, 독일KEB하나은행은 31억원으로 63.7% 줄었다. 캐나다와 독일 법인 역시 각각 캐나다 기준금리 인하, 유로존 금리 하락 탓에 이자이익이 줄어 수익성이 저하됐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Hana Bank USA LA 지점’을 개점했다. 약 22년 만의 미국 신규 채널 확장으로, 서부 지역에 전략적 거점 점포를 구축해 미국 동서부 전역에 위치한 기존 채널과 유기적 시너지 확대를 통해 현지 금융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지 교민 사회를 위한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님 중심 경영’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하나은행은 신흥시장 거점도 확대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폴란드 지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자동차·방산·2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동유럽 진출이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영업기회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오는 10월에는 인도 지점도 문을 연다.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각광받는 인도의 성장성을 고려해, 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현지 시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 인니 법인 ‘악재’에 글로벌 법인 순익 ‘뚝’우리은행의 해외 사업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과 홍콩·러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선 순이익이 늘었지만, 중국과 인도네시아·브라질·필리핀에서의 부진이 타격이 컸다.실제 중국우리은행은 작년 114억원 흑자에서 올해 52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대출자산 건전성이 하락했고, 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 하락으로 기존 대출의 연체율이 올랐고 신규 대출수요도 위축됐다.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60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309억원 순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전환하며 손실폭이 컸다. 이는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인한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우리소다라은행에서 1078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현지 중견 수출기업이 우리소다라은행에 제출한 수출대금 지급보증서 성격의 신용장에서 허위로 의심되는 내용이 발견되면서 사고가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로펌을 선임해 자산 회복에 주력하고 있으며, 하반기 만회에 집중할 계획이다.반면 미국과 베트남에서의 실적은 개선되며 한숨을 돌렸다. 미국 법인 순이익은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고금리 국면에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돼 이자수익이 늘었다. 베트남은 베트남은 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경기 회복으로 리테일 대출과 기업금융 수요가 확대되며 성과를 거뒀다. 러시아 법인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9% 개선됐고, 캄보디아는 15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러시아우리은행은 제재 환경 속에서 저비용 예금이 늘어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를 봤고, 캄보디아 우리은행은 대손비용 감소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우리은행은 추후 글로벌 지역별 맞춤형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3대 법인인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와 동유럽 및 미국 남부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국가와 지역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러시아·미얀마 등과 같이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국가는 리스크관리를 강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09.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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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글로벌 확장 성적표 나왔다…독주하는 신한·반전 꾀하는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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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와 내수 의존 구조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해외 진출이 필수적 성장 전략으로 부상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안정적 수익 기반을 토대로 글로벌 부문에서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자회사 경영 정상화를 통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내수 성장 한계 속 해외법인 성과 확대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총 4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이 신규 수익원 확보와 장기 성장 기반 구축의 핵심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 의지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인구 증가율 둔화와 경제 성장세 하락으로 국내 성장 여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금융산업의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 확장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진출 지역 선택과 현지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충열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해외진출 전략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은 아세안 지역이 가장 유망하며, 남아시아·신북방국가·중동과 북아프리카·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중남미 등에서는 일부 국가에 진출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교수는 “국내은행이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진출 지역 국가, 진출 분야 및 업종 이외에도 진출 방식, 주요 핵심 대상 고객, 위험요인 등 다른 중요한 분야의 의사결정 관련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때 해외진출은 국내은행이 국내와는 다른 경제·사회 환경 하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여러 가지 색다른 의사결정 사항이 요구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한은행, 글로벌 독주…美·中·日 3국 중심 실적 개선4대은행 가운데 글로벌 무대에서 독주하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31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중국·미국·일본 등 3개 국가 법인에서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해외법인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법인은 15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 대비 610%로 대폭 개선됐다. 2024년부터 추진해 온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이 실적 성장에 주효했다.미국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올해 3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제재 해제 이후, 5월 자본금 5000만 달러 증자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 결과다. 과거 신한은행 아메리카는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FDIC의 제재를 받았다.일본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금리인상기 선제적 대응으로 변동금리 대출 중심 자산 확대, 조달 다변화, 안정적 대출 성장과 수익성 관리로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캐나다와 유럽 법인의 순익은 뒷걸음질 쳤다. 올해 상반기 캐나다법인 순이익은 13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유럽은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줄었다. 추후 신한은행은 현지에 마련된 법인을 중심으로, 자본 효율성 중심의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 해외법인의 신한은행 이익기여도를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외교·정책 변경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어 대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국외점포의 전사적 자산·부채관리(ALM) 체계를 점검하고 있으며, 시장 변동에 맞춰 최적 자산·부채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유연한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인니 ‘KB뱅크’ 중심 반전 전략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727억원을 벌었다. 이는 전년 317억원 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이다. 특히 해외법인 순이익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캄보디아 ‘KB프라삭’의 실적이 개선됐다. KB프라삭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18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저금리 예수금 확대를 통해 조달비용을 낮춘 덕분이다. 그간 지속적인 적자로 국민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던 인도네시아 ‘KB뱅크’(구 부코핀은행)의 상황도 개선됐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01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38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은행은 2021년 9월 KB뱅크 경영권 인수 이후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4월에는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오픈했고, 추가적인 기능 강화를 통해 디지털 거래 편의성을 인도네시아 대형은행 수준으로 향상시킬 예정이다. 2027년 이후부터는 전체 사업 부문의 안정적 성장과 동시에 수익성을 감안한 신사업을 추진해 ‘중형 유니버설 은행’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KB국민은행은 글로벌 사업의 안정화에 집중해 글로벌 사업의 내실 강화 추진을 통한 KB의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KB프라삭은행의 수익성 유지 및 KB뱅크의 경영성과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경영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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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반독점 소송서 최악은 피했다”...빅테크 둘러싼 국제 갈등은 여전 [한세희 테크&라이프]

산업 일반

구글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구글이 가진 온라인 검색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해소하기 위해 크롬 브라우저를 매각할 필요까진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미국 법무부와 소송에서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 사업자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구글의 독점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당초 법무부가 법원에 제시한 안은 구글이 만든 브라우저 크롬 매각을 비롯해, ▲안드로이드에서 구글 검색 우대 금지 ▲사용자 검색 데이터 외부 제공 ▲기본 검색 엔진 탑재 거래 금지 ▲검색 광고 노출 순위 투명성 제고 ▲유튜브, 제미나이 등 다른 구글 서비스 우대 금지 ▲다른 브라우저 출시나 투자 금지 등이었다. 이런 조치로도 독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구글의 모바일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 매각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법무부 입장이었다. 크롬은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를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다. 주소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바로 구글 검색으로 이어진다. 브라우저를 통해 수집한 사용자 행태 정보는 구글 검색과 광고를 개선하는 밑바탕이 된다. 이 방대한 데이터는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깊은 해자를 구글에 만들어줬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조차 이런 격차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검색 서비스 ‘빙’이 구글만큼 좋아지기 어렵다”고 법정에서 증언할 정도였다. 크롬 매각 여부는 이번 판결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다. 크롬을 매각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면, 구글의 검색 생태계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을 터다. 오픈AI나 퍼플렉시티 같은 AI 기업들은 크롬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9월초 미국 워싱턴DC. 법원에서 나온 판결은 구글의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주는 내용이었다. 작년 말 구글에게 ‘독점 사업자’라는 판결을 내린 같은 판사가 후속 조치인 규제 해소 방안에 대해선 구글 입장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구글이 크롬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또 애플이나 삼성전자 같은 주요 파트너 기업들과 검색 엔진 탑재 관련 금전적 계약도 맺을 수 있다고 결정했다. 독점 소송 당시 구글이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모바일 브라우저에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선탑재되기 위해 거액을 지불한 것이 논란이 됐다. 재판 과정에서 구글이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 주소창의 기본 검색 엔진 자리를 사는데 2022년 한 해에만 200억달러(약 27조 50000억원)를 지불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애플 영업이익의 17.5%, 구글 매출의 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독점 해소책의 일환으로 이 같은 거래는 금지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판사는 이 역시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독점적 기본 검색 엔진 채택을 전제로 한 거래는 하지 못한다. 한편으로, 법원은 구글이 검색과 관련된 데이터를 다른 기업과 공유하도록 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그간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법원은 정부가 제기한 급진적 방안들은 대부분 배제하고 비교적 안전한 선택을 한 셈이다. 기업 분할이 시장 경쟁을 회복하는데 필수적 조치임을 법무부가 입증하지 못했다고 법원은 보았다. 또 크롬이 매각되면 제품 품질과 소비자 후생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구글이 검색 엔진 탑재 관련 금전 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 역시 휴대폰이나 브라우저 기업들에게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를 운영하는 모질라재단은 운영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구글과의 계약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광고 시장도 독점 사업자하지만 구글의 시련이 끝난 것은 아니다. 구글은 검색과 별개로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에 대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를 게재하기 원하는 광고주와 광고를 싣고자 하는 매체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온라인 광고 기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가 언론사 웹페이지나 커뮤니티 등에서 보는 온라인 광고는 대부분 구글의 이 광고 거래소 기술에 의존한다. 이 사업은 지난 2분기 구글 매출의 10% 정도인 71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 4월 미국 연방 법원은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 사업자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구글이 광고 사업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는 안을 들고 나왔다. 이어 9월 초엔 유럽연합(EU)이 “구글이 온라인 광고 기술 분야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29억5000만유로의 벌금을 물렸다. 약 4조8000억원의 엄청난 규모다. 이는 EU 역사상 두번째로 큰 반독점 관련 벌금이다. 온라인 광고 사업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흥미로운 점은 미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는 차별적이다. 불공정한 처벌을 무효화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시작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행동에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는 조항이다. 물고 물리는 디지털 국제관계학국내에서도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 사업자라 규정했지만, 외국에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반면 EU는 미국과의 관세 협정을 앞둔 민감한 시기였음에도 구글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며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디지털 플랫폼이 단순한 온라인 서비스를 넘어 사회 인프라와 안보 문제가 되어 가는 현실에서 똘똘한 IT 기업을 키우지 못한 유럽의 고민이 묻어난다. 디지털 플랫폼 시장을 두고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 유럽과 중국이 서로 물고 물리며 경쟁하고 견제하는 양상이다. AI의 발달은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구도를 더욱 혼란하게 한다. 구글이 크롬 매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생성형 AI 발달에 힘입어 기존의 검색 시장이 흔들릴 것이란 예측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숨가쁘게 변하는 기술과 물고 물리는 국제 사회의 상호 견제로 세상이 어지럽다. 남들이 넘보지 못한 차별화된 기술과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한 자세, 이를 뒷받침할 정책 역량이 모두 필요한 시기다.

2025.09.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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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중국 전승절 참관기,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특파원 리포트]

국제 이슈

지난 9월 2일 중국 베이징역을 중심으로 도심 일대엔 삼엄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예정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비해 도심을 통제한 중국 공안 측과 이를 포착하려는 취재진과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기도 했다.김 위원장이 도착한 후 국제사회의 관심은 9월 3일 열린 중국의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쏠렸다. 중국은 이번 행사에서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 반(反)서방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성대한 열병식을 열고 북·러와 손을 맞잡은 의도는 무엇일까. 베이징 현장에서 전승절의 전후를 살펴보고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엇인지 찾아봤다.밤 지새운 전승절 행사, 시진핑 “굴하지 않을 것”9월 3일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길은 쉽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외신 기자 대상으로 3일 오전 2시 45분까지 톈안먼 서쪽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 모이라고 공지했다.행사 당일 일찌감치 오전 1시 30분쯤 프레스센터에 도착하니 입구부터 전승절 행사 참석 비표와 짐을 살피는 보안 절차가 진행됐다. 미디어센터에서 전승절 행사장까지 가는 과정이 하나의 큰 보안 구역이었다. 중국 측은 사전에 행사 당일 지켜야 할 수칙 20개의 항목을 공지했다. 신분증을 지참하라는 안내 외에도 사전에 승인받지 않은 무선 전자기기나 카메라를 비롯해 식음료·약물·필기도구·악기·자동차 키·드론 등 수많은 항목의 반입이 금지됐다. 실제 현장에서는 립스틱이나 선블럭 같은 작은 화장품을 압수당하는 경우도 발생했다.추가로 몇 차례의 보안 검색과 이동을 거친 후에야 오전 5시 넘어 톈안먼 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5만여석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행사장은 각지에서 모여든 참석자들로 북적였다. 외신 기자들은 대부분 톈안먼 맞은편 오른쪽에 배치됐다.오전 8시 40분쯤 시작된 전승절 기념행사의 가장 큰 이벤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등장이다. 행사장에 마련된 대형 화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을 왼쪽, 푸틴 대통령을 오른쪽에 두고 나란히 걸어 톈안먼 망루로 올라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순간이었다.시 주석은 10여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중화민족은 강권에굴하지 않았으며 폭력에 굴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은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의 위대한 위업을 위해 단결하고 싸워나갈 것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중·러 연대로 미 견제한 중국, 영향력 과시 전승절 행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서방에 대응한 북·중·러 연대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선 열병식이 중국의 성장하는 무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미국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러를 끌어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한은 잇단 핵 실험 등으로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문제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평화를 외치고 있는 중국에 골칫거리기도 하다.미국과 관세 협상 중인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35%의 관세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출 제재 등 미국으로부터 받아야 할 카드도 많다. 이런 가운데 굳이 북·러와 함께 손을 잡으면서 미국을 자극한 저의가 궁금한 것이다.우선 중국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 재편에 제동을 걸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김 위원장과 조만간 만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러시아를 강력한 우방으로 두면서 브릭스(BRICS), 상하이 협력기구(SCO) 등 다자 협의체를 이끄는 중국은 미국의 간섭이 이러한 연대에 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 또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버려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남반구와 신흥 경제국 사이에서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행사에서 세 정상의 두드러진 위치는 미국의 지속적인 압력에서 단결을 보여주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평화에 中 영향력 커져, 실용 외교 시험대 물론 북·중·러가 당장 경제·안보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교류할 가능성은 낮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과 따로 만나고, 3자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과 같은 이유다. 중국이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북·러와 깊숙이 연대하면 미국 등 서방에 제재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이번 북·중·러 연대를 그냥 한순간의 이벤트로 보고 넘길 순 없다. 특히 한반도에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금 남·북 관계는 가장 최악의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북한은 우리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김위원장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서 한국 측 대표인 우원식 국회의장과 간단히 악수만 나눴을 뿐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러시아와 밀착하던 북한이 중국과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의미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대외무역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절대적이고 결국 북한이 기댈 곳은 중국밖에 없지 않냐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북·중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면 한반도 비핵화 등 남·북 관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지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목표하고 있다면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지는 셈이다. 우리는 지금 미국의 관세 부과, 한국 기업 단속 등 다양한 압박에 처해 있다. 여기에 북한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 정세도 급변하고 있다. 실용 외교를 자처하는 우리 정부가 앞으로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5.09.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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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타미’가 뭐길래…2539 부모 취향 저격 나선 ‘이구키즈 성수’ [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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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는 40만~50만원대인데 정말 잘 샀다!” “한철 입힐 건데 백화점에서 사긴 아까워.”지난 9월 10일 오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구키즈 성수’ 입구에 다가서자 커다란 쇼핑백을 어깨에 걸치고 건물을 나서는 여성 두 명의 대화가 귀에 꽂혔다. 14개월 아이를 둔 ‘조동’(산후조리원 동기)인 김모 씨와 박모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드타미프로젝트’ 팝업스토어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구키즈 성수를 찾았다. 이날 이구키즈 성수에서 옷 5~6벌을 사고 20만원가량을 썼다는 이들은 “아이들은 빨리 크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옷을 구매하기는 부담스럽다”며 “이구키즈 성수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옷을 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의류부터 소품까지…37개 브랜드 엄선패션 플랫폼 29CM는 지난 8월 29일 서울 성수동에 오프라인 키즈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를 열었다. 2539세대 부모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신진·컨템포러리 키즈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29CM는 지난해부터 ‘베이비’(0~2세)와 ‘키즈’(2~7세) 브랜드를 강화했다. 29C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은 1년 전보다 10배 이상(929%) 늘었다.백화점 중심의 정형화된 브랜드 대신 2539세대 부모 고객을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한 컨템포러리 키즈 브랜드를 엄선한 점이 젊은 부모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29CM는 봤다.이구키즈 성수는 ‘부모와 아이의 취향이 만나는 곳’을 주제로 ▲키즈 패션 ▲리빙 ▲라이프스타일 ▲소품 등을 선보인다. ▲드타미프로젝트 ▲더 멜로우 가드너 ▲코코모코 ▲페흐도도 베베 ▲바치 ▲에콘드 ▲얼스디아카이브 ▲킨 키즈 ▲휠라 키즈 등 총 37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 가운데 70% 이상은 별도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곳이다.푸른색 문과 창틀이 인상적인 벽돌 건물 안에 들어서면 우드톤으로 꾸며진 실내와 밝고 따뜻한 조명,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져 차분한 느낌을 주는 매장이 나온다. 임산부 배지를 단 예비 엄마와 아기를 안은 엄마들이 아이 옷을 고르는 데 열중한 모습이었다.복층으로 구성된 이구키즈 성수 1층에는 ▲패션 ▲잡화 ▲슈즈 ▲유아 가구 ▲교구 등 약 300종의 키즈 관련 상품이 배치됐다. 장난감을 비치한 놀이 공간과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도서관’, 탈의실 등도 마련됐다. 2층의 ‘돌봄 라운지’에서는 수유와 기저귀 교체 등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키즈 편집숍 선두 주자 될 것”이날 대다수 방문객의 목적은 이구키즈 성수의 첫 번째 팝업 주인공인 드타미프로젝트였다. 지난 2022년 론칭해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아동복 브랜드 드타미프로젝트는 지난달 29CM가 오리지널 콘텐츠 시리즈인 ‘아이라이크’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거래액 1억원을 달성한 브랜드다.자체 개발 원단을 사용한 ‘무지개떡 세트’와 ‘캥거루 슈트’ 등이 대표 인기 제품이다. 이구키즈 성수에서는 드타미프로젝트의 25 FW(가을·겨울) 신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인다.팝업 공간에 마련된 종이에 원하는 제품의 사이즈를 적어 직원에게 주면 새 상품을 찾아준다. 팝업을 시작한 지 2주 가까이 지나 대부분의 상품은 품절 상태였다. 각 제품의 QR코드를 통해 매장에서도 29CM 애플리케이션(앱)과 동일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이구키즈 성수 직원은 “드타미프로젝트 제품을 사려고 대구에서 올라온 분도 봤다”면서 “(드타미프로젝트 상품을) 너무 구매하고 싶어서 입고 전 미리 주문하는 고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장 방문 고객 대부분이 드타미프로젝트 팝업 때문에 왔다가 다른 제품까지 보고 간다”고 덧붙였다.남편과 함께 이구키즈 성수를 찾은 이모 씨도 “드타미프로젝트 옷만 6벌을 샀다”며 “온라인에서만 보던 브랜드의 옷을 직접 보고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이날이 두 번째 방문이라는 이승미(32) 씨도 “지난달 그랜드 오픈 때 드타미프로젝트 옷을 구매하고 조리원 동기들과 다시 왔다”면서 “팝업 브랜드가 바뀌면 또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29CM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문을 연 뒤 3일 동안 5000명이 넘는 소비자가 이구키즈 성수를 찾았다. 매장 직원은 “매장 수용 인원이 80명 정도인데 80명 이상이 와서 대기 줄이 생길 때도 있다”며 “하루에 400명이 넘는 사람이 방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29CM는 신흥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의 이구키즈 성수를 통해 취향 기반 소비에 익숙한 25~39세 부모를 공략해서 백화점과 SPA(제조·유통 일괄) 위주였던 아동복 시장의 재편을 주도할 방침이다. 29CM 관계자는 “이구키즈 성수는 젊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취향을 발견하는 공간이자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가 성장 기회를 넓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29CM만의 안목과 큐레이션 전문성을 발휘해 아직 뚜렷한 선두 주자가 없는 오프라인 키즈 편집숍 시장에서 고객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09.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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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SPA 다 잘나가네…커지는 아기 울음에 웃는 키즈 패션 [키즈 머니 잡아라]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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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과 소비 심리 위축에도 꾸준히 덩치를 키워 온 유아동복 시장이 최근 출산율 반등세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자녀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VIB’(Very Important Baby) 수요를 공략한 프리미엄 상품군뿐 아니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실용성을 내세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도 인기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300명으로 1년 전보다 3.6%(8300명) 늘었다. 출생아가 전년 대비 증가한 건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출생아 수는 작년 7월부터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해 ▲6월 ▲2분기 ▲상반기 모두 역대 가장 높은 출생아 증가율을 기록했다.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분만 예정자 수를 30만4000명으로 추산했다. 28만3000명이었던 작년보다 2만1000명 늘어난 수치다. 패션업계는 출생아 수 증가 흐름이 올해도 이어지며 유아동복 시장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본다.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W컨셉의 키즈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증가했다. 그중 신생아부터 24개월 미만의 영아를 대상으로 한 베이비 카테고리의 신장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생아 수가 늘며 신생아용 상품 수요가 급증했다고 W컨셉은 분석했다.W컨셉 관계자는 “부모뿐 아니라 이모, 고모 등의 선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키즈 상품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온라인에서 화제인 국내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모두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1조8410억원에서 지난해 2조5393억원으로 약 38% 확대됐다. 같은 기간 0∼14세 인구는 630만6000명에서 570만5000명으로 9.5%가량 줄었지만 시장은 오히려 커졌다. 고가 아동복 매출 ‘쑥’…300만원대 재킷도 인기소위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고가 아동복 수요 증가가 유아동복 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올해 상반기 백화점 3사의 키즈 관련 상품 매출은 모두 작년 상반기보다 늘었다. 상반기 기준 아동 상품군 매출 신장률은 ▲롯데백화점 15% ▲신세계백화점 15% ▲현대백화점 1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프리미엄 아동복의 매출은 ▲롯데백화점 35% ▲신세계백화점 13% ▲현대백화점 35% 뛰었다.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말 서울 소공동 본점에 ‘프리미엄 키즈관’을 선보이고 ▲봉쁘앙 ▲펜디키즈 ▲몽클레르 앙팡 등 명품 키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지난 4월에는 롯데백화점 인천점 3층에 프리미엄 키즈관인 ‘킨더유니버스’를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강남점에서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키즈 팝업스토어를 통해 인기 상품을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대표 제품인 남아 스웨이드 재킷은 375만원, 여아 데즐링 봄버 재킷은 350만원 수준인데도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신세계백화점은 전했다.현대백화점도 프리미엄 아동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강화 중이다. 작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몽클레르앙팡 ▲베이비디올 등을 신규 유치했고, 압구정본점에서는 톰 브라운 키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아동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 수요에 발맞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 팬덤 키즈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백화점 명품은 부담…등원룩엔 SPA가 제격”프리미엄 아동복이 선전하는 가운데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디자인을 갖춘 SPA 브랜드의 약진도 눈에 띈다.자라·H&M·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 브랜드뿐 아니라 이랜드월드의 ‘스파오키즈’, 신성통상의 ‘탑텐키즈’ 등 국내 브랜드도 아동복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이랜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파오키즈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지난 2020년 첫 단독 매장을 연 이후 매년 2배씩 성장하며 지난해 7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지난 2023년 기준 2300억원의 매출을 낸 탑텐키즈는 최근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 중이다. 탑텐은 올해 상반기 탑텐키즈 단독 매장인 원그로브점을 포함해 제주연북점, 스타필드 마켓 경산점 등을 개점했다.5세 남아를 키우는 구모 씨(38)는 “백화점에서 명품 아동복도 사긴 하지만 비싸고 세탁이 힘들어 아우터류 위주로 한 두 개 정도만 구매하는 편”이라면서 “SPA 브랜드 옷은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이 있는 데다 세탁도 편해서 어린이집 등원용으로 자주 산다”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키즈 패션 수요가 최근 캐릭터나 지식재산권(IP) 등을 앞세운 SPA 브랜드로까지 확산하는 흐름”이라며 “출산율 반등세는 프리미엄과 SPA를 아우르는 전체 아동복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본다”고 전했다.

2025.09.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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