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은행 대출 너무 늘었다”…연말 ‘대출 절벽’ 현실화 우려
- 농협·신한, 올해 대출 목표 초과…금융당국 ‘경고등’
연말 자금 수요 몰리면 ‘대출 절벽’ 우려 커져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잔액이 당초 목표로 했던 증가치를 웃돌거나 목표액에 다가서면서, 대출 수요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규제를 확대하면서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 대출 한도 축소는 물론 대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2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 중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금융당국에 보고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경영계획 기준, 정책성 상품 제외)’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NH농협은행은 올해 금융당국에 가계대출 증가 목표액을 2조12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2조320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액보다 9% 더 많은 대출을 실행한 것이다. 신한은행도 증가액 목표치가 1조6375억원이었지만, 지난달 말 기준 1조9668억원이 증가했다. 기존 계획보다 20%가량 더 늘었다.
다른 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각각 8651억원, 1조7111억원으로 목표 대비 95%, 85% 수준까지 대출이 이뤄졌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주택담보대출 등 자금 수요가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을 받으려는 금융소비자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이 대출을 실행할 여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대출 수요가 몰리면, 한도가 줄거나 경우에 따라 아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출 절벽’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에도 시중은행들이 대출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비대면 창구 운영을 중단하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대출금리를 올린 바 있다. 대출 수요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금리를 감당하며 대출을 받아야 했던 셈이다.
금융당국, 내년 대출 한도 축소 검토…규제 강화 수순
문제는 이런 상황이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총량 목표 준수를 계속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 대출 허용 한도를 줄이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담대 등 시중에 대출 자금이 풀리며 이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 집값을 끌어올린다고 판단한 당국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5대 은행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40조851억원으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목표 합계 증가액(11조3569억원)보다 약 29.4%(3조3231억원) 더 많았다. 정부는 올해 6·27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을 조였는데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포함한 후속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대출을 DSR 산정에 포함하거나, 현행 40%인 DSR 한도를 35%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규제지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은 물론 전세가격도 계속 오르면서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총량 관리 지침을 염두에 둔 은행들이 연말로 갈수록 신규 대출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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