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세상에는 답 없는 질문도 무척 많다. 그러나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

곽재선 KG·이데일리 회장은 21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W페스타’ 개막식에서 주제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호모 퀘스천스: 세상에 질문하라’다.

곽 회장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직원들이 어떤 의문을 품고 있는가”라며 “무언가가 궁금해 질문을 던지면, 그 과정에서 오늘의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어려운 질문은 ‘나는 나를 아는가’일 것”이라며 “비록 정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질문을 던진다면 언젠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 회장은 질문의 중요성을 ‘변화의 출발점’으로 정의했다. 그는 “좋은 질문은 좋은 대답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며, 이는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질문을 던지는 행위 자체가 곧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사회적 대화를 확장시키는 동력이 된다는 의미다.

여성경제포럼에서 ‘지식의 축제’로

이데일리 W페스타는 지난 2012년 ‘세계여성경제포럼’(WWEF)으로 출발했다. 여성 리더십과 경제적 자립을 주제로 한 포럼이었지만, 해마다 그 범위를 넓혀 이제는 성별과 세대를 아우르는 지식 컨퍼런스로 자리 잡았다. 

올해 W페스타는 ‘질문’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주어진 답보다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용기, 그리고 질문을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을 조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효정(료) 런던베이글뮤지엄 브랜드총괄디렉터(CBO)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에서 주목받은 에드워드 리 셰프 ▲김문정 뮤지컬 음악감독 ▲이낙준 의학 소설·웹소설 작가 등 주요 연사들이 참여해 인사이트를 나눴다.

이번 W페스타의 무대는 각자의 질문에서 출발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자신을 향한 물음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연사들이 ‘질문’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관객과 만났다.

먼저 ‘물음표에서 시작된 레시피’ 세션에는 이효정(료) 런던베이글뮤지엄 브랜드총괄디렉터(CBO)와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으로 알려진 에드워드 리 셰프가 무대에 올랐다.

료 디렉터는 이날 자리에서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완벽한 정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진짜’에 가까워질 수 있다”며 “누군가 만들어 놓은 정의나 규정을 무작정 따르는 것이 아니라 ‘왜’라고 스스로 질문하면서 진짜 나에게 가까워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드워드 리 셰프도 “질문 그 자체로 내 관심과 흥미를 알 수 있다. 정답이라는 건 없다”며 “직도 하나의 메뉴를 만드는 일이 두렵고 긴장돼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데 그것이 곧 내가 이 일을 정말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문정 뮤지컬 음악감독은 “우리가 앞으로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맘마미아’(Mamma mia)의 순간 속에서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야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며 “내 인생 어느 지점에서 ‘맘마미아’라고 반응을 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낙준 작가는 “초기 실패를 자각했을 때는 빠르게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며 회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패를 취소하는 방법은 다음 성공작을 쓰는 것”이라며 “실패가 와도 반드시 완결을 짓는 작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강연과 토크쇼 사이사이, 무대의 열기를 이어가는 ‘W콘서트’도 마련됐다. 김문정 감독이 이끄는 뮤지컬 팀이 렉처 콘서트 형식의 무대를 꾸몄고, ‘색종이 아저씨’로 알려진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은 ‘내 첫 호기심’ 코너에서 관객과 함께 색종이를 접으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했다.

음악 공연도 이어졌다.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보컬 이원석이 가을 감성의 무대를 선보였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7’을 통해 결성된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Close Your Eyes)가 미니 콘서트로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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