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4대은행 글로벌 확장 성적표 나왔다…독주하는 신한·반전 꾀하는 국민
- [K은행 글로벌 지도]①
신한은행, 미·중·일 법인 실적 개선
국민은행, KB뱅크 정상화로 재도약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와 내수 의존 구조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해외 진출이 필수적 성장 전략으로 부상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안정적 수익 기반을 토대로 글로벌 부문에서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자회사 경영 정상화를 통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내수 성장 한계 속 해외법인 성과 확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총 4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이 신규 수익원 확보와 장기 성장 기반 구축의 핵심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 의지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인구 증가율 둔화와 경제 성장세 하락으로 국내 성장 여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금융산업의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 확장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진출 지역 선택과 현지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충열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해외진출 전략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은 아세안 지역이 가장 유망하며, 남아시아·신북방국가·중동과 북아프리카·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중남미 등에서는 일부 국가에 진출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교수는 “국내은행이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진출 지역 국가, 진출 분야 및 업종 이외에도 진출 방식, 주요 핵심 대상 고객, 위험요인 등 다른 중요한 분야의 의사결정 관련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때 해외진출은 국내은행이 국내와는 다른 경제·사회 환경 하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여러 가지 색다른 의사결정 사항이 요구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한은행, 글로벌 독주…美·中·日 3국 중심 실적 개선
4대은행 가운데 글로벌 무대에서 독주하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31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중국·미국·일본 등 3개 국가 법인에서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해외법인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법인은 15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 대비 610%로 대폭 개선됐다. 2024년부터 추진해 온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이 실적 성장에 주효했다.
미국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올해 3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제재 해제 이후, 5월 자본금 5000만 달러 증자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 결과다. 과거 신한은행 아메리카는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FDIC의 제재를 받았다.
일본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금리인상기 선제적 대응으로 변동금리 대출 중심 자산 확대, 조달 다변화, 안정적 대출 성장과 수익성 관리로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캐나다와 유럽 법인의 순익은 뒷걸음질 쳤다. 올해 상반기 캐나다법인 순이익은 13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유럽은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줄었다. 추후 신한은행은 현지에 마련된 법인을 중심으로, 자본 효율성 중심의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 해외법인의 신한은행 이익기여도를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외교·정책 변경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어 대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국외점포의 전사적 자산·부채관리(ALM) 체계를 점검하고 있으며, 시장 변동에 맞춰 최적 자산·부채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유연한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인니 ‘KB뱅크’ 중심 반전 전략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727억원을 벌었다. 이는 전년 317억원 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이다. 특히 해외법인 순이익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캄보디아 ‘KB프라삭’의 실적이 개선됐다. KB프라삭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18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저금리 예수금 확대를 통해 조달비용을 낮춘 덕분이다.
그간 지속적인 적자로 국민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던 인도네시아 ‘KB뱅크’(구 부코핀은행)의 상황도 개선됐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01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38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은행은 2021년 9월 KB뱅크 경영권 인수 이후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4월에는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오픈했고, 추가적인 기능 강화를 통해 디지털 거래 편의성을 인도네시아 대형은행 수준으로 향상시킬 예정이다. 2027년 이후부터는 전체 사업 부문의 안정적 성장과 동시에 수익성을 감안한 신사업을 추진해 ‘중형 유니버설 은행’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KB국민은행은 글로벌 사업의 안정화에 집중해 글로벌 사업의 내실 강화 추진을 통한 KB의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KB프라삭은행의 수익성 유지 및 KB뱅크의 경영성과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경영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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