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은행 글로벌 지도]②
글로벌 실적 흔들린 하나은행…네트워크 확장 지속
우리은행, 인니 금융사고 여파…리스크 관리 강화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국내 4대은행이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모두가 순항하는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안정적 성과를 내며 주목받는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환율 변동·금융사고·현지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목이 잡혔다.
하나은행, 러시아·캐나다 부진에 순익 감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이 해외법인에서 올린 순이익은 4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러시아·캐나다·독일 법인의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는 선전했으나, 유럽 시장에서 고전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17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44억원과 비교해 대폭 개선됐다. 중국 법인도 개인 온라인 대출 건전성을 강화한 결과,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 실적 회복에 기여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Bank KEB Hana’의 당기순이익은 283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9% 늘었다. 현지에서 이자이익과 함께 수출입·수탁(Custody) 등 수수료 이익이 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러시아 법인은 3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 여파로 보유 외화자산 평가손을 기록하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탓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을 살펴보면 캐나다KEB하나은행은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줄었고, 독일KEB하나은행은 31억원으로 63.7% 줄었다. 캐나다와 독일 법인 역시 각각 캐나다 기준금리 인하, 유로존 금리 하락 탓에 이자이익이 줄어 수익성이 저하됐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Hana Bank USA LA 지점’을 개점했다. 약 22년 만의 미국 신규 채널 확장으로, 서부 지역에 전략적 거점 점포를 구축해 미국 동서부 전역에 위치한 기존 채널과 유기적 시너지 확대를 통해 현지 금융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지 교민 사회를 위한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님 중심 경영’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신흥시장 거점도 확대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폴란드 지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자동차·방산·2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동유럽 진출이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영업기회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오는 10월에는 인도 지점도 문을 연다.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각광받는 인도의 성장성을 고려해, 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현지 시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 인니 법인 ‘악재’에 글로벌 법인 순익 ‘뚝’
우리은행의 해외 사업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과 홍콩·러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선 순이익이 늘었지만, 중국과 인도네시아·브라질·필리핀에서의 부진이 타격이 컸다.
실제 중국우리은행은 작년 114억원 흑자에서 올해 52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대출자산 건전성이 하락했고, 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 하락으로 기존 대출의 연체율이 올랐고 신규 대출수요도 위축됐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60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309억원 순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전환하며 손실폭이 컸다. 이는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인한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우리소다라은행에서 1078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현지 중견 수출기업이 우리소다라은행에 제출한 수출대금 지급보증서 성격의 신용장에서 허위로 의심되는 내용이 발견되면서 사고가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로펌을 선임해 자산 회복에 주력하고 있으며, 하반기 만회에 집중할 계획이다.
반면 미국과 베트남에서의 실적은 개선되며 한숨을 돌렸다. 미국 법인 순이익은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고금리 국면에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돼 이자수익이 늘었다. 베트남은 베트남은 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경기 회복으로 리테일 대출과 기업금융 수요가 확대되며 성과를 거뒀다.
러시아 법인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9% 개선됐고, 캄보디아는 15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러시아우리은행은 제재 환경 속에서 저비용 예금이 늘어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를 봤고, 캄보디아 우리은행은 대손비용 감소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추후 글로벌 지역별 맞춤형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3대 법인인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와 동유럽 및 미국 남부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국가와 지역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러시아·미얀마 등과 같이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국가는 리스크관리를 강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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