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K-핀테크, '대안신용평가' 모델로 '동남아 금융시장' 노린다

'씬파일러'를 품지 못하는 기존 금융의 한계 극복
전통적 신용평가(CSS) 모델은 은행 대출, 카드 사용 내역 등 과거 금융 거래 기록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이 모델은 금융 시스템이 성숙한 국가에서는 안정적으로 작동했지만, 금융 이력이 거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해버리는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다.
이로 인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 소득이 비정기적인 프리랜서나 소상공인, 그리고 본국의 금융 기록이 연동되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 등은 '성실한 불량자'라는 모순적인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이들은 상환 의지와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금융 서비스의 높은 문턱 앞에서 좌절하거나, 고금리 비제도권 금융으로 내몰리며 금융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로 부상한 것이 바로 대안신용평가다. 통신료 납부 이력, 앱 사용 패턴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성실성과 상환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더 많은 이들에게 공정한 금융 기회를 제공한다.
국내 대안신용평가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를 전략적 요충지로 삼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금융기반 신용평가의 한계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동시에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의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세계에서 가장 '낮은 은행 계좌 보유율'에 있다. 동남아 인구 다수는 은행 계좌가 없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각종 비금융데이터는 차고 넘친다. 이는 '금융 데이터는 없지만, 비금융 데이터는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안신용평가에게는 최적의 환경이다.
둘째, 거대한 '언뱅크드(Unbanked, 비은행 이용자)' 및 '언더뱅크드(Underbanked, 불충분한 은행 이용자)' 인구의 존재다. 이들은 잠재적인 금융 소비자이지만 기존 시스템에서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었다. 대안신용평가는 이 거대한 잠재 시장을 금융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평가받는다. 또한, 빠르고 역동적인 경제 성장 속에서 폭증하는 신용 수요 역시 K-대안신용평가 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러한 기회를 포착한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신대안평가는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안신용평가 'EQUAL' 서비스 출시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5개국을 잇는 '아시아 크레딧 패스포트(ACP)'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가 본국의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신용을 인정받고 본국으로 귀국시에도 한국에서 쌓은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국에서 신용을 인정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또한, 크레파스솔루션은 앱 사용 패턴 등 광범위한 모바일 데이터를, AI 전문기업 PFCT는 고도화된 AI 리스크 분석 기술을 제공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 역시 각각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지에 진출하며 K-대안신용평가의 영토를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CP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한국이 아시아 금융포용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는 'K-금융'의 대표적인 수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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