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토스증권 애널리스트 3인이 말한다...“AI 시대, 실적이 미국 증시 상승을 증명 중”
- [증권사 해외주식 대전]③ 이영곤 센터장·이지선·한상원 애널리스트
AI·빅테크 실적이 증시 랠리 뒷받침… 버블과는 다른 구조적 성장
인프라 투자, 과열 아닌 선순환 구조…수익 기반 재투자 확대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매그니피센트7’로 대표되는 AI 열풍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흐름으로까지 해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 ▲데이터센터 투자 과열 ▲미·중 갈등과 같은 구조적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점에서 [이코노미스트]는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영곤 센터장과 이지선·한상원 애널리스트를 만났다. 세 사람은 미국 증시가 보여주는 본질과 향후 전망을 짚으며, 개인 투자자들이 반드시 유의해야 할 포인트를 제시했다.
Q.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선호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나. 일시적 유행인가, 아니면 장기적인 트렌드인가.
이영곤 센터장 “이 현상은 단순한 유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구조적으로 지금 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이전에는 주식 투자라고 하면 국내 자산에 한정됐지만 이제는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매우 넓어진 상황이다. 미국 시장이 투자 자산으로서 갖는 매력은 상당하다. 기본적으로 기축 통화인 달러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경제 규모가 큰 국가다. 좋은 기업들이 많이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이 우량한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 자체가 장기적인 트렌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AI 산업 자체를 주도하는 것이 미국의 기업들이다. 이러한 산업적 측면에서도 현재의 흐름은 구조적으로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Q. 시장의 유동성이 과잉 공급되면서 버블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2000년대 닷컴 버블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현재 미국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지선 애널리스트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현재 주가 상승이 실체 없는 버블이 아니냐는 점일 것이다. 기업의 시가총액은 '실적'과 '멀티플'의 함수로 설명할 수 있다. 코로나 직후인 2020년에서 2022년까지는 아직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거나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PER(주가수익비율), 즉 멀티플 배수를 높게 주면서 시장이 커졌다. 당시 S&P500의 PER은 과거 평균인 15배에서 20배 수준을 넘어 25배 이상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S&P500의 PER은 22배에서 2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멀티플 상승, 즉 버블로 말하는 부분에 의한 주가 상승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아주 위험한 버블 국면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AI 열풍, 닷컴 버블과 다르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을 이끄는 핵심은 '실적'"이라고 강조한다.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해야 할 일은 실적을 잘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하기 시작할 때가 조심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지금 2분기 실적을 보면, S&P500 기업의 80% 이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거의 역사적 최고치 수준으로, 아직 실적이 매우 견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PER 22배 수준이 적정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애널리스트는 “AI라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난 시점에서는 과거 5년치가 거래됐던 15배~20배 수준보다는 높은 멀티플이 용인될 수 있다. 현재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른 초기 국면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Q.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소수 빅테크 기업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대한 과잉 투자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지선 애널리스트 "결국 실적이 어디서 나오느냐를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전체 실적 상승분의 약 80%를 책임지고 있다. 올해 S&P500 전체 기업의 이익 성장률 추정치가 9%~12% 수준인데, 빅테크만 합산했을 때는 20% 이상 성장세를 보인다. 나머지 기업들의 성장세는 5~6%대에 그쳐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즉, 투자자 입장에서 실적을 확실하게 내고 있는 곳에 집중해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영곤 센터장 "이 애널리스트의 설명대로 현재 상황은 실적이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랐던 인터넷 버블 시대와는 명확히 다르다. 지금은 산업 성장에 대한 큰 패러다임 변화와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기대감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실적으로 계속 증명되고 있다. 실적이 주가 상승을 따라가면서 그 수익이 다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이기 때문에 과거의 실적 없는 주가 상승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다."
이 센터장은 AI 인프라 투자의 과열 우려에 대해서도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수익이 난 부분을 가지고 재투자를 하는 구조다.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 투자(CAPEX)가 연평균 30%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이들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의 평균 40%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즉 투자 규모만 보고 과열을 논하기보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이미 벌어들이고 있고 그중 일부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Q. AI와 빅테크 외에 향후 재평가받을 수 있는 유망 산업이나 섹터는 무엇이 있나.
이영곤 센터장 "저희가 올해 주목해서 봐야 할 만한 산업으로 에너지·로봇·소비재를 이야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관련이 깊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공급 확대 정책은 관련 인프라 기업에 긍정적일 수 있다. 또한 이민자 배척 정책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은 기업들의 자동화 도입을 가속화해 로봇 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소득층을 포함한 서민 대상 감세 정책이 시행되면 소비 여력이 확대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할인점이나 마트, 중저가 의류나 스파 브랜드 같은 소비재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이 센터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섹터로는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를 지목했다. 그 이유에 대해 "AI 기술이 소비자에게 직접 적용되기 이전에 B2B 영역에서 먼저 활용되며 매출과 이익을 발생시키는 단계가 지금부터 열릴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AI가 고도화될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사이버 보안도 주목했다.
이 센터장은 또한 우주·방산 섹터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더 이상 당신들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각국은 스스로 국방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는 "방산 업체들은 대부분 우주 관련 산업도 겸하고 있어 동반 성장이 가능하며, 우주 패권 경쟁과 스타링크 같은 경제적 가치 창출 시도가 맞물리며 관련 산업 전체의 성장을 이끌 것이다"고 예측했다.

변동성 시대의 투자 전략…“초보라면 ETF부터”…
Q. 미중 갈등이 시장에 상존하는 리스크로 꼽힌다. 관세 문제나 기술 패권 경쟁이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한상원 애널리스트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한다. 큰 틀에서 보면, 과거 중국이 수출로 번 돈으로 미국 국채를 사주던 공생 구조는 깨지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중국에서 물건을 사려 하지 않고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고, 중국 역시 미 국채 대신 금을 사는 등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이처럼 둘의 관계가 멀어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지만, 단기간에 관계를 완전히 끊어내기는 서로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양국이 각자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특히 기술 분야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이영곤 센터장 "한 애널리스트의 의견에 공감한다. 우리가 워싱턴 출장을 다녀와서 느낀 점은, 국제 정세가 과거의 미국 편-중국 편으로 나뉘는 단순한 구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각자도생의 국면, 즉 여러 개의 블록이 형성되는 형태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역학관계의 변화가 경제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계속해서 추적하며 분석하고 있다."
Q.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하나.
이영곤 센터장 "개별 종목을 선택하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상장지수 펀드(ETF)는 매우 좋은 투자 방안이 될 수 있다. 산업별로 좋은 ETF들이 많이 나와 있고, 여러 우량 종목에 자동으로 분산 투자되는 장점이 있다. 만약 개별 종목에 투자한다면 특정 산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때 그 산업을 이끌어가는 1등, 2등 대표 기업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만 ETF 투자 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2배, 3배 이상의 고배율 레버리지 ETF 상품들은 투자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주가의 방향성을 맞추더라도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기대했던 수익을 얻지 못하거나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선 애널리스트 "ETF는 매우 능력 있는 펀드매니저들의 전문성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다. 투자 경력이 적거나 본업이 바빠 투자 공부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 어려운 분들에게 ETF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라고 추천한다. 또한 ETF를 매수한 뒤에는 그 안에 어떤 종목들이 담겨 있는지 꼭 뜯어보기 바란다. 구성 종목들을 보면서 개별 기업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는 개인 투자자만을 위한 리서치 조직으로, 기관 보고서 중심의 기존 증권사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를 직접 찾아 확인한 인사이트를 담은 ‘다녀왔습니다, 워싱턴 D.C.’ 시리즈를 선보이며 발로 뛰는 리서치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사에서 경력을 쌓은 세 애널리스트가 모여 복잡한 시장 흐름을 개인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해석하고,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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